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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는 에브리타임의 익명성과 플랫폼 관리의 실패에 대하여

대학사회의 새로운 구심점 ‘에브리타임’, 갈등과 반목의 공론장으로 전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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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책임 주체가 없는 익명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승자없는 싸움
▲명확한 책임 주체가 없는 익명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승자없는 싸움

지난 2월, 본교 에브리타임 게시판에 미술대 학 대학원생의 성폭력을 고발한 대자보의 사진이 올라오면서 해당 게시글이 한동안 논란이 된 적 있다. 이와 같이, 에브리타임의 ‘익명’ 게시판은 사 용자들이 민감한 사안에 대한 담론을 여과 없이 발산하는 이른바 공론장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 만 때로는 정치적 견해 표출을 통한 소모적 논쟁, 특정인을 대상화하는 시도 등 무분별한 혐오 표 현의 장으로 변질되는 양상을 보인다. 최근 “익명 으로 글을 남기기 때문에 거친 발언을 내뱉는 사 람들이 많은 것 같아 아쉽다”라는 등 이용자들의 아쉬움이 담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실, 에브리타임이 학생 커뮤니티로서 대학 사회에서 기능하는 바는 비단 정치적 견해 표출 과 사회적 고발에 국한되지 않는다. 커뮤니티 빅데 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20대 모바 일 앱 라이프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1월 1 일(금)부터 2022년 3월 13일(일)까지의 에브리타임 의 일간 총 사용시간은 새 학기 개강 시즌을 전후 로 약 3배 이상 상승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의 공 론장적 성격이 각 대학의 학사 정보, 수강 현황과 관련한 학생들의 의견 교류로서 점층 되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지점은 해당 커뮤니티의 ‘익명성’ 과 결합하여, 사용자의 몰입도까지 증가시킨다. 에브리타임은 현재 사용자의 의제 상정에 있어 비교적 제약이 덜한 자유 및 비밀 게시판 등을 함 께 운영하고 있다. ‘익명성’은 어떤 행위를 한 사람 이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게 한다. 작성자의 신변 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더 욱 솔직하고,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다. 에브리타 임의 익명 게시판은 학교 내 발생한 불합리한 사 건을 고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며 사회적인 문 제를 주제로 한 토론의 장이 되기도 한다. 한편, 익명성을 무기로 불쾌감을 조성하는 사용자들도 비일비재하다. 이 같은 경우, 사용자의 신원을 파 악하는 것이 어려우며 작성자가 앱을 탈퇴할 시 ip 추적을 통한 수사는 어려워진다. 커뮤니티 내 익명성의 순기능이 역으로 작용하여 악성 이용자 에게 일종의 보호막이 되어준 것이다. 

▲2022년 3월 21일(월)~3월 25일(금)까지 본교 에브리타임 사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용 현황 설문조사
▲2022년 3월 21일(월)~3월 25일(금)까지 본교 에브리타임 사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용 현황 설문조사

본지에서 에브리타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에브리타임 내 발생하는 갈등 및 커뮤니티 내 익 명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당 플랫 폼을 사용하면서 갈등이나 분란이 일어난 게시 글을 접한 적 있는가?’란 질문에 84.8%가 ‘예’라고 답했다. 지속적인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를 묻자, 전체 응답자의 66.7%가 ‘커뮤니티 내의 익명성’을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응답자 A는 익명 게시판의 경우 학사 행정 이외의 내용은 다뤄지지 않아야 한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한편, 응답자 B는 익명 성이 가진 이중성을 언급하며 에브리타임을 ‘양 날의 검’에 비유했다. ‘에브리타임의 운영진이 익명성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악성 이용자들을 강제하며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라며 운영진 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해당 플랫폼의 관 리 주체로서 에브리타임의 역할론이 부상하는 대목이다. 익명의 커뮤니티 개발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신고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나, 단순 신고 누적으로 게시물을 삭제시키거나, 계정을 정지시키는 등의 일괄적인 페널티를 부여하는 점 이 가장 큰 문제다”라며 사용자의 혐오성 표현 등 이 여과 없이 투영될 수밖에 없는 에브리타임의 구조적 결함을 지적했다. 이어 집단사고에 의해 제재 대상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본지는 에브리타임의 신고 대응 매뉴얼 과 모니터링 절차에 대해 묻고자, 에브리타임의 운영사로 알려진 ‘비누랩스’의 본사에 방문했으나, 비누랩스가 공유 오피스인 해당 건물에서 이미 퇴실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현재 해당 기업의 본 사 위치는 포털사이트에 명확히 게재되어 있지 않아서비스이용중문제가생길시제대로된 사후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사고 대응과 신고 접 수와 관련한 에브리타임의 운영 실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박치영기자(homme623@mail.hongik.ac.kr) 

이지원기자(easyone001@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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