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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택(산업디자인 92) 동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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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평생을 자동차를 위해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이 있다. 바로 장진택(산업디자인 92) 동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를 유독 좋아했던 그는 본교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해 자동차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돌연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는 ‘미디어 오토’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매 순간을 자동차와 함께 살아온 그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단 7개월간 미술 공부를 하고 본교 산업디자인과에 입학했다고 알고 있다. 디자인을 공부하기로 결심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A. 처음에는 자동차를 좋아해서 공과 대학에 진학하길 원했다. 하지만 그때는 자동차 공학이라는 전공이 없어서 포기했다. 그러던 중, 친누나의 친구가 나의 이야기를 듣더니 산업디자인과에서도 자동차를 다룬다고 추천해 줘서 본교 산업디자인과 입학을 결심하게 되었다. 하지만 집에 여유가 없어 미술을 시작하는 데에 무리가 있었다. 친누나가 당시 상황을 알게 되고 본인의 월급으로 나를 지원해 줬다. 그 지원을 기반으로 학원을 한 달 주기로 다니며 공부를 했다. 그런 일상을 반복하며 학원을 다닌 기간은 고작 7개월이었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동안에는 집에서 혼자 배운 것들을 연습했다. 그렇게 연습을 반복하다 본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Q. 짧은 준비 기간 속에 합격한 학교였기에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동문의 학교 생활이 궁금하다.

A. 사실 학교를 다니면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디자인적으로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 항상 있었다. 특히 교수님 한 분이 60명을 가르치는 실기 과목 가운데 소묘를 하는 나를 보면서 유독 그랬던 것 같다. 자동차 업계에서 일하는 선배들도 항상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실무에서 활용이 잘 되지 않는다고 얘기했기에 더욱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일주일 동안 자동차를 500개 그려오는 과제가 있었는데, 자동차를 좋아하는 나조차 거부감이 들 정도였다. 또한 학교 생활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보니 주객전도가 돼서 오히려 아르바이트를 더 열심히 했다. 이 때문에 학교를 다니며 뚜렷하게 무언가를 배웠다고 느낀 적이 없어서 아쉽다. 지금은 미술대학의 입시가 비실기로 바뀌는 등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런 점은 내가 학교를 다닐 때와는 달리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Q. 디자이너 출신 기자로서 본인만의 차별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긴 시간은 아니지만 디자이너로서 일해봤기 때문에 실무를 담당하는 디자이너들과 대화가 잘 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언어가 잘 안 통해도 그림을 그리면서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차별점이다. 디자이너들에 대한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말주변이 별로 없다(웃음). 또한 디자인 회사 내에서도 대화를 적게 하기 때문에 미디어 속에서 소통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나는 실무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다 보니 그들과의 대화를 수월하게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리고 다른 기자들에게 얘기하지 않는 부분들을 얘기해 주다 보니 나의 기사에는 흔하지 않은 내용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나만의 자동차 칼럼을 많이 쓰기도 했다.

 

Q. 동문은 ‘미디어 오토’라는 채널에서 유튜버로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의 유튜브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A.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자동차를 좋아했다. 자동차를 사랑하고, 자동차와 함께할 수 있는 방식을 자주 생각하다 보니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사실 지금껏 살아오면서 할 수 있는 방법들 중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들은 많았다. 하지만 돈은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내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다. 행복을 인생의 모토로 삼는 사람들이 많고, 나 역시 행복을 추구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돈과는 관련성이 없다. 이러한 나만의 방식을 추구하고자 재작년부터 자동차를 다루는 유튜브를 시작했다. 지금은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유튜브의 방향과 동일해서 유튜브를 적극 활용 중이지만, 향후 지향점이 바꾸게 된다면 플랫폼을 바꿀 의향도 있다.

 

▲ 출처: '미디어 오토' 유튜브 채널
▲ 출처: '미디어 오토' 유튜브 채널

Q. 자동차 디자인 업계에서 시대의소비자들이 원하는 니즈에 따르는 ‘가짜 디자인’이 나오고 있다. 이는 기능과 디자인 중 무엇을 우선시할까 고민하다 나온 대안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가짜 디자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가짜 디자인’이라는 말을 굳이 쓴 이유는 ‘가짜’는 못할 짓이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들은 가짜 디자인이 디자인의 하나의 기법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짜 디자인은 해선 안된다. 소비자들에게 행복을 주고 만족을 주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인데, 오히려 소비자들을 속이고 혼동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은 인간의 잘못된 허영심을 자극하며 소비자들이 가짜에서 만족감을 얻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이는 물건을 판매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인간이 행복해지는 데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또한 나중에 디자인한 것을 10년 뒤에 돌아봤을 때 떳떳할까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가짜 디자인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도 디자인의 기능이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은 가짜를 만들기보단 기능 자체를 아름답게 만들어 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기자를 꿈꾸고 있는 본교 학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한다.

A. 정통 언론 매체에서 일한 사람은 아니지만, 감히 자신 있게 얘기해 줄 수 있는 것은 하나 있다. 바로  ‘기자’라는 직업은 당당하게 살고 싶으면 하면 되는 직업이라는 사실이다. 기자는 이 사회의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공익을 위해서 기사를 만들고 진실을 얘기할 수 있는 직업이다. 그래서 기자들은 이러한 특권을 가졌다는 것에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살아야 한다. 또한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파낼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살다 보면 ‘돈’이라는 사회적 가치와 점점 멀어진다는 것은 유념해 줬으면 좋겠다. 이런 시련에 굴하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가고 싶은 자신이 있다면 기자를 하면 된다. 그런 각오를 안 하고 기사를 많은 사람들이 보는 글 정도로 생각하면 그냥 광고성 기사만 쓰는 기자가 된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기자를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기자가 되기보단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기자를 꿈꾸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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