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사명감과 긍지로 국민의 권리를 수호하다

대한민국의 준사법기구, 백가영 검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 위에 아무도 없고, 법 아래도 아무도 없다’라는 말처럼 법은 한 사회에서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누구든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절대적인 규율이자 약속이다. 법은 사회의 가장자리를 지키며 구성원을 보호하기도 하고, 이를 어긴 자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며 책임을 묻기도 한다. 이러한 법을 구성원들에게 적용하고, 집행하는 법조인들은 모두 한 사회를 수호한다는 투철한 사명감과 자긍심으로 그들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법조계에 종사하는 직업이자 준사법기구인 ‘검사’는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수사하고 공소를 제기하는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의 가장자리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는 백가영 검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Q. 본교 법학부와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약 1년간의 교육을 거치고 2019년부터 정식 발령을 받아 검사로 활발하게 직업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법조인 중 검사를 직업으로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예전부터 법학을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고,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이에 홍익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하여 ‘형사판례연구회’라는 학회의 회장직을 맡으며 형사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처음 ‘검사’라는 직업에 대해 동경심을 가지게 된 계기 중 하나는 학회 행사 중 하나인 ‘모의재판’ 활동 때문이었다.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진학 후에는 검사 출신 교수님들이 강의하시는 ‘검찰실무’ 과목을 수강하고, 방학 중 ‘검찰실무수습’ 과정을 거치며 검사를 꿈꾸는 친구들을 여럿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검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에 로스쿨 생활을 하며 검사 임용을 위한 시험과 변호사 시험을 함께 준비했고, 두 시험 모두 합격하여 검사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Q. 법조인의 여러 분야 중 검사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교육과 별도의 시험 및 면접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로스쿨 재학 중에는 특정한 수습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검사로 임용되는 구체적인 과정이 궁금하다.

A. 검사 임용을 위해서는 우선 로스쿨에 진학해 다양한 종류의 법을 공부해야 한다. 로스쿨 입학을 위해서는 학부 시절 학점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법학적성시험(LEET:Legal Education Eligibility Test)에서 좋은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스쿨 진학 후에는 재학 중 치르게 되는 중간 또는 기말고사에서 좋은 학점을 받아야 하는데, 최상위권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중상위권을 유지해야 검찰 선발에서 유리하다. 또한 재학 중 2번의 ‘검찰실무’ 과목을 수강해야 하는데, 해당 과목은 현직 검사이신 교수님께서 강의하시는 과목으로 이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방학에는 검사 임용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검찰실무수습’과 ‘검찰심화실무수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현직 검사의 업무를 체험하기도 하고, 전국의 여러 로스쿨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듣고 시험을 치른다. 이후 로스쿨 3학년이 되면 검사 임용을 위한 본시험인 ‘검사 임용시험’을 치르고, 이 시험에 합격한 인원을 대상으로 약 3일간 합숙 면접이 진행된다. 이러한 일련의 절차가 끝나면 1월에 진행되는 변호사 시험으로부터 약 한 달 전인 12월 즈음에 최종 합격자가 발표되는데, 최종 합격하더라도 변호사 시험에서 떨어지면 임용이 취소되기 때문에 변호사 시험까지 합격해야 최종 임용이 된다. 

