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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공간 지속을 위한 정책 실현돼야

임차료 상승과 방문객 감소로 위기 겪는 홍대 앞 예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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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공상온도' 내부
▲카페 '공상온도' 내부

마포구 동교로에 위치한 ‘공상온도’는 카페로 활용되는 예술 공간으로, 밖에서 보면 일반적인 카페와 다를 것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독립출판 도서와 핸드메이드(handmade) 예술상품들이 나열되어 있어 일반적인 카페와는 다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어느 날에는 카페 내에서 공연이 열리기도 하고, 또 다른 날에는 전시가 열리기도 하는 등 방문할 때마다 다른 곳을 가는듯한 느낌을 주는 예술 공간이다. 이처럼 홍대 주변에 있는 예술 공간들이 점점 공간 운영과 예술 활동을 병행하는 복합공간으로 운영되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술 활동이 순탄치는 않다. 지난 몇 년간 홍대 앞 거리에 거대 자본이 유입되면서 원주민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결국 2018년 홍대 거리는 서울지역 상권의 평균 임차료를 추월했다. 이는 작년 초에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장기화와 맞물려 더 큰 어려움을 가져왔다. 마포구 예술 활동 거점지역 활성화 사업인 ‘문화로드맵’이 2월 16일(화) 발표한 ‘홍대앞 예술 활동 거점 가능성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20-30평 사이의 예술 공간의 임차료가 150만원 선인 것에 비해 월평균 매출액이 200만원이 채 안되는 예술 공간이 3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높은 임차료로 인해 홍대 내에서 1회 이상 이주한 예술 공간만 30곳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복합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코로나19 때문에 공연과 전시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 대관을 하려는 아티스트들이 거의 없다. 당장 이번 달만 해도 공연은 1개밖에 진행되지 않았고 기획 전시는 2달 전부터 아예 진행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게다가 “재계약을 할 때마다 임차료가 상승한다. 최근 월세 내기가 힘들어 대출까지 알아봤는데 결국 보증금에서 감면하기로 했다”라며 막막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A씨는 예술 공간의 운영을 지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최근 들어 홍대의 이미지가 점점 변해가고 상업화가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홍대만큼 예술을 논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당장은 어렵지만 이 공간을 운영하면서 많은 아티스트들을 알게 돼 큰 애착을 느껴 이곳을 벗어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러한 반응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문화로드맵에 따르면 홍대 거리에서 예술 공간을 운영하는 예술가 중 80% 이상이 예술인 네트워크 형성, 예술 활동 접근성 등의 이유로 운영을 지속하길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문화로드맵에서 홍대 앞 예술 공간의 지속과 발전을 위해 예술 공간의 특성을 반영한 지원 방식과 임차료 지원 사업 등이 중요함을 밝혔다. 한편 소규모 예술 공간들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홍대 앞 상권의 상업화, 관광화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이기 때문에 예술 공간 운영자와 건물주 등이 상생할 수 있는 갈등조정 기구가 필요함을 밝혔다. 

홍대 거리는 이미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아픔을 겪은 적이 있다. 홍대 거리의 1990년대와 2000년대를 장식하던 인디밴드들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모습을 감추게 된 것이 그 예시이다. 신나는 공연이 펼쳐지던 공연장은 사라지고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술집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되었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고, 고쳐지지 않는다면 홍대 주변 지역에서 예술은 더 이상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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