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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디자이너 황재근(도예95) 동문난해한 디자인을 통해 특색 있는 패션을 만들다

  황재근 동문은 보편적인 패션 디자인 과정을 벗어나 다양한 재료 사용을 통해 파격적인 시도를 선호하는 패션디자이너이다. 그는 본교 도예과를 졸업한 이후 패션디자이너에 대한 꿈을 가지고 벨기에 엔트워프 왕립 예술학교(Antwerp Royal Academy of Fine Arts)로 유학길에 올라 한국인 최초로 졸업했다. 2015년 ‘제34회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에서 신인디자이너상을 수상하고, 최근에는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OnStyle)부터 <복면가왕>(MBC) 가면 디자이너, <마이 리틀 텔레비전>(MBC)에 이르기까지 패션뿐만 아니라 방송 분야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를 넘어서 다양한 방면을 넘나드는 엔터테이너가 된 황재근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어려운 집안 환경 속에서도 엔트워프 왕립 예술학교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패션디자이너를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어릴 때 어머니가 다양한 천과 실로 옷을 디자인하는 것을 보며 자연스레 옷을 만드는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회화를 전공하고 싶었지만, 의복에 회화적 요소를 더해 패션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도예를 전공하면서 3차원의 작품에도 회화적인 미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물성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재료를 다루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그러나 도예에서는 일반적으로 제작자가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작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디자인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패션디자인은 보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개성적인 디자인을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사용자와 소통을 하며 디자인에 대한 즉각적인 비평이 가능하다. 이러한 점에서 패션디자인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되어 패션디자이너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되었다. 먼저 패션쇼나 패션디자인 컬렉션을 찾아보기 시작했으며, 당시 본교에 있었던 패션디자인 교양 수업과 더불어 사진학, 염색학 등의 관련 수업을 듣고 디자인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히려 노력했다. 패션디자인에 대한 꾸준한 관심 끝에 엔트워프 왕립 예술학교로 유학을 갈 수 있었다.

Q. 패션디자인 분야는 특히나 개성적 디자인과 보편적 디자인 사이에서 무엇을 택할지 고민이 많을 것 같다. 본인은 어떤 패션디자인을 추구하는가? 

A. 나는 개성적인 패션디자인을 추구한다. 대부분의 패션디자이너들은 개성보다 보편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보편적인 디자인을 시도하는 디자이너가 너무 많기 때문에 디자인을 풀어가는 방법에 제약이 많다. 이에 다수의 기성 브랜드들은 보편성, 편리함, 저렴함을 강조하며 대단한 가치가 없더라도 대중으로부터 무난한 반응을 끌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개성 강한 패션디자인은 이를 시도하는 사람이 적을뿐더러, 디자인 작품을 매개로 디자이너에 대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 개성적인 패션디자인을 선호하는 대중들은 브랜드를 통해 디자인의 특징이 드러나기를 기대한다. 엔트워프 왕립 예술학교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하며 상업성으로부터 벗어난 시도를 해봤던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디자인에 대한 대중적 공감을 얻기보다는 재미있고 특이한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패션디자인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의도를 잘 표현하는 것을 가장 중요시하며, 이에 대한 대중적인 반응은 그 다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2016 S/S Lookbook (출처 : ZE QUUN)

Q. 지금까지 디자인을 해왔던 작품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갔던 작품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엔트워프 왕립 예술학교 1학년 재학 시절에 첫 과제로 했던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작품이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작업실에 대각선으로 눕혀놓고 손으로 직접 다림질을 하며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나만의 방식으로 디자인을 해야겠다는 신념이 강했다. 그래서 애초에 기획한 디자인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마음에 들 때까지 끊임없이 수정하며 만들었다. 학교에서는 패션디자인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은 제공하지만 디자인의 과정 자체를 알려주지 않아 학생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위 작품을 만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나와 가장 잘 맞는 디자인 과정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디자인 작업에 임하고 있다.

Q. 디자이너라는 직업에서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특이한 재료나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나는 한 눈에 기억할만한 패션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매번 디자인을 할 때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며 어떤 표현 방법이 좋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낀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었던 재료들을 조합했을 때 새로운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옷에만 집착하지 않는 패션디자이너로 사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일반적인 패션디자이너들은 런웨이에 자신의 작품을 내고 협찬을 하는 데에 집중하지만 나는 타 분야의 디자인을 패션디자이너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활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한정판(Limited Edition)’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황재근만의 색깔로 테이블을 디자인한다면, 또는 에어컨을 디자인한다면 난해함과 동시에 특색 있는 활동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시도해보기는 어렵지만 상상 하는 것만으로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출처 : 황재근 인스타그램)

Q. 최근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같은 예능 방송과 더불어 <복면가왕>을 통해 가면을 매개로 패션과 대중문화를 결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패션 이외의 분야에 도전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A. 최근에는 패션의 콘텐츠화에 관심이 생겼다. 패션은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니기는 어렵다. 하지만 패션을 매개로 다른 매체와 결합한다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낼 수 있다. <복면가왕>의 경우, 복면을 쓴 가수는 하나의 캐릭터를 가지게 된다. 캐릭터에 맞는 가면과 분장, 옷 등이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하며, 시청자들은 노래뿐만 아니라 캐릭터 자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또한 대중들과 패션을 매개로 소통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황재근 가면북』(2017)을 출간하여 방송에서만 봐왔던 가면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은 ‘패션디자이너’라는 직업은 공과 사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대중들은 패션디자인을 멀게만 느끼고 허영이 많은 활동이라고 인식하기 쉽다. 생활의 구성요소를 의식주(衣食住)라고 이야기하듯이 패션은 일상 속에 녹아있는 친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같은 예능에 출연하여 패션디자이너의 일상을 공개하는 등 패션디자인이 일상적이며 편한 활동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복면가왕' 가면 (출처 : 황재근 인스타그램)

Q. 선배의 입장에서 본교 학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최대한 즐겁게 대학생활을 했으면 한다. 자신만의 목표가 있다면 목표에 맞게끔 학교를 활용하면서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남들과 똑같이 스펙 쌓기에 전념하면서 괴로움만을 느끼기보다는 먼저 자신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떤 것에 재미를 느끼는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고민 후에는 자신의 목표 달성에 연관이 있는 활동을 하나하나 해보는 것이다. 내가 굳이 패션디자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디자인 분야의 수업을 들었던 것과 같이 다양한 활동을 해봐야 한다. 노력하는 과정 중에는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이에 많은 학생들은 결과의 불안이라는 틀에 갇혀서 방황하거나 쉽게 포기한다. 그러나 여러 경험들이 쌓여 자신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

조성호 기자  leopard310@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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