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7.11.23 목 18:36
상단여백
HOME 문화 COS
다르덴 형제(Dardenne brothers) 감독의 작품 세계

공동작업을 통해 그들만의 고유한 영화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형제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Jean-Pierre Dardenne, 1951-)과 뤽 다르덴(Luc Dardenne, 1954-)은 다큐멘터리 제작을 시작으로 단편부터 장편영화까지 모두 섭렵하고 있다. 장 피에르 다르덴은 주로 촬영과 편집을 맡고 뤽 다르덴은 사운드를 담당하며 또, 한 명이 배우들의 연기지도를 맡으면 다른 한 명은 모니터를 보며 한 컷을 촬영한 다음 역할을 바꾸어 다시 그 컷을 촬영한다. 이렇게 복잡한 촬영 절차를 거쳐 탄생한 그들의 작품은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이들의 영화는 특히  칸 영화제에서 두각을 발휘했는데, 영화 <로제타(Rosetta)>(1999)에 이어 2005년에 제작된 <더 차일드(The Child)>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였고 영화 <자전거 탄 소년(Le Gamin Au Velo, The Kid With A Bike)>(2011)으로 심사위원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그들의 작품은 이민자, 실업, 가족, 여성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일상생활과 밀착하여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관객들로 하여금 타인의 삶에 귀 기울이고 사회적인 문제 대해 고찰하도록 유도한다.

다르덴 형제(Dardenne brothers) 감독출처:네이버 영화

  다르덴 형제는 1996년에 연출한 <약속(La promesse)>이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면서 주목받게 되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이고르는 한 정비소의 견습생으로 손님의 지갑을 망설임 없이 훔치는 도덕적 자각이 부족한 인물이다. 이고르의 이러한 인격적 결함은 아버지 호제의 영향이 매우 컸다. 호제는 밀입국자들을 이용해 돈을 벌고 그들을 경찰에 넘기거나 인신매매를 통해 팔아버릴 계획을 세우기도 하며, 자신의 범죄 행위에 아들 이고르가 가담하도록 유도하는 비윤리적인 인물이다. 이고르는 아버지가 범죄에 이용하려는 아프리카 출신 여성 아시타를 도우면서 점차 자신의 내면에 자리한 윤리적인 모습을 자각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 이민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체류 자체가 불법인 밀입국자들의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없는 인권을 이용한 범죄가 수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아무런 과장 없이 보여준다. 영화 <약속>에는 다르덴 형제의 트레이드 마크인 핸드헬드(hand-held) 촬영기법이 잘 드러나는데, 이 기법은 카메라를 손에 들고 찍는 방식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방식과 유사하다. 고정된 카메라에 비해 카메라의 흔들림이 영상에서 여과 없이 드러나 불안정해 보일 수 있지만 다르덴 형제의 영화가 지닌 담담한 전개방식을 극적으로 표현하는데 일조한다. 

출처:네이버 영화


  영화 한 편으로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그들의 영화 <로제타>는 알코올 중독자인 어머니와 함께 사는 10대 소녀 로제타가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로제타를 통해 청년 실업문제를 고발한 이 영화는 1999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이 영화에 자극 받은 벨기에 정부는 2000년도에 종업원 50명 이상인 기업은 고용인원의 3%에 해당하는 청년노동자를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혁신적인 청년 실업대책 ’로제타 플랜(Rosetta plan)’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출처:네이버 영화

  다르덴 형제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영화 속 주인공을 지켜보는 듯한 앵글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영화 <자전거 탄 소년>에서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영화 속 앵글은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보육원에 맡겨진 아이 시릴을 근심스럽게 내려다보는 듯한 시선을 유지한다. 아버지를 잃은 시릴을 우연히 마주한 사만다가 그의 위탁모가 되어주면서 시릴은 방황을 멈추고 아픔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변 요소, 인물들을 모두 배제하고 아이만을 중점적으로 비추는 이 앵글을 통해 관객들은 시릴을 마치 자신의 주변에 있는 한 아이의 모습으로 느끼게 된다. 또한 이 영화에서는 사만다가 시릴의 위탁모가 되어준 사연을 보여주지 않으며, 이는 곧 그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영화는 오롯이 시릴의 이야기에만 집중하고 있어 기존 영화와는 사뭇 다른 전개를 보여준다. 이러한 내용과 전개를 통해 감독은 우리가 잊고 살았던 인간적 가치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도움을 주는 인물은 항상 어떠한 사연을 갖고 있다는 기존의 영화 속 흔한 전개에 관객들이 갇혀있었다는 것을 환기시킨다. 

출처:네이버 영화

  다르덴 형제의 작품에는 아무런 기교가 들어 있지 않아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타인의 문제를 지켜보는 무덤덤한 현대인의 시선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인다. 한편으로는 등장인물과 그들이 가진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이 시선이 다정하게도 느껴진다. 이로써 관객들은 흔히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 일컬어지는 혹은 자신 주변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부조리한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는지 자각하게 된다. 그 사이 영화는 현실 속에서 일어날 법한 희망적인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이렇게 다르덴 형제가 냉담한 듯 따뜻하게 주변인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이유는 우리가 기피하고 싶었던 불편한 진실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최유빈 기자  neyobin@mail.hongik.ac.kr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