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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뢰진, <와우상>(1974)
  • 박물관 학예실 이문수
  • 승인 2017.03.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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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익대학교 문헌관 로비 우측에 자리하고 있는 전뢰진의 <와우상>(1974)은 화강암으로 만든 작품이다. 전뢰진은 1949년 서울대학교 미술학부 도안과에 입학을 하였으나 한국전쟁으로 인하여 학업을 중단하고 이후 홍익대학교 조각과로 편입하게 되면서 조각가로서의 새로운 길을 선택하게 된다. 50년대 처음 조각을 시작한 전뢰진은 일관되게 노동력, 즉, 정과 망치만을 가지고 주재료인 화강암에 힘을 가해 작품을 제작해 나아가는 프로세스를 지향하고 있으며 그러한 노동의 과정에서 일정부문 그만의 작품성이 담겨져 나오고 있다.

▲전뢰진, <와우상>(1974), 화강암, 110x169x99, 소장번호3302

  전뢰진의 작품은 크게 3시기로 나뉘는데, 그가 조각에 처음 입문한 1950-60년대에는 작은 소 품을 위주로 풍부한 양감에 집중하였고, 보다 완결된 구조와 넓은 공간감의 풍부한 활용이 두드러지는 1970-80년대를 그 다음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1990-현재에는 원숙기로, 더 견고해진 입체적 표현, 정‧후면을 구별하지 않는 다중시각의 형식과 더불어 더욱 고운 표면의 질감이 두드러진다. <와우상>은 전뢰진이 1970년대 작업한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서, 같은 시기 다른 작품들로는 <우주여행>, <모자상> 시리즈, <유영>, <공명3>, <어린시절>, <과수 밑에 모여서>, <즐거운 여행>, <과수와 소녀>등이 있다. 1970-80년대에 들어서 전뢰진의 조각은 단일한 형태의 독립조각에서 벗어나자 연적인 외부 형태 안에 동물과 인물들을 배치하여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 한 구조가 있다. 자연적인 외부 형태란, 깨졌을 때 그대로의 모습인 평평한 화강암 판위에 3차원적 조형미를 감지할 수 있는 작품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는 평면 회화와 다른 조각의 3차원성을 강조한다. 그의 작품은 무기교적이지만 한국적인 소재와 구수한 감성을 전통적 석조기법으로 인해 관람자는 단아함과 부드러운 묵직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의 고집스럽고도 우직한 작품 이념이 한국 현대조각의 정착과 발달에 밑바탕이 되었으며, 전뢰진은 한국 현대 조각사에 있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뢰진의 조각은 세련된 기교와 멋을 피하고 하나하나 정을 두들겨 쪼아낸 성실성과 완성된 표면의 부드러움과 한국의 토속적인 조형미를 담고 있다. <와우상>이 제작된 70년대에는 이탈리아 카라라 유학파들이 미술계에 대거 등장하고 있는 추세였다. 그들이 서구에서 들여온 재질에 맞는 다양한 공구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작품제작의 실효성을 넓혀가고 있었던 점을 들추어 본다면, 전뢰진의 겸손한 자세로 한 가지 재료와 그 재료만의 특성을 드러내기 위해 정과 망치만을 가지고 작업하는 작가정신은 존경할 만하다.

박물관 학예실 이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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