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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 (IP) 확보에 열 올리는 콘텐츠 업계, 웹툰은 마르지 않는 샘물
▲티빙의 <술꾼도시여자들>(2021)

넷플릭스(Netflix), 디즈니플러스(Disney Plus), 왓챠(Watcha), 웨이브(Wavve) 등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이하 OTT)가 대거 등장했다. OTT는 일반 지상파 방송과 달리 소비자는 매월 요금을 내고 구독을 갱신해야 하기에 콘텐츠 공급자는 계속해서 화제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각 OTT 플랫폼끼리의 경쟁과 콘텐츠 및 지적재산권(IP) 확보에 대한 열기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인기몰이에 성공한 작품엔 어떤 것이 있을까?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티빙(Tving)의 <술꾼도시여자들>(2021), 넷플릭스의 <D.P>(2021) 그리고 지난 5월 6일(금) 공개된 넷플릭스의 <안나라수마나라>(2022)는 모두 원작이 웹툰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D.P>(2021)

▲넷플릭스의 <안나라수마나라>(2022)

 

웹툰의 드라마화 경향에 대한 분석 

 

스마트 디바이스의 확산을 비롯한 미디어 환경의 급변은 콘텐츠의 다양화를 가져왔다. 사람들은 더 이상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공간에서 한정된 콘텐츠를 즐기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이 터지는 모든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작품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매년 수행하는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2021)에 따르면, 개인 매체 보유율 가운데 스마트폰은 93.4%, OTT 이용률은 69.5%를 차지한다. 이러한 미디어 이용 행태는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기 용이해, 이른바 ‘마니아층’을 확산했다. 시청자들의 세분화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급자들은 콘텐츠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고, 다양성과 창의성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 선정의 기준이 됐다. 그렇다면 웹툰은 어떤 특성 때문에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제작하기 적합한 것일까? 

첫 번째 특성은 ‘제약 없는 표현’이다. 창작에 있어 제약이 덜하기에 시·공간적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며, 장르 간 *크로스오버에 용이하다. 사건의 시간대는 과거 혹은 현재일 수도 있고, 장소 또한 전 세계 혹은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세계까지 가능하다. 두 번째는 시각화에 용이하다는 점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하면서 극본과 촬영 사이에는 ‘스토리보드’를 짜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는 장면을 어떤 구도로 연출할지 시각적으로 미리 보여주는 작업이다. 한편 웹툰을 원작으로 할 경우, 이는 웹툰 자체가 스토리보드가 돼, 향후 연출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이미 공개된 웹툰을 통해 해당 지적재산권 (Intellectual Property)의 수익성을 점검해 볼 수 있단 점이다. 제작과 수익 발생의 단계까지 시간적 격차가 존재하는 드라마 특성상 제작 결정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콘텐츠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 속에서, 의사결정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이미 대중의 평가를 받고 팬층을 형성하기도 한 웹툰의 IP는 이러한 결정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다. 

웹툰이 드라마화됐을 때의 변화는 외부와 내부적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외부적 측면은 시청자의 호응에서 나타난다. 원작의 유무는 웹 드라마의 흥행 및 채널 구독자 수와 정비례한다. 웹툰 원작 드라마의 경우 ‘후광효과’를 얻기 때문인데, 이는 한 가지 두드러진 특성이 다른 전반적인 장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이미 원작 웹툰의 팬이라면 드라마화가 됐을 때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나아가 흥행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한편, 내부적 측면에서의 변화는 콘텐츠에 대한 매체 전환과정에서 일어나는 감정이입의 정도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정적이고 평면적이던 웹툰은 드라마화되면서 동영상이 되고, 실제 소리로 표현된다. 이는 웹툰일 때보다 극에 대한 수용자의 몰입을 강화할 수 있다. 이렇듯 제작 단계에서부터 팬덤을 확보하고, 이들의 감정이입을 더 쉽게 한다는 점에서 드라마는 웹툰의 특성 중 제약 없는 표현이 가능해진다. 검증된 스토리와 굳건한 팬층은 다른 부가적인 요소보다 작품 자체에 집중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기 쉬운 것이다.

