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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잊고 내일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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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기자프리즘’ 코너를 맡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기자는 이 코너를 맡는 것을 두려워했다. 정해진 형식이 없어 말 그대로 백지에 기자의 생각을 담는 글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동기들의 배려로 이전까지 이 코너를 맡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찌 끝까지 도망만 칠 수 있겠는가. 

많은 사람들은 과거를 떠올리며 ‘아 그때가 좋았지.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생각하며 옛 향수를 느낀다. tvN에서 방영된 <응답하라 1997>(2012)과 그 연작들의 흥행이 증거다. 기자도 막연하게 학창시절의 즐거운 추억들이 떠올라 학창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왜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일까? 나이가 많아질수록 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고 일에 따른 ‘책임감’이 뒤따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창 시절에는 ‘대학입시’라는 일, 갓 성인이 된 사회 초년생은 자신의 행동에 따른 ‘책임감’과 ‘취업’ 그리고 30ㆍ40대는 ‘결혼’과 ‘자녀’라는 책임이 있을 것이다. 기자는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었던 신문사 일들과 매주 쏟아지는 학교 과제를 할 때마다 모두 포기하고 현실을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이따금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만약 과거로 돌아가면 그 삶에 만족하면서 살 수 있을까? 기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도 힘든 일들은 항상 일어났다. 그러나 인간은 현재 자신이 겪고 있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어렵고 힘든 일들을 어찌 됐든 끝냈고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었던 정도를 차츰 잊어버리고 즐거운 기억들만 기억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지금 닥친 일을 아직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로 돌아가도 즐거운 일이 있을지언정 힘든 일들은 그때도 존재한다.

기자는 이 글을 쓰면서 어릴 적 TV로 보았던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어른제국의 역습>(2001) 작품이 떠올랐다. 영화에서 ‘짱구’의 부모님을 포함한 어른들이 옛 향수를 느껴 자신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이에 짱구와 친구들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 부모님을 현재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어른들이 어린 시절을 그리워해 과거로 돌아간 것이 무엇이 잘못됐을까? 전국에 어른들이 모두 사라지니 남아 있는 아이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짱구와 아이들은 무사히 어른들을 구해낸다. 영화 후반부에 어른들을 어린 시절로 보내려고 했던 ‘켄’은 짱구에게 “꼬마야〮〮… 네 미래를 돌려주마”라고 말한다. 이 대사를 통해 영화는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위해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현재 청년들은 취업난, 주거난 등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로 인해 유례없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청년들은 사회적,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 결혼, 주택 등 흔히 N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N포세대’라고 불린다. 많은 청년들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힘든 일은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힘든 것이다. 그렇기에 현실이 힘들다고 도피하지 말고 과거를 벗어나 미래를 생각하며 현재를 더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보자. 먼 훗날 오늘을 떠올리면서 “그때가 좋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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