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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계를 오감으로 체험하다

<비욘더로드(BEYOND THE ROAD)>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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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서면 이전에 경험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짙은 어둠 속, 희미하게 들리는 노랫소리를 따라 몇 발자국을 걸으면 기이하게 빛을 발하는 신비로운 공간이 나온다. 전시를 이루는 모든 것들이 지극히 비현실적이고 낯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관객은 ‘낯섦’에 흠뻑 빠져든다. 관객을 전시에 몰입하고 참여하게 만드는 이머시브(immersive) 전시인 <비욘더로드(BEYOND THE ROAD)>展은 시각, 청각, 촉각, 후각, 공간지각 등 오감을 통해 음악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관객들은 영국의 유명 일렉트로닉 뮤지션 제임스 라벨(James Lavelle, 1974~)의 음악을 매개로 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체험한다. 본 전시는 2019년 영국 런던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후 언론의 극찬과 폭발적인 관객의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에 두 번째로 열리는 한국 전시도 많은 기대와 주목을 받고 있다.

 

정해진 동선이 없는 전시

본 전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 스티븐 도비(Stephen Dobbie)는 “사운드와 조명이 이끄는 대로, 여러분의 감각이 이끄는 대로 음악 너머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경험을 해 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정해진 관람 동선 없이 조명과 음향이 이끄는 대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른 전시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덕분에 관객들은 총 1000제곱미터의 33개 공간을 오가며 자율적인 관람이 가능하다. 특별한 작품 설명도 없다. 전시를 모두 체험한 뒤 출구 앞에 가서야 전시에서 내내 흘러나오던 제임스 라벨(James Lavelle, 1974~)의 앨범 <더 로드: 파트 1>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전시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기 때문에 각각의 작품에 제목과 설명을 붙이면 관객들이 전시를 하나의 작품으      로 느끼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작품을 정해진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해석을 하며 능동적인 관람을 할 수 있다.

 

 

다양한 분야 거장들의 참여 

본 전시에는 영화, 설치, 조명, 사운드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 각국 유명 작가들이 참여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2009)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대니 보일(Danny Boyle, 1956~)과 <그래비티>(2013)와 <로마>(2018)를 연출한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on, 1961~)이 자신의 작품을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알렉산더 맥퀸을 비롯한 세계적인 브랜드, 배우들과 협업하는 향수 디자이너 아지 글래서(Azzi Glasser, 1970~)는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Build and Destroy’라는 향수를 개발했다. 이 향기는 전시장의 아찔한 시각적인 요소와 어우러져 전시에 몰입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컨템포러리(Contemporary) 아티스트 요나스 버거트(Jonas Burgert, 1969~)가 구현한 상상 속의 연회 공간은 환상적인 모습으로 관객을 압도시킨다.

 

 

한국적인 요소의 반영

전시에 반영된 한국적인 요소도 눈여겨 볼 점이다. 이번 전시를 기념해, 한국의 민화와 전래동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까치와 호랑이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까치와 호랑이 작품은 각각 박제사 폴리 모건(Polly Morgan, 1980~),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아이비 존슨(Ivy Johnson)이 서울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했다. 폴리 모건은 한국에서 까치는 좋은 소식을 전달해 주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영국에서 좋은 전시를 가져온다는 의미를 담아 작품을 제작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의 스트리트 아티스트 ‘나나’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그래피티 작품도 관람 포인트다. 영국 전시 당시에는 영국의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작업했지만 이번 전시에선 특별히 한국 아티스트가 참여한 것이다. 

스티븐 도비는 이 전시에서만큼은 휴대폰을 잠시 내려놓고 전시를 관람하기를 조언한다. 전시를 관람한 관객들이 마음 속에 전시의 이미지와 사운드를 가득 채우고 나갔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처음 전시를 접할 때에는 충격적이고 낯선 감정을 느낄 수 있지만, 이는 곧 새로운 예술을 경험하는 즐거움으로 변모할 것이다. <비욘더로드(BEYOND THE ROAD)>展을 통해 일상 속에서 벗어나 비현실적인 공간에 흠뻑 빠져들어 보길 바란다.

 

전시기간: 2021년 7월 23일(금) ~ 11월 28일(일)
전시시간: 월~목 10:30 ~ 10:00 (입장마감 오후 7시)
          금~일 10:30 ~ 20:30 (입장마감 오후 7시 반) (더 현대 서울 휴무일 제외)
전시장소: 여의도 더 현대 서울 6층, ALT1 갤러리
관람요금: 성인 20,000원 / 청소년 16,000원 (만 9세 이상 관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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