*크로스오버: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뜻으로, 주로 대중문화 영역에서 사용되는 단어다. 

 

웹툰의 드라마화, 새로움의 시작!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들이 나오기 이전, 드라마 판에는 장르와 내용의 다양성이 부족했다. 2010년대 드라마 중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작품을 본다면 △<왕가네 식구들>(2013) 48.3% △<내 딸 서영이>(2012) 47.6% △<태양의 후예>(2016) 38.8% △<부탁해요 엄마>(2015) 38.2% △<내 딸 금사월>(2015) 34.9%로 이때까지 흥행했던 드라마는 대부분 가족드라마 혹은 로맨스 장르의 드라마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웹툰이 드라마화되기 시작하면서 무궁무진한 다양성을 가진 그림 속 세계가 현실 세계로 변환되며 드라마 판도를 바꾸고 있다. 웹툰 원작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해 새로운 장르의 문을 열어놓으니 그 뒤를 이어 비슷한 장르의 드라마들이 생겨나 인기를 얻는 경우도 많다. 웹툰 원작 드라마는 기존에 있었던 장르더라도 내용의 구성이 색다르고, 부진했던 소재들을 물 밖으로 끌어내기도 하며 아예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기도 한다. 웹툰 원작 드라마와 그를 뒤이어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짠내 나는 직장인들의 고군분투기 <미생>(2014),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2019)

흥행한 웹툰 원작 드라마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미생>은 카카오 웹툰 <미생>(2012)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직장인의 애환과 현대인의 삶을 잘 담아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며 큰 인기를 얻었다. 그전까지 흥행했던 드라마들에 비해 비교적 특별한 바 없고 일상에서 흔히 보일 법한 평범한 인물을 중심으로 주인공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며 회사의 일상을 그려 나간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회사를 중심으로 다룬 드라마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회사라는 배경은 로맨스 드라마를 그려내기 위한 배경일 뿐이거나 흥행에 실패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미생의 흥행 이후 회사의 업무를 중심으로 다루는 드라마들이 다수 생겨나고 흥행에도 성공한다. 그 중 대표적인 예로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2019)가 있다. 해당 드라마에는 로맨스 요소도 있지만, 포털 회사 직원들의 고군분투기를 다루며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평범한 서사에 집중하게 만든다. 

 

K-좀비 △<킹덤>(2019) △<스위트홈>(2020) △<지금 우리 학교는>(2022)

좀비를 다룬 영화는 많지만, 드라마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한국 드라마 중에서는 <킹덤>이 나오기 전 흥행한 좀비 드라마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킹덤>은 와이랩(YLAB) 소속 웹툰 <신의 나라>(2014)를 원작으로, 좀비와 사극의 결합이라는 신선함이 눈길을 끌었다. 그 뒤를 이어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좀비 드라마 열풍이 일며 모두 전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했다. △<킹덤>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처럼 흥행에 성공한 좀비 드라마는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에 주목할만하다.

이 외에도 드라마에서는 쉽게 다루지 않았던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승리호>(2020), 드라마 속에 애니메이션 요소를 추가해 새로움이 돋보였던 <유미의 세포들>(2021), 한국에서는 잘 선보이지 않았던 장르인 뮤직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2022), 모두 웹툰의 내용을 잘 전달하면서도 흥미를 돋우기 위해 신선한 장르에 도전했다. 이처럼 웹툰 원작 드라마들이 새로운 장르의 출발선을 긋고 흥행에 성공해 한국 드라마의 미래에 기대감을 불어넣고있다.

 

신시장으로서의 웹툰 IP의 확산 가능성과 매력  

웹툰 IP의 활용은 영화와 드라마를 막론하고,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콘텐츠 시장에서 웹툰 IP가 점하고 있는 의미와 매력에 대해 질문하고자, 코코아비전의 IP 사업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는 문성주 본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서, 문 본부장은 지난 4월 28일(목)에 본교 <한류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수업에서 영화 콘텐츠 기획과 IP 사업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 바 있다.

