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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드는 BX 디자이너

김소현(시각디자인16)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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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시각지다인16) 동문
▲김소현(시각지다인16) 동문

세상에는 다양한 브랜드가 있다. 한국에서 커피 브랜드만 해도 500개가 넘는다. 이 치열한 브랜드 경쟁 시대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는 상품이나,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도 브랜드화돼 디자인이 필요한 시대다.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재탄생 시키는, BX(Brand Experience) 디자이너, 김소현(시각디자인16) 동문을 만나보았다.

 

Q. 본교 시각 디자인과를 전공하셨는데 처음 디자인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원래 책 디자인 쪽에 관심이 있어서 막연하게 책 만드는 사람 혹은 디자인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지 레이아웃부터 표지까지 책 한 권을 완성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시각 디자인이라는 더 크고 포괄적인 분야를 먼저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대학교 3학년 때 처음 BX(Brand Experience) 디자인을 접했고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가게 됐다. 아르코 미술관 리브랜딩(Rebrandig)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안내 책자 같은 지류와 연관된 디자인을 하기도 해서 책 디자인에 대한 욕구가 어느 정도 해소되기도 했다. 지금으로선 책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큰 욕구는 없지만 좀 더 경험치가 쌓인 후라면 책 한 권을 다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도 있다.

 

Q. 동문은 현재 브랜드 디자인 회사인 ‘네임드(named)’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회사에 입사하게 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하다.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또한 알려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A.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욕심에 디자인 에이전시를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당시에 현재 회사 공고가 떠서 지원하게 됐다. 당시 한 600명 정도가 지원했고 3~4명이 뽑히는 거였다. 이 회사 전에도 서너 군데 다른 곳에 지원했었다. 그런데 떨어진 에이전시 중에서 한 대표분이 메일로 내 포트폴리오를 교정해줬다. 보통 이런 경우가 흔치 않은데 내가 신입이고, 처음 지원서를 작성해 본 걸 알아서 그에 대해 조언을 해준 것이다. 그때 한번 포트폴리오를 교정하고 면접을 거쳐 현재 회사에 최종 합격했다. 포트폴리오에는 BX 디자이너로 지원한 것이기에 여러 브랜딩 작업물을 넣었다. 

▲아르코미술관 연간 브로슈어, Ring binding, 2021
▲아르코미술관 연간 브로슈어, Ring binding, 2021

Q. 네임드 회사는 다양한 브랜드들의 포스터부터 패키지 디자인까지 넓은 범위의 시각 디자인 작업을 하는 회사다. 네임드에 다니면서 가장 인상 깊게 했던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아직 오래 다닌 편은 아니지만‚ 에이전시 특성상 짧은 기간 내에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 초반에는 유튜버로 활동 중인 ‘영국남자’ 측에서 만든 김치 브랜딩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최근엔 성수동 쪽에 유명한 맥주 양조장에서 새로 출시하는 막걸리 브랜딩을 하고 있다. 이번 막걸리 브랜딩을 하면서 병 패키지에도 처음 참여했다. 아무래도 식품이다 보니 디자인적으로 규제되는 요소도 많아서 까다롭기도 하다. 하지만 병이란 입체에 입혀지는 디자인을 하고, 규제 안에서 디자인적으로 완성도를 올리는 일에 재미를 느꼈다. 이 회사에 입사한 초반엔 기업 브랜딩 쪽에 관심이 더 있었는데 의외로 이런 패키지류, 병류에도 흥미를 느끼게 된 것 같다. 

▲Picky Wicky(피키위키), Brand Identity, 2021
▲Picky Wicky(피키위키), Brand Identity, 2021

 

