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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의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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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두려움이 많은 편이다.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고 두려워하고 생각했던 것과 조금이라도 틀어지는 일이 발생하면 두려움에 휩싸이곤 한다. 신문사에 들어오게 된 것도 어쩌면 두려움 때문이었다. 2학년이 되고 나서 아무 생각 없던 1학년 때와는 달리 진로를 찾아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겼다. 기자의 전공을 살려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떠오른 것이 언론사였다. 언론사라면 국어국문학과라는 기자의 전공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언론사에 들어가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다가 기자의 지인이 학교 신문사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했다. 마침 홍대신문사는 수습기자를 모집하는 중이었고 바로 지원서를 넣었다. 사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오히려 기자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았던 기자로서는 정말 충동적인 선택이었다. 신기하게도 수습기자 지원서를 넣은 순간부터 기자의 진로는 언론사로 확정되는 기분이었다. 정말 간절하게 홍대 신문사에 들어가고 싶었고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샘솟았다. 2차 면접에서 주간교수님께서는 신문사는 정말 할 일이 많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을 때까지만 해도 ‘많아봤자 얼마나 많겠어’라는 생각이었는데 정말 신문사의 업무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할 일을 배정받고 그 일을 해내야만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너무 두려웠다. 그래서 같은 부서의 선배 기자들에게 귀찮을 정도로 많은 것을 물어봤고 고맙게도 선배 기자들은 친절하게 하나하나 알려줬다. 기사 마감을 할 때 기자가 쓴 부족한 글을 꼼꼼하게 피드백하고 기사다운 기사로 만들어주는 선배 기자들이 기자와 동갑, 혹은 한두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멀게만 느껴졌다. 그 내적 거리감을 줄여준 것은 신문사 회식이었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채로 매주 금요일에 온라인으로 마감만 진행하다가 처음 신문사 회식을 했을 때, 그때서야 선배들도 기자와 같은 학생이고 함께하면 즐거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대면으로 기사 발행을 진행했다면 물론 힘든 점이 더 많겠지만 선배, 동기들과 한 자리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로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문사에 입사했지만 그 두려움은 새로운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어느새 입사한 지 6개월이 넘어가지만 아직도 기사 쓰는 일은 어렵다. 새로운 일은 재밌기도 하지만 늘 두려움을 동반한다. 매번 새로운 보도 거리를 찾아 새로운 기사를 쓰는 일은 긴장감 있는 일이다. 기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보도 거리를 물색하는 것과 투고를 부탁하는 일이다. 학교에서 수업도 들어본 적 없는데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빠르게 찾아내야 하는 것이 기자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또한 기자는 학교 내에 지인도 별로 없어서 투고를 부탁할 대상을 찾기도 어렵고 기자의 성격상 남에게 부탁하는 것을 어려워해서 투고를 부탁할 때마다 미안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럼에도 흔쾌히 투고를 작성해주는 기자의 지인들에게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생각해보면 기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들을 신문사 일을 하며 조금씩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훨씬 능숙하게 기사를 쓰고 글을 보는 눈도 높아진 것 같다. 평소 신문을 읽지 않고 세상에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지만, 지금은 온라인으로라도 신문을 챙겨본다.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가 두려워하는 일들을 신문사에서 해보면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자 스스로에게, 또 홍대신문을 책임지는 모두에게 기자의 두려움을 극복하게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다. 또 모두 잘하고 있다는 응원과 함께 이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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