Q.웹툰을 영화화한 사례는 드라마에 비해, 부진하다. 웹툰을 매개로 2차적 저작물로서 콘텐츠를 제작할 경우, 영화와 드라마의 기획/제작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A. 웹툰을 원작으로 한 모든 드라마가 성공하지 않은 것처럼, <신과 함께>와 같이 웹툰을 원작으로 한 흥행한 영화도 있다. 웹툰 IP의 활용에 있어, 영화와 드라마의 성적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영화와 드라마에는 분명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 영화는 2시간 내에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기승전결의 구조를 필요로 하는 반면, 드라마는 짧게는 6부작, 보통 12부작, 길게는 20부작 이상의 구조를 갖춘다. 따라서 웹툰의 영화화는 긴 서사를 2시간으로 압축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웹툰은 초반 4회에 가능한 한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야 한다. 캐릭터들의 빌드업 과정을 통해 클라이맥스로 이어지는 영상물로서 영화의 방향성과는 사뭇 다르다. 드라마는 1화 내지는 2화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어야 한다. 웹툰의 표현방식이 영화보다는 드라마와 더 유사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최근 스토리 산업은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고자 여러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Q. 웹툰을 원작으로 한, 콘텐츠들이 모두 성공하지 않는다는 점은 저조한 성적을 받고 종영한 TVING의 <내과 박원장>(2022)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웹툰을 IP로 영화, 드라마화할 때, 사용되는 성공 공식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A. 성공 공식이 정해져 있다면 모두가 실패 하진 않을 것이다. 한편, 콘텐츠가 성공하지 못한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일례로, 웹툰의 독자층과 영화나 드라마의 관객층이 다르고, 웹툰에서 인기가 많더라도 영화화, 드라마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해외 OTT용 기획은 지상파나 EBS보다는 제약이 적어서, 헌병(<D.P>), 신흥종교(<지옥>), 학교 좀비(<지금 우리 학교는>) 등 비교적 다양한 소재를 다룰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제작비가 부족해, 콘텐츠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근에는 분명 소재나 장르의 제약에서 자유로워진 측면이 있다. 

 

Q. 향후, 드라마 및 영화 콘텐츠에서 웹툰 IP의 매력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와 함께, 한국 웹툰 IP의 시장 구조가 대형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지금, 이 같은 독점 구조가 양질의 웹툰 IP를 발굴하는 것에 방해가 된다는 일각의 견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자본만큼, ‘팬덤’이 중요한 투자 제작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독자층이나 인기도 측면에서 웹툰은 영상화 기획으로서는 아주 매력적인 요소다. *BL의 영상화, 웹툰의 애니메이션화에서 알 수 있듯, 웹툰은 원천 콘텐츠로서 IP 사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서, 대형 플랫폼 기업이 산업을 확대하고, AI 기술 개발이나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임에 틀림없다. 산업이 커졌기 때문에 좋은 콘텐츠들이 계속해서 사랑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독과점 구조는 어느 분야에서든 단점과 폐해를 낳기 마련이다. 창작자들은 기계가 아니고, 독자들 역시 맹목적 소비자가 아니다. 창작자 보호, 산업인력 교육 및 채용 확대, 수익의 재투자 등이 제도적이나 구조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창작자와 독자들은 언제든지 다른 분야로 떠나게 될 것이다. 대형 플랫폼의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깨어 있는 독자들의 힘이 필요해 보인다. 

*BL: 남성의 동성애를 소재로 한 여성향 만화, 소설, 게임 등의 장르이다.

 

 

 

노소영 기자(0415laura@mail.hongik.ac.kr)

박치영 기자(homme623@mail.hongik.ac.kr)

서현아 기자(seohyeona28@mail.hongik.ac.kr)

 

 

[참고문헌]

 

후루카와 유미, 김경희, 「웹툰을 활용한 드라마 제작의 매체 전환에 관한 연구」, 글로벌문화콘텐츠학회, 2018.

김선기, 유건재, 「원작의 유무와 아이돌 출현이 웹드라마 흥행에 미치는 영향: 채널구독자수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한국콘텐츠학회,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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