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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 그녀의 화원展‘어머니’의 역할을 넘어 ‘예술가’의 삶을 그려나간 그녀와 마주하다.

 

오늘날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이란 이름과 마주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현모양처’나 ‘율곡 이이의 어머니’ 혹은 그녀의 모습이 담긴 ‘오만 원권 지폐’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아들을 조선의 대학자로 키워낸 훌륭한 어머니이기 이전에, 뛰어난 여류 예술가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조선 중기의 시인이자 화가로 활동했던 그녀는 시와 글씨, 그림 모두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며 그 실력은 당대 조선의 지식인들도 인정할 정도로 출중했다. 또한 신사임당은 학문적인 지식 또한 풍부하여, 평생을 사대부로 살았던 그녀의 남편조차 그녀의 학문적 깊이에 감히 닿지 못하였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만능 예술인의 표본이었던 그녀는 근대 이후 사회적으로 여성 계몽 운동이 진행됨과 동시에 민족 주체성이 확립되면서 현모양처의 표상으로 굳어졌으며, 당시 확립되었던 이미지는 오늘날까지 지속되어 왔다. 다행히 그동안 좁디좁은 인식에 갇혀 있었던 신사임당에 대한 세상의 기억은 최근 제 자리를 찾는 중이다. 그녀의 삶을 소재로 한 TV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2017)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신사임당을 주체적인 여성상으로 재조명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개관 5주년을 맞아 서울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시 <사임당, 그녀의 화원展> 역시 조선의 여성 예술가로서 섬세한 붓끝으로 세상을 담았던 그녀의 삶을 우리 앞에 펼쳐놓고 있다.

  서울미술관 2층 한 켠에 자리 잡은 전시실에는 풀과 벌레 등의 자연을 화폭에 담은 신사임당의 초충도(草蟲圖) 14점이 전시되어 있다. 이와 함께 조선 후기의 학자였던 송시열이 ‘혼연히 자연을 이루어 사람의 힘을 빌려 된 것은 아닌 것 같다’라고 평가했던 <묵란도(墨蘭圖)>(연도미상)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되어 눈길을 끈다. 비단에 수묵으로 그려진 이 작품에는 신사임당 특유의 섬세한 필선을 거친 각각의 잎들이 곧게 뻗은 난초 한 포기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전시된 대부분의 작품 주변에는 그녀의 작품을 평가한 후세 조선 지식인들의 글귀들을 함께 배치하여, 당대 화가로서의 신사임당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제한되고 그들이 가진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드물었던 조선의 사회상을 고려하면, 당대 지식인들의 높은 평가는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비록 넓지 않은 전시 공간과 많지 않은 작품들로 전시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자연을 그대로 화폭에 옮겨 담은 작품들로 그녀가 지닌 미의식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작은 전시규모 덕분에 오히려 한 작품 한 작품 집중하게 되어 작품 속에 그녀가 유려하게 담아낸 균형미와 아름다운 색채가 더욱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오랜 시간 동안 누군가의 ‘어머니’ 혹은 ‘아내’로만 기억되어 온 조선의 여류 예술인 신사임당.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그녀의 단편적인 모습만을 보아왔던 시선에서 벗어나 온전한 ‘예술가’로서의 그녀와 마주하길 바란다.    

 

전시기간: 2017년 1월 24일(화) - 2017년 6월 11일(일)
전시장소: 서울미술관 제3전시실
관람시간: 매일 오전 11시 - 오후 7시 (입장 마감: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요금: 성인 9000원, 대학생 7,000원

김정운 기자  rhra01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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