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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서학 개미운동이 주는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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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경제 성장이 멈춘 지 10여 년이 되었다.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 고위험 등으로 대표되는 뉴노멀이 진정 현실로 이루어진 느낌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미국의 양적 완화를 통해 가까스로 극복할 때까지만 해도 정말 인류가 더 이상 가파른 경제성장을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고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8-2009년 금융 위기, 2010-2011년 그리스발 유럽 경제 위기, 2013년 베네수엘라 경제 붕괴, 2014년 러시아 외환위기와 양적 완화 중단으로 인한 신흥국 유동성 위기, 2015년 중국 증시 버블 붕괴, 2016년 브렉시트와 프랑스 노동시위로 인한 유럽발 경제 위기, 2019년 브라질 경제침체,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 등 거의 매해 경제적, 금융적, 정치적, 위생적 이유 등으로 인한 성장 둔화 및 경제침체를 겪으면서 이제는 정말 뉴노멀이 현실이 되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주식은 우상향한다, 장기투자가 답이다’와 같은 말들에서 알 수 있듯이 생산성이 향상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경제가 성장하면 기업들의 성과는 좋아지기 때문에 당연히 주식 시장은 우상향 할 수밖에 없다. 중간에 잘못 운영되어 문을 닫는 회사가 있을 수 있지만, 대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1950년부터 60년간 이어져 온 경제 확장기에는 좋은 기업의 주식을 사서 잊고 있으면 훌륭한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어느 정도 당연하게 여겨져 왔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성장을 멈추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신성장동력을 절박하게 찾고 있는 2021년 현재는 파이의 규모가 커져 자연스럽게 높은 수익률을 실현하는 것은 요원해지고 말았다. 문제는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 고위험으로 특정 지어지는 뉴노멀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수익률 감소와 함께 실질 소득 감소마저 마주하고 있기에 이들이 체감하는 경제적인 어려움은 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의 동학·서학 개미 운동은 상대적으로 부를 축적하기 어려워진 뉴노멀 시대에 인위적으로 거품을 형성하여 개인 투자자들이 자본을 몰아주는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 즉 피라미드 또는 다단계와 그 구조가 유사한 폰지인 것이다. 폰지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일컫는 말로, 1920년대 미국에서 찰스 폰지(Charles Ponzi)가 벌인 사기 행각에서 유래하였다. 폰지의 고수익률은 신규 투자자들이 유입되는 동안 유지되다가 신규 투자자가 부족해져 신규 현금 유입이 현금 유출보다 작아지는 시점에서 종료되기 때문에 폰지는 일종의 ‘폭탄 돌리기’이다.

일례로 최근 미국의 ‘게임스톱 사태’를 들 수 있다. 미국의 비디오게임 유통 체인인 게임스톱의 주가는 종가기준 2021년 1월 14일 17.25달러에서 1월 27일 347.51달러까지 20배 넘게 급등했다가 2월 초 폭락해버렸다. 헤지펀드들의 공매도에 대항하는 개미들의 집단행동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주가가 게임스톱 기업의 내재가치와는 완전히 별개로 폭등해 버리면서 폰지가 되어버렸고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훨씬 높은 시점에서 신규 투자자 유입이 멈추어 버리자 2021년 2월 2일 하루 만에 60%가 급락해 버렸다.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 고위험 등으로 대표되는 뉴노멀 시대에 인위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한 개인 투자자들의 집단행동인 동학·서학 개미운동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인위적인 버블을 형성해내는 개인 투자자들의 집단행동이 결국 구조적으로 폰지와 다를 바 없음을 인지하고 이러한 위험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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