▲홀리워터의 ‘마크홀리’(Mark Holy) 막걸리/ 출처: 홀리워터
▲홀리워터의 ‘마크홀리’(Mark Holy) 막걸리/ 출처: 홀리워터

Q. 동문은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 클럽(이하 FDSC)’ 소속 디자이너다. FDSC에 가입하게 된 이유와 FDSC 소속으로 따로 하는 활동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처음 알게 된 건 대학생 때 ‘유어마인드’에서 개최하는 ‘언리미티드 에디션-서울 아트북 페어’에서 알게 됐다. 전부터 가입하고 싶었는데 프로 디자이너가 된 후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한편에 있었다. 그래서 2년 차 디자이너가 됐을 때, 연차마다 얻고 싶은 정보도 많아지고 고민이 쌓여서 가입하게 됐다. 가입을 위한 지원서 작성 시 개인의 의견을 많이 물어본다. 어떤 정보를 나눌 수 있는지, 여기서 어떤 것을 얻어가고 나누고 싶은지 등을 묻는다. 또한 페미니스트로서의 입장도 물어본다. 이에 대한 답변을 적어서 지원서를 내면 ‘오픈 데이’라고 3시간 정도 FDSC에서 보내주는 모임 링크를 통해 FDSC를 미리 겪어보고 최종 결정을 할 수 있다. FDSC 내에는 회원끼리 여는 소모임이 많다. 특히 운동 관련, 요가, 러닝, 등산 등의 운동 소모임이나 여성 디자이너로서 가진 생각이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모임도 있다. 이는 ‘슬랙(Slack)’이나 ‘노션(Notion)’이란 앱을 통해 주로 이루어진다. 여러 채널 중 원하는 곳에 접속해 관련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 

 

Q. 본교는 미대 내 소모임 활동이 활발한 학교 중 하나다. 동문은 본교에서 어떤 소모임을 했었는지 혹은 본교에서 디자인적으로 도움을 받았던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학부가 본교 서울캠퍼스이긴 하지만 세종캠퍼스에서 복수 전공을 했기에 세종캠퍼스 쪽 그래픽 소모임에 들어갔다. 이 소모임에서 방학 때 약 일주일간 California College of Arts(이하 CCA)에서 온 학생들과 여름 워크숍을 갔던 기억이 많이 남는다. CCA 학생들과 함께 작업하며 다른 여러 나라의 그래픽 작업과 우리 작업을 섞어볼 수 있었던 즐거운 경험이었다. 또 소모임이 아니더라도 본교 교수님이나 학우들을 통해서 재밌는 일거리를 많이 소개받기도 하고 포트폴리오에 대한 조언도 받아서 크게 도움이 됐다.

 

Q. 현재 디자인 분야는 2D 평면 작업뿐만 아니라 영상 쪽으로도 장르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 활발히 디자인계에서 작업을 하면서 요즘 디자인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또한 동문은 어떤 작업을 궁극적으로 추구하는지 궁금하다.

A. 어떤 디자인 시안을 설명하거나 대상을 소개할 때 정말 도움된다고 생각이 들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다. 모션이나 2D 혹은 3D 영상이 고객을 설득하는 데 효과적이면 사용한다. 어쩌면 하나의 흐름일 수도, 무조건 따라가야 하는 방식일 수도 있겠다. 아직 잘 모르겠지만 브랜딩을 하면서 시네마 포디(Cinema 4D)나 블렌더(Blender) 같은 툴을 공부하기도 하고 전문 디자이너분이랑 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나 또한 이런 영상 작업물, 업계 흐름을 보면서 내 작업과 어떻게 결합해나갈지 탐구하고 있는 과정인 것 같다.

 

Q. 현재 디자인과에 재학 중이거나 동문과 같이 브랜드 디자인 회사에 취직하고 싶은 본교 학우들에게 조언 부탁한다.

A. BX 디자인은 개인적으론 생각보다 훨씬 포괄적이고 매력적인 분야다. 사실 디자인을 가이드라인에 납품했을 때 업체에서 가이드를 잘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고, 그냥 허상의 파일이 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사람이든, 상품이든 하나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짜릿한 경험이다. 브랜드 자체가 태어나기 전부터 기획에 참여하고, 태어났을 땐 내가 생각한 아름다움으로 상품의 이미지가 구축된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또한 타이포부터 3D, 일러스트까지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기 때문에 적성에 맞다면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체력이 중요하다. 현업 디자이너가 돼서 많이 느낀 것 중 하나가 디자인은 정말 엉덩이 싸움이란 것이다. 기본적인 운동도 꾸준히 해서 체력을 길렀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생 때는 돈이 안 돼도, 지금 해볼 수 있는, 해보고 싶은 다양한 작업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 혼자 해도 되고, 마음 맞는 친구가 있다면 같이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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