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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깃든 나의 복권번호는 2, 5, 7, 14, 20, 30

박종엽(경영14)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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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복권은 30일 진행된 제987회 로또복권 추첨에서 ‘2, 4, 15, 23, 29, 38’이 1등 당첨 번호로 뽑혔다고 밝혔다. 2등 보너스 번호는 ‘7’이다. 당첨 번호 6개를 모두 맞힌 1등 당첨자는 10명으로 이들은 23억 7871만 원씩 받는다. 10월 30일 자 한국경제 기사 중 일부 내용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인생역전을 꿈꾸며 여섯 개의 숫자를 고르고 자신의 숫자에 행운이 깃들기를 기대한다. 나에게 홍익대학교는 로또 1등이나 마찬가지이고 23억보다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나의 당첨번호는 2, 5, 7, 14, 20, 30이다.

[2] 2번의 도전 끝에 오게 된 학교였다. 첫 수능을 보고 나서야 대학교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그렇게 재수를 하였다. 약 일 년간의 수험생활을 끝마치고 수시 합격 발표가 나오던 날, 학교 앞까지 찾아가 홍문관 입구에서 결과를 확인하였고, ‘합격’이라는 두 글자와 함께 나는 홍익대학교학생이 되었다. 

[30] 30분 거리의 학교였다.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서 틈만 나면 학교에 갔다. 수업이 없는 날에도 공부를 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학교에 갔고, 방학 기간에는 종종 약속 없이도 학교에 가서 도서관에 들르거나 산책을 했다. 학교 친구들은 홍대가 질려서 약속을 잡을 때면 다른 곳을 가자고 얘기하곤 했지만, 나는 졸업한 지금도 학교 앞 미용실을 다니고, 여전히 약속을 잡을 때면 홍대가 먼저 떠오른다. 어느새 동네만큼이나 편해진, 30분 거리에 있는 마음의 고향이다.

[14] 14학번으로 학교에 입학하여 참 많은 사람을 만났다. 07학번부터 시작해서 졸업 전 수업에서 보았던 20학번까지. 그중에도 14학번 동기들이 제일이다. 누군가는 진정한 친구는 고등학교 때까지며 대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은 벽이 있다는 얘기를 하곤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초・중・고 친구들만큼이나, 오히려 더 편하고 고마운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1학년 때 과 동아리 술자리가 끝나고 얼큰하게 취해 인문사회관(A동) 테라스에 같이 앉아 13학번 형에게 진지하게 들었던 얘기가 있다. 자기가 일 년 먼저 대학생활을 해보고 느낀 것은 사람이 남는다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 살 차이에 학교생활을 일 년 더한 선배도 똑같이 어리지만, 사람이 남는다는 그 말만은 지금도 공감한다. 

[5] 5개의 동아리 활동을 했다. 과 동아리와 중앙동아리, 연합동아리까지 동아리라는 이름이 붙은 건 한 번씩 다 해본 셈이다. 재수 끝에 온 학교인 만큼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하고 싶은 건 다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단순 친목 동아리부터 취미활동과 봉사활동, 학술 동아리까지 나름 폭넓게 경험해 봤다. 그 시간 동안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과 잘 맞는지를 헤아리며 나를 알아가고 내 미래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20] 3학년 때 처음으로 시작했던 대외활동은 졸업할 때까지 20번이라는 횟수를 채우게 되었다.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에 처음으로 대외활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으로 국민은행 홍보대사라는 활동을 경험하고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며 다재다능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 이후로 기획을 해보고 영상을 만들고 마케팅을 하고 데이터를 다루는 다양한 대외활동에 도전하여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그 경험들이 쌓여가며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조금씩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7] 21살에 대학교에 입학해 28살에 졸업을 하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을 홍익대학교와 함께했다. 대학교에 오지 않았다면 몰랐을 세상과 다양한 경험들을 할 기회를 학교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더러는 이것저것 관심이 많고 일단 행동하고 보는 성격에 특이하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는데, 인턴을 했던 곳의 과장님은 ‘홍대생이라서 그런가’ 라며 홍익대학교와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하셨다. 그때 한 번 더 홍익대학교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여름 졸업과 함께 목표로 했던 회사에 합격하는 결과를 얻었는데 이 또한 학교 덕분이라는 생각을 한다. 학교를 통해 쌓은 경험과 기회들은 앞으로도 내가 23억 원 이상의 가치를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이제는 학교를 떠나게 되었지만, 학교에 다닐 때도 그랬듯 특별한 약속 없이 종종 학교를 산책하며, 홍문관에서 확인한 합격 발표의 순간을 되새겨 볼 것이다. 이 글을 보게 될 선후배, 동기분들에게도 홍익대학교가 1등 당첨 복권처럼 소중한 곳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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