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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삐걱대는 전공 나침반 바늘, 세상이라는 미로 속 길을 잃은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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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전공에 대해 만족하고 있나요?"

  현재 대학을 다니고 있는 청춘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과연 그들은 자신의 전공과 교육과정에 기대한 만큼 만족하며 대학시절을 보내고 있을까.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이 선택한 전공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가 찾아온다. 막상 전공을 접해보니 전공이 자신과 맞지 않거나, 혹은 목표했던 진로와 상이하거나, 혹은 목표했던 바와 점점 멀어지는 등의 이유로 자신이 선택한 전공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교육부에서 조사한 최근 4년제 대학의 전과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전과를 선택한 대학생들은 2013년 11,293명에서 2016년 14,723명으로 총 30.4% 증가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전과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대학교 2·3학년까지만 학과를 바꿀 수 있던 기존의 제도를 바꾸어 학생 들의 전공 및 강의 선택권을 확대했다. 또한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인문·사회계열의 취업준비 생들 중 54.2%가 ‘다시 수험생으로 돌아 간다면 지금의 전공을 선택하지 않겠다.’ 라고 답하였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수많은 대학생들은 자신의 꿈과 현실간의 괴리를 느끼며 전공에 대한 고민들을 겪고있다. 그렇다면 현재 본교의 학우들은 자신이 선택한 전공에 대해 어떠한 고민을 가지고 있을까. 본지에서는 전공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학우들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양한 이유로 전공고민에 빠진 학우들
  아직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전공에 대해 특별히 고민하는 바가 없을 것이라 예상했던 1학년 학우에게도 고민은 존재했 다. 노지현(상경학부1) 학우는 지난 3월 초, 대학에 입학하여 모든 것이 새롭고 즐겁기만 했던 3주간의 시간이 지나자 점차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전공고민을 털어 놓았다.


“원래 경영학에 대해 자세히 배우고 싶어서 상경학부를 선택했는데, 강의를 듣다보니 회계와 계산 등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 아쉬웠어요. 계속해서 계산을 하다보면 아직도 고등학교 수학시간을 못 벗어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흥미가 없어지니 이 전공이 저한테 맞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는 입학하기 전 떠올렸던 전공학문에 대한 기대와 실제 수업 내용이 일치하지 않자 전공수업 방식 또한 자신과 맞지 않다고 느꼈다. 반복되는 어려움에 자신의 전공 적합성 역시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상경학부는 2학년 말에 3개 전공 중 한 전공을 선택하게 되는데 아직 확신이 없어 고민이에요. 한번 선택하면 바꾸기도 힘드니까요.”라며 본인의 선택 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공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지금 결정하기는 아직 이른 것 같아 조금 더 배우며 시간이 지난 후에 결정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또한 “그래도 다른 여러 전공들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복수전공이나 전과 등의 제도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에요.”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지혜(광고홍보2) 학우는 2학년이 되면서 지난 1년 동안 느꼈던 전공에 대한 자신의 생각에 입을 열었다.


“제가 광고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고 들어와서 그런지 입학 초기에 가졌던 기대감이 충족된 느낌은 없어요. 나름 성격이 외향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좋아해서 잘 해낼 줄 알았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렇지 않아서 실망하기도 했고 제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 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는 전공을 선택할 당시 기대했던 전공 공부와 그것을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어려운 상황과 충돌하며 조금씩 깨지는 것을 경험했다. 때문에 앞으로도 전공 관련 공부를 잘해나갈 수 있을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그에게 앞으로 이러한 고민을 어떻게 할 생각인지 묻자, 아직 딱히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확신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고민에 대한 확실한 해답은 아니더라도 스스로에 대해 좀 더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또 한길만 걸으란 법은 없으니까 다른 길에 대해서도 고려해봐야겠어요.”라며 자신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고 다른 방향으로 찾고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고학년에 접어든 학우 역시 전공에 대한 고민을 피할 수는 없었다. 3학년에 재학 중인 박소영(국어국문3) 학우는 처음 생각했던 전공의 이미지와 실제로 접한 전공 공부는 달랐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가 기대한 국어국문학은 ‘국문학’에 더 가까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전공을 공부하면 창작활동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 각했어요. 물론 수능시험 문제는 문법과 관련된 내용이 있으니까 국어학을 배우게 될 것이라 예상은 했어요. 다만 이정도로 심화된 내용인지는 몰랐죠.”


  전공 공부자체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졸업에 근접한 학년인 만큼 취업에 대한 고민이 자신의 전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전공의 특성상 이를 활용해 취업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덧붙여 “부모님은 안정적인 직장을 가졌으면 하시지만 현재 전공 공부만으로 취직이 힘든 것이 사실이에요. 관련 계열의 진로는 어려울뿐더러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해요.”라고 말하며 씁쓸해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지 묻자 그녀는 그래도 배운 전공 안에서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고 한다. 동기의 추천으로 소설 창작 학회에서 활동한다며 현재의 전공을 기반으로 삼되, 게임시나리오나 영화시나리오 같은 실질적인 창작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에 입학하면 성인으로서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낯선 상황에 놓인다. 그 상황에서 유일하게 정해져 있는 것은 자신이 선택한 전공이기에 이에 대한 신념이 흔들리면 고민하게 되고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대학생에게 전공은 사회에 진출하기전 길을 잃지 않게 세워두는 이정표와 같다. 이것이 확실하지 않으면 망망대해와 같은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때문에 대학생들의 전공고민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자 필연적인 일 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지금의 전공에 확신을 품고 자신의 길을 나아가고 또 누군가는 또 다른 길을 찾기 위해 다시 시작하는 출발 점에 서있을 것이다.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든 앞으로의 나날들이 여태껏 살아온 날보다 많은 지금,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막막하거나 뒤처지는 것 같아 두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의외의 수확을 걷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고민하는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 모든 고민이 자신의 삶을 성실히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니 말이다.

정민주 기자 tjzero2004@mail.hongik.ac.kr
김보문 기자 qhans021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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