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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kh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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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나 조형 작업을 했을 때, 1학년 때의 결과물은 쉽게 잊히기 마련이다. 굵직한 프로젝트나 졸업 작품만 기억에 남고,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에도 큰 프로젝트만 남게 된다. 이에 국민대학교, 홍익대학교,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 1학년 학생들이 1학년 과정 중에 만든 작업물들을 바탕으로 아카이빙을 진행했다. 자잘한 아이디어와 작업물을 보존하고, 현재 작업을 다음 작업을 위한 아카이브로서 기록하기 위함이다. 

아카이빙은 세 학교의 커리큘럼 정보를 이용해 상반기(Surface), 중반기(Extrude), 하반기(Mesh)로 나눠 잡지 레이아웃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Surface와 Extrude 그리고 Mesh는 산업디자인과에서 다루는 입체 제작 프로그램 ‘Rhinoceros(라이노)’에서 차용했다. 먼저 ‘Surface’, 면을 디자인하고, ‘Extrude’, 이를 돌출시켜, ‘Mesh’, 덩어리로 만들어낸 것이다. 단계적으로 만들어나가는 입체처럼, 우리의 1학년 과정도 3, 4, 5월의 상반기, 6, 7, 8월의 중반기, 9, 10, 11월의 하반기로 나눠 산업 디자이너로서 단계를 밟아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시기별로 세 대학의 2-3명의 인원이 각각 하나의 결과물을 제시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총 9개의 아카이브가 구성된다. 레이아웃 형식과 크기는 자유로, 레이아웃 디자인 그 자체만으로 세 학교의 고유한 특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이러한 협업의 장점이다. 포스터와 SNS 피드 같은 주요 디자인 이미지 또한, 하나로 통일하지 않고 대학별 3분할 구도로 진행하여 다른 아카이빙과 차별점을 두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세 대학교 대표자의 소감 역시 아래에 3분할 구도로 저장하고자 한다. 

황철호(홍익대학교): 디자이너의 기록은 남고, 기억은 사라진다. 우리는 디자이너로서 출발하는 1학년 과정의 다듬어지지 못한 아이디어와 조형을 기록한다. 그러나, 디자이너는 자신의 이전 작업물을 보며 개선의 여지를 찾는다. 우리는 아카이브를 통해 다음 작업물의 발전을 꾀할 것이다. 

박근영(서울대학교): 미디어와 의사소통 수단의 발달로 디자이너들은 SNS를 통해 이전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세 학교가 모여 시작하는 아카이빙은 1학년 때의 희석되고 놓치기 쉬운 사소한 아이디어들을 수집하고 공유하여 서로 다른 조형과 결과물을 한눈에 접할 수 있도록 한다. 세 학교의 작업물을 공유하는 플랫폼인 셈이다. 이것이 디자이너로서 첫 출발을 하는 학생들에게 다른 학교 학생들의 작업물을 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강민(국민대학교): 귀납 추론 또는 귀납법은 개별적인 특수한 사실이나 현상에서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논리 전개 방식이다. 한편, 디자인은 거대한 추론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정량적인 디자인 프로세스는 기존의 것들을 탐구하고 그 대상의 장단점을 밝혀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보완한다. 귀납법의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귀납 과정의 특수한 사실이나 현상을 알아가기 위해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해당 프로젝트가 학생들 자신들의 활동과 방향성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목표를 보완하기 위해, 타학교의 경험을 차용하는 과정, 더 넓게는 디자인계의 하나의 문화와 프로세스로 자리매김하였으면 좋겠다. 학생들 각각의 기록이 의미 있는 귀납 추론의 근거 사례가 되길 바란다. 

아카이빙은 오는 24일부터 인스타그램 @arkhives2021과 arkhivesinhks.wixsite.com/arkhives에서 관람할 수 있다. 2021년을 정리하고, 이제 출발선 상에 서 있는 이 프로젝트가 세 학교의 교류의 장을 넘어 타학교 학생들이나 학부 입학을 희망하는 미래의 후배들에게도 좋은 영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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