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처럼 군 복무를 마치고, 학업에 복귀하며 복학생이라면 누구나 하게 되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그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삶의 행복을 무엇을 통해 느끼며 살아야 할까’ 어느 학생들처럼 저 역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복학하고 긴 방황이 이어졌습니다. 치열한 전공 속에서 나만의 개성을 찾기란 쉽지 않았고,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과연 내가 이 분야를 꾸준히 할 수 있을까’ 등 수많은 고민이 머릿속을 스쳐 갔습니다.
그때 희열을 크게 느꼈던 때 가 떠올랐습니다. 군대에서 고되고 힘든 상황 속에서 느꼈던 보람, 성취감, 희열과 현역 시절 분대장을 하면서 임무 수행을 할 때의 성취감이 다시금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다시 군에 발을 디뎌보자는 결심을 하면서 지금까지 했던 고민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결국 나의 행복은 수많은 선택지 중 보람을 느끼며 살고 싶다는 방향으로 확고해졌습니다. 그리고 바로 인터넷을 통해 군 장교는 어떻게 지원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군 장교가 되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각 군 사관학교에 진학하여 양성과정을 밟은 후 임관하는 방법, 각 대학별로 설치된 학군단을 통하여 학군장교로 임관하는 방법, 4년제 학사 학위를 소지하여 학사 장교로 임관하는 방법. 앞선 두 방법은 나이와 학년 등 지원 요건 불충족으로 인해 지원이 불가했기에, 학위를 가지고 지원하는 학사 장교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되었다고는 하지만 일반적인 면접과는 다른 군 면접에 대한 준비, 체력 관리 방법, 갖춰야 할 소양 등을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양과목에서 안보학 관련 과목들을 보게 되었고,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겠다고 느껴 수강을 하게 되었습니다. 안보학 교수님들은 모두 일생을 군에 바치신 분들이셨습니다. 저는 교수님들을 뵈면서 그간 막혔던 의문들을 시원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해병대 사관 후보생을 준비하던 차에 해병대 대령을 예편(豫編)하신 교수님께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정보들을 전해주셨습니다. 군 지원과 관련한 사항을 사령부 인력 획득과를 통해 조언해 주시고, 쉽사리 준비하지 못할 군 면접 준비도 교수님들께서 도와주셔서 부족함 없이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크게 필기시험과 체력검정, 면접으로 구성되어 있는 사관후보생 선발 과정을 준비하면서 여러 문제집으로 문제 유형을 반복 숙달하여 필기시험을 통과하였고 세종과 가까운 대전의 합동군사대학교를 수 회 왕복하면서 체력검정, 면접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3개월간 이어진 사관후보생 모집 전형에서 최종 합격하여, 2021년 졸업과 동시에 3월 입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희망을 발견하듯이 우리 학교에서 만난 교수님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던 도움은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고 장교로서 또 다른 출발을 합니다. 앞서 제가 배운 전공은 모든 분야에서 발휘할 수 있고, 저 역시 본분에 맞게 새로운 출발을 각오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국가에 헌신하는 사명을 가지는 국군 장교의 길을 선택하면서 강한 전투력으로 영토 방위에 일조하는 국가전략기동군 해병대의 일원으로 적에게는 막강하며 국민에게는 신뢰받는 해병대 장교가 되고자 합니다.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의 기대를 안고, 위국헌신(爲國獻身)의 마음으로 곧바로 뛰어들 준비가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