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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과거가 아닌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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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7년이 지났다. 세월호 관련 뉴스를 처음 본 순간을 모두 잊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세월호 참사는 모두에게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대기하세요”라는 선내 방송을 듣고 대피하지 않은 단원고 학생들은 하늘의 별이 되었고, 세월호의 진상은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노란 리본이 우리나라에 가득했던 그 날을 기억하기 위해 기자는 안산으로 떠났다.

기자는 먼저 단원고 희생자들을 마음에 그리는 공간인 단원고 4.16 기억교실로 향했다. 단원고 4.16 기억교실은 본래 단원고 내에 존재했지만, 교실 부족을 이유로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이전됐다. 이후 안산교육지원청 본관을 거쳐 4.16 민주시민교육원에 자리해 지난달 12일(월)에 개원했다. 4.16 기억교실은 추모의 공간이지만, 더는 같은 참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교육공간이기도 하다. 기자는 기억교실의 이전 과정과 단원고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담은 영상을 시청한 후, 기억교실 내부로 향했다. 이곳에는 단원고 10개 교실과 교무실이 복원되어 있다. 교실 내부에는 희생자들이 사용했던 책상, 의자, 사물함, 칠판, 심지어 스위치까지 보존되어 있었으며, 희생자들의 책상 위에는 사진과 추모 물품이 놓여있었다. 기자는 내부를 둘러보던 중 한 학생의 책상 앞에 멈춰 섰다. 희생자의 이름이 기자의 동생 이름과 같았기 때문이다. 기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들었고, 책상 위 방문자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공간에 짧게나마 추모글을 적은 후, 교무실로 향했다. 희생된 단원고 선생님들의 책상에는 수학여행 동의서가 놓여 있었으며, 출석부에는 4월 16일 이후 기록은 없었다. 기억교실은 세월호 참사의 흔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이후 기자는 단원고등학교로 발걸음을 돌렸다. 단원고를 내려다보는 공간에는 단원고 희생자를 등에 지고 수면 위로 승천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노란 고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노란 고래를 보고 기자는 세월호 추모곡 중 하나인 <천개의 바람이 되어>의 가사를 떠올렸다.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이어 방문한 4.16 기억 전시관은 단원고 근처에 있었다. 기억 전시관은 6년 전 2015년 4월 2일(목)에 <아이들의 방>이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시작으로 문을 열었으며, 현재는 4.16 세월호 참사 기억 프로젝트 전시 7.0 <開花 ; 개화>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전시는 단원고 4.16 기억교실이 자리를 잡기까지의 시간을 담고 있었다. 전시 제목은 이번 이전을 마지막으로 다시 시작하게 된 기억교실에게 개화(開花)라는 이름을 불러주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작은 크기의 전시관 입구에는 희생자들의 사진이 있는 지관함이 있었다. 전시관 천장에는 재능기부로 제작된 희생자들의 기억함이 있었고, 몇몇 기억함에는 유품이 들어있었다. 벽면에는 기억교실의 이전 과정을 담은 사진과 기억교실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누군가는 세월호를 추모하는 사람들에게 “이제 그만하라. 지겹지도 않은가?”라며 날선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추모해야 하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월호 침몰이 발생한 원인과 구조가 늦춰진 이유도 밝혀지지 않았으며, 일부 책임자도 처벌되지 않았다. 세월호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이러한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고 어찌 말할 수 있는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금) 이현주 변호사를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로 선임했다. 이 변호사는 이번 주 수사팀을 꾸리고, 내달부터 세월호 CCTV 복원 데이터 조작 의혹, 디지털 영상저장장치(DVR) 본체 수거 과정 의혹, 당시 정부 대응의 적정성 등을 수사할 예정이다. 7년 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세월호의 진상이 이제는 밝혀지길, 학생들의 꿈과 뜻이 하늘에서나마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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