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대학생, ‘대한민국의 변화’를 꿈꾸다

광장으로 모인 대학생, 새로운 주역이 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10월, 어느 토요일 광화문 광장으로 되돌아가 보자. 평소와는 다른 거리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각자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며, 그 틈에서 여러 대학교의 깃발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만 같았던 대학생들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앞 다투어 광장으로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SNS상에서 각 대학교 총학생회 및 학생 단체들이 시국선언을 하는 등 정부를 향한 입장을 펼쳤고, 대학생들은 서서히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과거, 독재를 반대하며 화염병을 던지던 대학생들은 여러 청년 문제, 사회 문제를 겪으며 점점 정치에 등을 돌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정치에 무관심했던 대학생들이 다시 광장으로 나왔다. 그들을 광장으로 이끈 것은 무엇이었을까?

조은빈 기자 eunbin7072@mail.hongik.ac.kr

 

 

다시 튀어 오르는 대학생 정치참여

과거와 현재 대학생의 정치참여 모습을 돌아보다

  해방 이후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해 1980년대까지 반독재 투쟁을 이끌어온 것은 다름 아닌 대학생이 주축이 된 ‘학생운동’이었다. 학생운동은 주로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하야시킨 4·19 혁명, 전태일 열사를 주축으로 이뤄진 노동권 보장 운동, 전두환 정권의 군사독재를 막으려던 5.18 민주화 운동,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이뤄낸 6월 민주항쟁 모두 대학생이 주축이 되었던 사례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학생운동은 민주주의 선거 제도가 정착한 1990년대에 들어서자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물리적으로 충돌하지 않고도 정치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학생들은 사회문제보다 학내문제에 관심을 쏟게 된다. 또한 1997년 IMF 사태로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대학 졸업 이후 마땅한 직업을 갖는 일이 어려워졌고, 결국 대학생들은 사회문제보다 개인의 능력 신장과 취업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학생의 정치참여는 2000년대에 들어서자 정치적 무관심으로까지 번지게 된다. 2013년 커리어넷에서 대학생 6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년층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30.7%는 정치에 대해 ‘관심 없는 편’이며, 10%는 ‘전혀 관심이 없음’이라고 답변하였다. 또한 전체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51.4%가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없다고 응답하며 대학생의 정치적 무관심 경향이 드러났다. 이러한 경향은 역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대의 투표율은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68.2%,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 56.5%,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46.6%로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1948년 제헌국회를 시작으로 69년간 20대 국회의원의 수는 지역구 의원 기준, 총 11명으로 20대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대표자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렇듯 정치에 계속 무관심할 것만 같았던 대학생의 정치 참여는 최근 들어 다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대학생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지면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주민청원 제도를 통해 정치가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고, 주민소환 제도를 통해 정치가를 견제할 수 있게 되어 사회를 직접 바꿀 수 있다는 효능감이 높아지며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 2013년에는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불며 많은 대학생들이 이를 통해 대외적으로 정치·사회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공론화하였으며, 2016년 대학가에서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책임을 놓고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정치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투표율에 곧장 반영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대 총선에 비해 20대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은 28.6%에서 41.5%로 크게 상승했다. 청년 유권자들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1. 중앙대학교2.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3. Wikimedia Commons4. 고려대학교5. 위키백과6. Wikimedia Commons7. 홍대신문
1. 중앙대학교2.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3. Wikimedia Commons4. 고려대학교5. 위키백과6. Wikimedia Commons7. 홍대신문

조성호 기자 leopard310@mail.hongik.ac.kr

참고 자료
최승원, 「1990년대 후반 학생운동의 위기와 대응 - 신 유형의 참여자와 운동 변화」, 한국여성정책연구소, 2009
민철기, 「1990년대 학생운동의 쇠퇴원인 : 정치적 기회구조를 중심으로」, 서강대학교 대학원, 2004

 

 

