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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완연한 봄인데… 봄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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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목),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은 “날씨는 오늘로 완연한 봄인데 어쩌면 민주당은 겨울로 들어갈지 모르겠다, 하는 걱정 어린 직감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낙연 위원장이 위와 같이 말한 문장은 선행절이 후행절의 배경을 알려주는,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이다. 후행절은 차치하고 우선 선행절만 보자. 맞는 말이다. 날씨가 부쩍 따뜻해졌다. 완연한 봄이다.
신기하게도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시점과 날씨가 따뜻해진 시점이 유사하다. 경쟁자인 상대 후보에 대해 폭풍우 같은 언행을 펼치며 치열했던 선거운동 기간이 끝나고 화합과 협치를 논하기 딱 좋은 날씨다. 득표율 0.73%포인트  차이로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선거 결과가 나오자 “당선인께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서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라고 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2030의 지지를 얻기 위한 후보들의 청년 정책이 눈에 띄었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였던 윤석열 당선인도 여타 후보처럼 청년 정책을 내세웠다. 당선인의 청년 정책이 청년들에게 봄바람을 안겨줄까? 그중에는 우려스러운 것도 있다. 청년도약계좌이다. 이번 호 3면 첫 기사에서 나타났듯이 청년희망적금의 신청자 수는 290만 명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윤석열 공약집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는 “재정으로 지원하는 유사 제도와의 중복 가입·지원 방지”라고 명시돼있다. 결국 현 상황에서 청년도약계좌는 정책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예산도 문제다. 수혜 대상자가 모두 가입해 최소지원금액을 받는다 하더라도 국가예산의 1% 이상이 해마다 지출된다.
아무리 좋은 공약이라도 선거 때 시선 끄는 용도로 쓰고 재임 중 번복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과거에도 얼핏 보면 청년을 위한 좋은 정책은 많았지만, 여러 이유로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광주 거주 미취업청년에게 매월 50만원씩 5개월, 최대 250만원을 지급하는 광주광역시의 청년드림수당이 첫 사업 이후 돌연 중단됐다. 광주시가 밝힌 표면적 이유는 타 부처가 시행하는 제도와 겹친다는 것이었지만,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행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렇다면 윤 당선인은 진정성을 갖고 준비된 공약을 가지고 나왔을까?
윤 당선인은 후보 당시 카메라 앞에서 청년들을 부르짖었지만, 뒤에서는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지난 2022대선청년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네트워크 주최 토론회에 대선 후보들의 반응이 없자 2월 10일(목)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후보를 포함한 각 유력 대선후보에게 청년들이 초청하는 청년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이하 서언회)가 윤석열 대선 후보와 간담회를 기획했지만, 국민의힘 측의 일방적 통보로 무산됐다. 당시 국민의힘에서 조수진 공보단장 사퇴 등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한편으론 이해가 되지만 타 후보의 적극적 간담회 추진과 대비됐다. 비슷한 시기 새로운 물결 김동연 후보 측은 서언회에 적극적으로 간담회를 요청했고, 간담회가 진행됐다. 뭣 모르는 학생 기자를 통해 청년층 지지도를 올리려는 정치적 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을 알리는 것은 정치의 숙명이며, 비난받을 행동은 아니다. 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도 한다.
대선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시기, 초접전 양상을 보였던 투표 결과를 토대로 볼 때 당선인을 초점에 두고 비판하는 의견 피력에 혹자는 불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서두에 던졌던 문장의 후행절을 생각해보자. ‘민주당’이라는 주어를 빼고 말이다. 지금은 겨울이 아니라 어디서 어떻게 재밌게 놀지 계획하거나 알찬 새 학기를 보내기 위해 책가방을 싸는 봄이다. 지난 겨울은 지독하게 추웠고, 지나치게 길었다. 이제는 따뜻한 봄이 오길 염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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