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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활을 돌아보며, 후배님들께 전합니다

장우혁(산업공학12)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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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학교에 다니시는 후배님들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 수도 있어 전래동화를 듣는 기분일 수도 있으시겠지만 제가 학교에 다니면서 있었던 일과 그 시간을 통해서 느낀 점들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나는 이 전공을 꼭 배우고 싶다, 이 학교에 꼭 진학하고 싶다’라는 확연한 목표를 가지고 오신 후배님들도 많겠지만, 아닌 후배님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느 대학의 특정 학과에 왔다고 해서 자신의 길이 하나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4년이라는 시간은 자신의 길을 찾아가기에 짧지만 충분하기도 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냥 ‘대학은 꼭 가는 것이 좋다’라고 하니까 성적에 맞춰서 집 근처에 있는 학교에 왔습니다. 그래도 캠퍼스 라이프에 대한 부푼 꿈을 안고 복잡한 생각을 가지지 않은 채 여러 OT, MT, 학회 설명회 등을 다녔고 술도 정말 많이 마셨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교내에서 음주도 가능해서 시험 기간에 선배들이 ‘시험주’라고 소주를 건네시기도 했고 학교를 돌아다니다가 술 마시는 동기나 선배님들이 있으면 붙잡혀서 갑자기 술을 마시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는 신입생 시기를 보내고 군대를 다녀와서는 오케스트라 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동아리에는 너무나도 좋은 선후배가 많았고, 오랜만에 하는 바이올린도 재밌을뿐더러 관현악 소리가 좋아 봄 연주회, 가을 연주회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졸업할 때까지 열심히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 생활은 학점도 많이 중요합니다. 일단 자신의 길이 확고하지 않다면 여러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겨 놓아야 하는데, 학점이 좋지 못하면 길이 닫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려운 일일 수 있지만, 학점을 챙기면서도 여러 일을 경험해보고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꼭 도전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4학년이 끝나갈 때까지도 정확히 무슨 회사에 가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남들이 많이 지원하는 대기업들만 지원했고 인턴이나 계약직도 결국 내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정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고 여러 고민 끝에 ‘KISTEP’이라는 기관에 인턴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KISTEP은 예산 타당성 평가를 하는 공공기관으로 여러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각 기업이 진행하는 사업들을 판단하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면접에서 ‘해당 일에 흥미를 느꼈고 이를 통해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누구보다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느껴 지원하게 되었다’ 고 솔직하게 말씀드렸고 면접에 붙을 수 있었습니다. 취업 준비만을 하다가 기업에 소속되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다시 생기가 도는 것 같았고 일을 하며 느끼는 점도 많았습니다.

진로, 친구관계, 연인관계에 모두 해당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내딛는 한걸음이 망설여지면 내디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더 먹거나 시간이 흐르면 그 한 걸음을 내딛기가 더 어려워지고 후회가 남게 됩니다. ‘지금 전과를 하면 너무 늦은 게 아닐까?’ ‘친구한테 지금 사과하기엔 늦은 거 같은데?’ ‘지금 퇴사를 하고 다른 전문직을 준비하면 늦은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고 결정을 미루면 더 늦어지고 그 선택을 하기가 더 힘들어집니다. 제 주변 친구들만 봐도 남들이 가고 싶어 하는 직장을 그만두고 전문직을 준비하기도 하고 수능을 다시 보고 다른 대학에 진학하기도 합니다. 내가 대학 생활 때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전혀 늦지 않고 오히려 남들보다 앞서가는 것이라는 걸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저도 겁이 많아서 평범하지 않은 선택을 할 때 항상 망설이며 하지 못한 일이 많습니다. 비록 잘못 내딛게 되는 한걸음에도 배워가는 건 있습니다. 후배님들이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망설여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꼭 그 걸음의 종착역이 원하는 곳으로 다다라서 밝고 멋진 홍익인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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