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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선택의 연속, 그러니 GO!

김성아(경영17)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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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 시절 몸담았던 홍대신문에서 기고를 부탁받고 어떤 주제의 글을 풀어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대학 생활을 돌아보니 당시 저의 선택들이 준 불안감에 대해 조언을 해 준 이가 없었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빌려 새로운 시작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후배들께 조언을 빙자한 제 경험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1980)는 우리의 삶과 죽음 사이에 선택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우리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 것 같아요. 대학에서도 저희는 많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무슨 수업을 들을 것인지, 또 어떤 동아리에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심지어는 오늘 점심시간에 학교 앞 수많은 맛집 중 어디를 들러볼 것인지요. 

저도 학교에 다니면서 많은 선택을 했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택이 있다면 ‘휴학’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4학년을 앞둔 3학년 12월 인생 최초로 휴학을 결심했습니다. 쉼 없이 달려온 22년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쉼표를 찍어 본 것이지요. 

휴학을 하겠다고 부모님께 통보하니 부모님은 휴학 후 무엇을 할 것이냐 물으셨습니다. 졸업까지 1년, 아무 준비 없이 맞이해야 하는 졸업이 제게 곧 무직 백수라는 타이틀을 선사해 줄 것만 같아 결정하게 된 휴학이기에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허락을 받으려면 계획이 있어야 하니 ‘취업준비’를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당장 1월부터 기자가 되기 위한 취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취업 준비라면 자격증, 인턴 등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무모하게도 당시의 상태 그대로 여러 언론사에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작아도 좋다, 유명하지 않아도 좋다, 내가 일할 수 있고 또 배울 수만 있다면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당시 저에 대한 자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홍대신문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했고 바로 현장에 투입돼도 괜찮겠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죠. 

이런 자신감은 처음 저를 받아준 언론사에서 처참히 무너졌습니다. 서류 탈락을 거듭하다 처음 면접까지 올라간 자리에서 당시 면접관이던 편집국장은 “20년 기자 생활 하는 동안 고졸 신분으로 기자를 하겠다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더군요. 그래도 당시 편집국장은 고졸로서 기자에 도전한 저의 패기와 홍대신문에서의 기사들을 좋게 평가해 주셨고 다행히 함께 일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준비는 안 됐고 운만 따랐던 취직에 대한 대가는 컸습니다. 휴학생이라는 제 신분을 업무 도중 만난 많은 이들에게 납득시켜야 했고 대학생도 직장인도 아닌 어딘가 위치해 있다는 사실이 저를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하루하루 저를 억눌렀습니다. 주변에는 저와 비슷한 길을 선택한 사람도 없어 도움은 커녕 어려운 상황을 공감받기도 힘들었죠. 처음 1년은 제 선택에 대해 매일 후회하며 불안한 마음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하나하나 부딪혀보자는 일념으로 2년을 버텼더니 지금도 저는 여전히 어엿한 기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잘하고 있나 의구심이 들 때 ‘고졸 기자’라는 별명을 선물해 주신 편집국장은 제게 좋은 기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도 주십니다. 학교 문제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잘 해결되면서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감을 갖춘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잃은 것이 더 많았다고 생각되던 그 선택은 돌아보니 저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남들보다 빨리 꿈꿔오던 직업을 가지게 됐고 세상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도 갖췄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의 선택은 제가 어른이 될 수 있던 문턱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혹시 그때의 저와 같은 고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후배님들이 계신가요? 망설임 없이 본인을 믿으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본인의 선택이 언젠가는 옳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저희는 아직 젊습니다.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라면 저희에게는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열정이 있습니다. 또 잘못된 선택을 만회하기 위한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있는 셈입니다. 자신을 믿고 남아있는 많은 시간들을 믿고 여러분의 선택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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