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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신문을 읽으면서 대학생 시절 학보사의 기사를 읽었던 추억이 떠올랐다. 현재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읽게 된 홍대신문에서 직장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대학생들의 열정과 패기, 대학생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도 느낄 수 있었다. 

1면에 실린 김성현·안동권 기자의 ‘본교 세종캠퍼스 용역 노동자 쟁의행위 돌입’은 흔히 ‘을’이라 불리는 이들이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발생한 서울대학교 청소 용역자 사망 사건이 떠오르기도 했다. 다만, 민노총의 입장만 담았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노동자 측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지 못하는 학교 측의 입장과 쟁의행위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을 담는다면, 사건을 보다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면과 3면은 홍대생들의 캠퍼스 생활과 관련된 내용들이 실렸다. 박찬혁 기자의 ‘사생회 중간고사 간식 행사 뒤늦은 공지 논란’은 필자가 생활관에서 생활하던 추억이 떠올랐다. 필자가 다니던 학교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한 학기에 두 차례 간식을 무료로 제공했다. 대학생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간식 행사가 공지 없이 취소되었다는 점이 다소 안타깝고도 웃픈 기사로 와닿았다. 그러면서도 기사 말미에 제시된 사생회비와 관련된 자치회칙이 부재하다는 내용은 좋은 지적이다. 읽는 동안 ‘지금껏 재정 운용 현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학우가 없었을까?’, ‘개정본은 언제쯤 홈페이지에 게재될까?’라는 의문이 남았다. 향후 사생회 준칙 개정안을 주제로 한 내용을 취재해 후속 기사로 작성하면 좋을 것 같다.

안동권 기자의 ‘서울·세종 캠퍼스 조형물 보존·관리 실태조사’ 기사를 읽으면서 답답함이 몰려왔다. 일부 대중들은 미술대학의 위상을 기대하며 캠퍼스에 왔을 텐데, 작품들이 방치되어 있다면 기대는 곧 실망으로 탈바꿈하기 쉽다. 다만, 학교 측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치를 취할 것이며, 학생회는 캠퍼스 환경 개선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면 더 자세한 기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필자는 학교의 틀에 박힌 답변에 대한 홍대생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장기간 이어져야 변화가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보고 따라가는 이야기(보따리), 박찬혁 기자의 ‘인간의 오만함에 대하여’는 『도요새에 관한 명상』(1979) 중 주요 구절의 배경을 찾아 나서며 마치 문학탐방을 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사진 속 모습은 그때와 많이 다르겠지만, 활자로만 읽던 구절을 사진 속 배경과 접목해 보니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에 공감하며 읽어 내려갔다.

‘주위의 뭇 눈길로부터 나도 저렇게 해방될 수 있다면, 그 해방을 어른들은 방종이라고 말했다.’라는 구절은 단번에 ‘세대 차이’를 떠오르게 했다. 기성세대가 흔히 MZ 세대라 불리는 우리를, 반대로 MZ 세대인 우리는 기성세대를 쉽게 비난한다. 각자가 살아온 환경이 다르다 보니 경험·가치관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타인을 이해하기보다는 내 주장을 앞세워 남을 쉽게 평가 또는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지금은 타인의 상황을 이해하는 ‘배려’가 필요한 시대다.

이채린 기자의 ‘오늘, 당신은 어떤 세계를 보고 싶은가요?’에 나타난 기자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면서도 한 해가 가도록 특별히 이뤄낸 것 없는 나의 모습이 기자에게서 겹쳐 보였다. 기자가 전시나 책에서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내년, 아니, 올해 남은 기간에라도 나의 인생에도 무언가 전환점이 될 신선한 충격이 다가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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