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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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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대선이 한 걸음 더 다가왔다. 기존 사회에서 만연하게 드러났던 모순을 없애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후보들이 각자의 공약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거 자체가 민주주의의 꽃이며, 선거에 경중이 어디있겠냐만은, 대통령 선거에서는 특히나 그 시기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내부 모순들이 공약에서 잘 나타난다. 각 후보들은 본인들이 대통령이 된다면, 어떠한 개혁을 실시할 것인지를 외친다. 물론 이러한 공약의 기저에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함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귀를 기울여야하고, 이를 통해 해결책을 생각해낸다는 점은 꽤나 의미있는 일이다.
  후보들의 선거공약을 보고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청년공약이었다. 대학에 들어온 뒤 이제 곧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할 우리가, 혹은 우리의 선배나 후배, 부모님들이 많이 관심을 가질만한 공약들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공약들에는 사회의 문제들이 잘 나타나있었다. 이미 TV토론회에서 언급되었듯이 현재 대한민국의 청년들 중 일부는 9급 공무원을 꿈으로 하고 있다. 물론 9급 공무원이 중요하지 않은 직업이란 뜻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꿈이 공무원인, 그리고 ‘헬조선’, ‘흙수저’와 같은 용어가 당연하다는 듯 쓰이는 비정상적인 우리의 삶을 파악한 그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는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체감 청년실업률은 24%. 주위 10명의 친구 중 2명 이상이 취업을 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각 후보들은 청년 고용할당제, 일자리 창출 등의 정책으로 사회의 모습을 바꾸겠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들을 보고 있자면 좋은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참 씁쓸한 생각이 든다. 현재의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일자리 창출과 고용보장은 굉장히 중요하고 좋은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정책들을 보고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 취업률보다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주변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물어보면 대다수는 ‘아직 잘 모르겠다.’라고 말한다. 대답 그대로, 우리들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한 경험이 많지 않다. 철없던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은 ‘공부’라는 하나의 일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온 경우가 많다. 중·고등학교는 물론이고, 대학에서도 그러한 교육은 받아본 적이 손에 꼽을 만큼 드물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7년 전에도 상황은 유사했다. 2010년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3명은 '취업 희망 직종이 없다'고 한다.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몰라서(58.7%)'가 주된 이유이다. 결국 우리의 모습은 7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해외의 경우 현재의 우리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아일랜드나 영국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Transition Year, Gap Year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1년간 자원봉사, 여행, 인턴십 등의 다양한 경험을 지원하며, 별도의 시험을 보지 않고 아이들이 자유로운 직업탐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해외 대학에서도 이러한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의 경우 진로서비스(학생 면담, 네트워크 연결, 박람회 등)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플로리다 대학의 경우에는 재학생에게 진로선택 진로탐구 대학원진학, 실무 경력 쌓기, 이력서 작성, 직업 찾기 등의 정보를 제공하여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에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전면 도입했다. 자유학기제는 진로탐색 활동, 동아리 활동, 예술·체육 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진로탐색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교육정책이다. 이 뿐만 아니라 각 대학에서도 정규과정 외에 진로교육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개설하고 학생들에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와 같은 교육정책이 앞으로 지속될 것인지와 더불어 대학 내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은 여전히 존재하며, 어떻게 이러한 부분을 발전시킬 계획인지에 대한 교육방침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개인의 적성을 찾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 자체의 노력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교육 시스템이 개인이 스스로 적성을 찾을 시간조차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다면, 국가에서 이를 보장해 주어야한다. 취업이 잘 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취업의 문제뿐만 아니라, 앞으로 성장할 모든 청년들이 겪을 미래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할 기회를 준다면 우리 사회는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양승조 기자 hiujimi@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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