▲검찰 마크/출처: 네이버
▲검찰 마크/출처: 네이버

Q. 2019년 정식 발령을 받은 후 인천지검을 거쳐 현재는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에서 근무하며 여러 가지 사건을 맡아오고 있다. 검사로 재직하며 기억에 남는 사건 또는 재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검사의 업무 종류에는 수사를 주로 담당하는 ‘수사 검사’와 재판에 참여하는 ‘공판 검사’가 있는데, 현재는 공판 검사로 활동하고 있다. 공판 검사로서 일주일에 약 4일 정도 재판에 들어가는데, 재판은 워낙 변수가 많아 돌발 상황도 많이 발생하고, 재판에 참여하기까지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아 늘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야 한다. 서산지청으로 발령받기 전 인천지검에서 근무할 때는 수사 검사로도 활동했었는데, 수사 검사는 여러 개의 부로 나뉘어 특수범죄나 강력범죄, 성폭력이나 아동범죄 등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그중 금융 및 조세를 전담하는 부서에서 활동했는데, 탈세나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 사기나 횡령 등 돈과 관련된 다양한 범죄 사건에 대한 수사를 도맡아 했다. 당시 수사 검사로 활동하며 대한민국에서 보이스 피싱 범죄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한국은 보이스 피싱에 대한 처벌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고, 범죄를 설계하거나 지시를 내리는 상부의 인원은 외국에 있는 경우가 대다수라 공조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보이스 피싱을 근절하기가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Q. 검사는 직무상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할 준사법기구로서 신중한 판단력과 탁월한 분석력이 요구된다. 이외에도 검사가 갖추어야 할 덕목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A. 흔히 검사의 덕목에 대해서는 ‘공명’에 대해 논하곤 한다. 여기서 공명은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 번째 공명(空名)은 ‘이름을 널리 알린다’라는 의미다. 검사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일하는 직업이 아닌, 사회를 이롭게 하고 타인의 권리를 위해 일하는 직업이다. 열심히 일해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일을 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 공명(公明)은 ‘사사로움이나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공정하고 명백하다’라는 의미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고 명백하게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바쁜 업무 속에서도 차분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평정심이나, 꾸준하고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체력이 중요하다.

 

Q. 지난 2019년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수사권 조정안 관련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이 2020년 1월 13일(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검경수사권 조정이 큰 화제가 된 바 있었다. 이에 형사소송법의 개정이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개정으로 인해 검사의 업무 범위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현직 검사로서 어떠한 변화를 체감하는지 궁금하다.

A. 개정된 법률이 2021년도 초부터 시행되었기에 아직 시행 초기 단계이지만, 대체적으로 업무 절차나 수사 범위에 여러 변화가 생겼다. 이러한 변화는 아마 공판 검사보다 수사 검사가 더욱 체감하겠지만,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개정 전과 비교했을 때 검사의 수사 범위가 축소되었다. 아직 논의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변화된 제도의 원활한 진행과 정착을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으로 추가적인 검경수사권 조정이나 형사소송법의 개정이 이루어지더라도 국민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법의 본질을 중요하게 여기며 다양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검사’라는 직업은 업무량이 매우 많고, 업무 강도 또한 높다고 알려져 있다. 약 3년간 검사로서 근무하며 느낀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우선 자신이 맡은 사건과 관련된 여러 업무를 주체적으로 처리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어떤 일을 결정하고 진행할 때 더욱 신중해야 하지만, 오로지 자신의 결정과 판단에 따라 일이 처리되기 때문에 사건이 잘 해결되었을 때 뿌듯함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또한 맡은 일을 잘 해냄으로써 사회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보람도 크다. 다만 검사라는 직업 특성상, 업무량이 많고 업무 강도가 높아 충분한 여가 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검사로 활동하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장단점을 비교했을 때 장점이 크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적성에 잘 맞기 때문에 검사라는 직업에 만족하고 있다.

 

Q. 본교의 많은 학생이 법조인을 목표로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미래에 법조인으로 성장할 예비 후배들에게 조언 또는 격려 한마디 부탁한다.

A. 수험생활의 기회나 도전할 수 있는 시기는 사실상 제한되어 있기에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열심히 하라고 전하고 싶다. 아무리 힘들어도 수험생활의 끝은 분명히 있기에 너무 막막하게 느끼지 않길 바란다. 또한 공부를 할 때 자신의 생체 리듬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수험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수험생활은 어쩔 수 없이 지루하고 누구에게나 힘든 과정이기 때문에 카페와 같이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에서 공부하거나 새로운 공부 방법을 시도해보는 등 수험생활이 덜 지루할 수 있는 자신만의 돌파구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모든 학생에게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

하단영역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