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7.12.2 토 17:45
상단여백
HOME 인터뷰 나무를 심는 사람
오유현(국어국문13) 동문선배의 가르침을 후배에게 베푸는 조교

  대학교에 입학한 후, 휴·복학을 해야 할 때, 혹은 학과생활에 무언가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는 학과 사무실의 문을 두드리곤 한다. 기자는 평소와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과 사무실의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곧 문이 열리더니 낯익은 조교들의 얼굴이 보였고, 오유현 동문이 그 사이에서 반갑게 웃으며 기자를 맞아주었다.

▲오유현(국어국문13) 동문

  오유현 동문은 작년에 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3월 학과 사무실로 출근을 시작한 파릇파릇한 신참 조교이다. 기자가 조교가 된 것을 축하하자, 그는 기자가 조교가 된 것을 축하해준 첫 번째 사람이라 말하며 장난스럽게 웃어보였다. 조교가 된 지 얼마 안 된 그는 아직도 얼떨떨하다며 자신이 처음 학교에 들어설 때는 자신이 조교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조교가 된 경위를 묻자 그는 학교에서 너무나 많은 추억을 쌓았는데, 이대로 떠나기는 아쉬워서 이런 방식으로라도 학교에 남아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학교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기자는 학교에 대한 그의 남다른 사랑에 대한 이유가 궁금했다. 기자의 물음에 그는 자신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문학이 좋아서 국어국문과에 지원했다고 한다. 그는 학교를 다니며 과 내에서 문학적 소양이 높은 사람을 많이 만났고, 그들을 동경하게 되었다.  학교를 다니는 4년 내내 그는 자신도 그들처럼 뛰어난 소양을 갖추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자신이 그렇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다만 마지막 학기에 졸업논문을 썼을 때, 그의 논문을 본 지도 교수님은 그가 이렇게 글을 잘 쓰는지 몰랐다고 크게 칭찬해 주었다고 한다. 단순히 글 실력만이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도, 그는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는 쑥스럽게 웃으며 그렇게 많은 것을 배웠으니 이제 자신도 여기 남아 후배들에게 자신이 받은 것을 조금이라도 나눠주고 싶다고 했다. 그의 말을 들으니 귀찮을 법도 한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수락한 것은 역시 후배에게 베풀고자 하는 그 마음씨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교가 된 후 그는 학부생이었을 때보다도 더욱 학교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 것 같았다. 그는 학과생이었을 때 자신은 학교행정에 무슨 문제가 있을 때마다 경계선 밖에서 타박을 놓는 게 전부였지만 이제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제 자신이 학부생보다 한발 앞서서 문제를 찾아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 무거운 책임을 졌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만큼 학교에 대한 애정 역시 커졌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근처에 앉아있는 다른 조교가 그에게 농담을 던지는 것을 보며 문득 친한 선·후배, 교수님과 함께 학교에 남은 그가 부럽다고 생각했다. 대학교 2학년생이 된 기자는 언젠가 학교를 졸업하고 맨몸뚱이로 사회에 나가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 두려웠다. 조교가 되면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지금까지와 별다르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내 안일한 마음을 보기좋게 배신하며, 그는 몇년 뒤에는 조교를 그만두고 웹툰 관련 업종에서 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웹툰 관련 직종이라니, 자리잡기 힘들텐데 괜찮을까? 기자는 깜짝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기자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웹툰 관련 직종이 자신의 꿈이었다고 말하는 그의 눈은 생기로 반짝거렸다. 당당히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그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 그렇게 당당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기자에게 그는 자신도 학창시절 진로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품고 정말로 그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자신의 앞에 생각보다 많은 폭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겁내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가다보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그의 말에 기자는 작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기자는 언제나 스스로의 능력과 시간이 부족해 다른 데에 도전할 여유가 없다고 느꼈다. 그러나 누구보다 현실에 치여 바쁘게 살아가는 그가 꿈을 도전하는 것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기자 또한 어린 시절의 꿈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고개를 든 기자는 선배에게 배운 것을 후배에게 베풀고 싶다는 그의 목표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수현 기자  ng1462@mail.hongik.ac.kr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