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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덕, 박지현, 북코리아, 2021

<전략경영> 신형덕 교수가 추천하는 『문화 트렌드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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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쓴 책을 가벼운 마음으로 소개하기는 쉽지 않다”

본교 전인수 교수님께서 2019년에 본 칼럼에서 자신의 저서를 소개하면서 서두에 적으신 글이다. 필자도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글을 시작한다. 그러나 『문화 트렌드 2022』는 여러분이 읽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기에 소개하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바야흐로 트렌드서의 전성기이다. 시중에는 흘깃 보아도 서적 대여섯 개 이상이 전시돼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유행에 뒤지지 않으려는 조급함과 앞서려는 도전정신을 무장한 독자들은 트렌드 서를 통해 세상을 읽으려 한다. ‘워라밸’, ‘가심비’ 등 많은 신조어가 트렌드 서를 통해 유행하고 있다. 트렌드서의 홍수 속에서 『문화 트렌드 2022』는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가?

이 책은 현대의 정치, 경제, 사회, 기술 등 다양한 영역의 진화 과정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문화 트렌드를 발견하고(What do we see?), 그 트렌드가 발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에 대해 분석하며(Why is it?), 더 나아가 그 트렌드가 가까운 미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측한다(Where is it going?). 즉 현재 유행하는 트렌드를 단순히 나열하는 대신 이 세 가지의 분석 절차를 12개의 문화 트렌드에 일관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이 시대의 문화적 현상에 대한 이해를 입체적으로 돕는다. 이것이 이 책의 차별점이다.

이 책은 『문화 트렌드 2021』에서 예측했던 내용에 대한 평가로 시작된다. 그 책에서 다뤘던 오디오북, OTT 플랫폼, 예능 프로그램, 플래시 문화 등 12가지 트렌드가 2022년에 어떤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검토한다. 그리고 2022년에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12가지 트렌드에 대해 소개한다. △경제 현상의 영역에서는 아트테크, 보복 소비, 구독경제 △콘텐츠 시장 영역에서는 디지털캐릭터, 숏폼 콘텐츠, 트랜스 미디어 △사회 현상의 영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이방인, 금기를 깨는 예능, 아마추어를 자청하는 프로 △심리 현상의 영역에서는 대리만족, 진정성, 사적 응징에 대한 열광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사적 응징에 대해 열광하는 트렌드를 살펴보자. 독자는 2021년 초반에 인기를 끌었던 <모범택시>, <빈센조>, <마우스>를 기억할 것이다. 위 드라마 기저에 흐르는 주제는 바로 사적 응징이었다. <모범택시>의 광고문구는 “정의가 실종된 사회, 전화 한 통이면 오케이”였다. 사적 응징을 금지하고 공권력에 의한 처벌만을 정당화하는 현대의 사법 체계와는 무관하게 시청자들은 이제훈과 송중기의 불법적인, 그러나 속 시원한 사적 응징에 열광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불공정해 보이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 대한 반감을 담고 있는데, 사실 이러한 반감이 새로운 것은 아니었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해왔다. 이 책은 <대부>, <셜록>, <21 브릿지: 테러 셧다운>을 예로 들며 사적 응징에 열광하는 이유를 공권력의 한계, 공권력의 부패, 차악 선택의 불가피성의 세 가지에서 찾는다. 즉 사적 응징에 대한 대중의 갈망은 이미 존재했지만 어떤 이유에 의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특히 부각됐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현상이 사회의 성숙과 정보의 공개 수준의 향상에 따라 2022년에 부각될 수도, 또는 잠잠해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제 우리는 2022년 상반기를 살면서 그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과연 우리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음모와 술수가 판치지 않는, 작년보다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는가? 만약 그러하다면 사적 응징에 대한 열광 현상은 누그러질지 모른다. 부당한 권력에 의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고, 소수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가 이루어지며,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이 온당한 처벌을 받는 세상이 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사적 응징을 주제로 하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카타르시스를 얻지 않더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 밖에도 미술시장 호황에 따르는 다양한 아트테크 투자, 코로나 사태에 이어지는 보복 소비 현상, 광고계를 휩쓰는 디지털 아바타 등 다양한 현상의 현재, 과거, 그리고 미래를 설명한다. 이러한 현상이 2023년에 어떤 형태로 이어질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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