뜨거워진 대학생의 정치참여, 그 속내를 살피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대학생

  그렇다면, 대학생들은 왜 갑자기 ‘정치’에 관심을 가지며 적극적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을까. 대학생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 사회의 흐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08년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로 한 차례 더 금융 위기가 닥쳐오면서 취업 시장은 더욱 얼어붙었고, 고용 또한 불안정해졌다. 사태는 이후 해결되지 않았고,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청년층의 취업 문제는 더욱 심화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인 15-29세의 실업자는2015년 39만 7,000명에서 2016년 43만 5,000명으로 증가하였으며 취업준비생 및 졸업유예자 등 잠재적 실업자를 합치면 체감 실업률이 20%에 육박한다. 계속되는 취업난은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낳았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청년층에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더불어 재학 중에는 높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감당해야 하는 대학생들이 졸업 이후에 취업난에 허덕이게 되면서 청년들의 고충은 더 심각해졌다. 이후 힘겹게 살아가는 청년 세대와 이들이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모습은 다양한 신조어로 표현되기 시작했다. 주거, 취업, 결혼, 출산 등 인생에서 많은 것들을 포기하기 시작한 ‘N포세대’, 무급인턴과 열정페이가 난무하는 지옥과 같은 모습을 표현한 ‘헬조선’ 등 여러 용어가 등장했다. 이러한 용어가 매스컴과 인터넷상에서 널리 사용되며 사회의 병폐를 지적하며 청년층의 문제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 상의 문제이라는 인식 사회 전반이 뿌리내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은 문제의 본질적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높은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으로 박근혜 정부는 ‘소득연계 맞춤형 국가장학금을 통한 반값등록금’을 제시했지만 해당 정책은 인원 산출 과정에서 허점을 보였고,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반값등록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정책이 연달아 실패하자 정부에 대한 불신을 쌓아오던 대학생들이 작년 발발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광장으로 나와 정부를 향해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조은빈 기자 eunbin7072@mail.hongik.ac.kr

 

 

다양화된 정치 참여

대학생, 그들만의 방법으로 정치적 관심을 드러내다

  현재 대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 그중 ‘투표’는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시민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총선과 대선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거에서 20대의 투표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저조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대학생 정치참여 방식이 다각도로 발전하고 있고 이와 더불어 대학생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투표율 역시 증가하고 있다. 또한, SNS상에서는 투표 인증이 유행처럼 퍼지며 선거 참여를 서로 장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정치의 참여는 투표뿐 만이 아닌 우리의 생활공간에서도 이어졌다. 과거부터 시위는 대학생들의 대표적인 정치참여 방법이었다. 그리고 최근에도 여러 대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광장으로 나오고 있다. 많은 대학생이 박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사드 배치 논란, 세월호 진상 조사 촉구 등의 시위에 참여하며 각 사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해당 사안의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박 전 대통령 파면 후에도 대학생들의 시위 참여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시위를 통해 대학생들은 사회적인 문제를 공론화하도록 하며, 더 나아가 정치 사회를 향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정치 연합체를 결성하여 더 큰 목소리를 내고자 노력하는 모습도 보인다. 최근 본교를 포함한 전국 30여 개 대학교의 총학생회는 오는 5월 9일(화)에 실시되는 19대 대선을 앞두고, ‘19대 대선 대학생 요구 실현을 위한 전국 대학 학생회 네트워크’를 결성하였다. 또한 지난해에는 등록금, 일자리, 주거 문제와 같은 청년 문제를 총선 의제로 제기하기 위한 연합체를 결성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많은 대학생 정치 연합체가 존재하며 그들은 꾸준히 곳곳에서 자신들의 목소리 외침을 들려주고 있다.
  이러한 대학생들의 치솟고 있는 정치적 관심을 증명하듯 SNS에서도 정치 참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 유튜브, 아프리카 TV 등을 이용하여 정치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직접 현장에 있지 않더라도 채팅창을 통해 그들의 의견을 더하는 새로운 공론의 장이 만들어졌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시위가 일어났을 당시, 시민들이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청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사이트 ‘박근핵닷컴’에 92만 건이 넘는 메시지가 보내졌다. 자신들의 정치적 의견을 공유하고 확산시킬 수 있으며 특정한 정치적 쟁점이나 정치 후보자의 지지 표출이 자유롭기에 SNS에서의 정치참여는 급속도로 확산되었고 현재는 직접민주주의의 하나의 수단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대학생들의 다양해진 정치참여 형태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정치적 관심을 더욱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20대는 앞으로 있을 각종 선거에서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며, 그들의 투표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대의 투표 참여율의 증가는 청년층의 정치적 관심이 증가한 것뿐만 아니라 그들의 영향력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권미양 기자 aldid5@mail.hongik.ac.kr

 

참고 자료
최정화, 「SNS이용이 대학생들의 정치효능감과 정치참여에 미치는 영향」,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2012

 

 

  협소한 창구로 과격한 방식이 동원되어 정치적 의견을 획일적인 방법으로만 드러낼 수 있었던 과거와 다르게 현재에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의견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 발달로 의견 공유의 장이 확장되었으며 촛불집회, 비폭력 시위 등을 통해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모습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이에 현재 청년들은 과거의 정치적 무관심에서 벗어나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와 변화에 대한 열망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한순간 타오르다가 꺼져가는 불꽃처럼 사라지면 안 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올바른 민주주의 실현은 시민의 정치참여를 전제조건으로 한다.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끊임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그리고 성숙한 민주사회의 장으로 사회를 이끌 수 있는 가능성이 우리에게 있다.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권미양 기자 aldid5@mail.hongik.ac.kr

 

참고 자료
이영민, 「20대의 정치의식 특성과 정치성향의 형성경로」, 중앙대학교대학원, 2009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

하단영역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