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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보도 논란. 진실된 언론의 모습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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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일(화) ‘SBS 저녁 8시 뉴스’에서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조사’가 보도되었다. 해당 보도는 선체조사위원회에서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가 세월호 인양작업을 고의로 늦췄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짚으며 해수부 공무원의 발언을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문재인 후보가 세월호의 인양 지연을 두고 해수부와 약속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SBS는 추가적으로 해수부에서는 이와 관련된 의혹을 부정했지만, 선체조사위원회에서는 해당 발언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추가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이 나간 후 해당 보도에 대한 사실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일자 SBS는 방송 7시간 만인 3일(금) 새벽 3시 30분 경, 해당 기사를 삭제하였다. 이와 관련 민주당 측은 해수부의 인양 고의지연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의혹을 문재인 후보와 연결시키는 것은 적반하장이며, 해당 보도의 공무원 인터뷰는 공무원의 선거개입이라며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해수부 또한 3일(수) 오전 공식 브리핑을 통해 해수부 인양 관계자 중 아무도 해당 기자와 통화한 적이 없다며 보도 내용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녹취로 법적 수단을 동원해 보도의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당 측은 문재인 후보가 법적책임으로 으름장을 놓았고 그 결과 기사의 진위여부가 가려지기 전에 기사가 삭제되었다며 이는 언론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측에서도 세월호 인양이 공교롭게도 대선 직전에 이뤄진 것에 대해 고의 지연 의혹이 있었는데 이와 관련 해수부 간에 거래가 있었다면 경악할 일이라고 비판하였다.
  사건이 발생하자 SBS기자 노조는 3일에 입장을 발표했다. 그리고 노조의 발표문에서는 게이트키핑(Gate Keeping) 과정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이 실렸다. 글에서는 문제의 기사가 ‘박근혜 정권 내내 시간을 끌던 해수부가 탄핵 국면이 전개되면서 갑자기 인양 작업에 속도를 내는 등 정치권 눈치 보기로 일관하는 행태를 비판하기 위해 발제된 것’이지만 글의 초고에 서술 되었던 이전 정권 인양 지연과 관련된 눈치 보기를 지적하는 문장이 데스킹 과정에서 통째로 삭제됐다고 주장하였다. 더불어 기사의 제목도 <’인양 고의 지연 의혹’..다음 달 본격조사>에서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로 변경되었으며, 기사 가운데 신뢰도가 없는 공무원의 음성이 포함되어 다른 기자들의 정보 신뢰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이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언급되었다. 이후 동일(同日) ‘SBS 저녁 8시 뉴스’에서는 SBS 보도와 관련 본부장이 게이트 키핑의 잘못이라며 관련 보도에 대한 공개사과를 진행하였다.
  물론 위와 같은 논란의 중심에서, 기사의 보도 의도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기사의 진실성이다. 기자는 올해 첫 달콤쌉싸름에서 언론을 ‘사실을 밝혀 알리는 활동’과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으로 바라보았다. 물론 그 둘은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위 언론의 두 측면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사실에 대한 확인이다. 객관적인 근거에 바탕을 한 사실이 뒷받침 되어야 가치 있는 보도이며, 가치 있는 보도가 언론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SBS는 편집과정에서 언론의 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하지 못하였다.
  SBS 기사는 기존의 방향과는 다른 방향의 의혹을 새롭게 제시했다. 그렇다면 확실한 근거를 통해 관련 내용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것은 취재의 기본 원칙이다. 하지만 해당 기사에는 그러한 근거가 공무원의 인터뷰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심지어 문제가 되었던 발언이 세월호 인양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던 직원이라는 것을 노조에서 확인했다면 충분히 이전 게이트키핑 과정에서도 이를 확인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게이트키핑 과정에서 이는 생략되었고, 정보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가진 채 최종 보도가 확정되었다. 또한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합리적인 의혹을 제기한다면 의혹의 당사자인 문재인 후보 측의 입장을 다뤘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 또한 해당 기사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후에 공개된 노조의 입장문에 따르면 기사의 기획의도와 제목, 내용이 게이트키핑 과정에서 대거 수정되었다. 게이트키핑 과정에서 수정되었다면 그 기사에 대한 신뢰도를 다시 한번 심사숙고 했어야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SBS 보도본부장은 3일 뉴스에서 SBS의 보도준칙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사실에 기초해서 진실을 추구한다.’ ‘우리는 권력과 자본을 비롯한 모든 부당한 외압으로부터 독립해 양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보도한다.’ SBS가 보도준칙에 대한 올바른 실천을 보여줄 때이다.

양승조 기자 hiujimi@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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