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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Война и мир)』개인에게 주어진 인생의 본질에 대한 물음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Граф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1828-1910)는 도스토예프스키(Ѳедоръ Миха́йловичъ Достое́вскій, 1821-1881)와 함께 손꼽히는 러시아 문학의 거장으로, 문명비평가 및 사상가로도 활동하면서 역사에 선명한 발자국을 남겼다. 『안나 카레니나(Анна Каренина)』(1877), 『이반 일리치의 죽음(Smert Ivana Ilyitsha)』(1884), 『바보 이반(Skazka ob Ivane-durake)』(1886) 등 그가 남긴 여러 작품들은 현재까지도 러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읽히고 있다. 톨스토이는 그의 작품 속에 인간의 거짓, 허위 등을 벗겨내고자 한 사실주의적 성향을 담아냈으며, 일생을 살면서 겪었던 다양한 삶의 경험을 통해 얻은 그만의 철학을 녹여냈다. 그가 남긴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전쟁과 평화(Война и мир)』(1869)는 단연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1812년 프랑스군의 러시아 원정을 담은 이 소설을 통해 톨스토이는 크림전쟁(1853-1856)의 패배로 상처 입은 조국과 국민들에게 힘을 불어넣고자 하였다. 또한 그는 전쟁이 자연의 본성에 조화되지 못하여 발생한 사건으로 보고 이를 비판하고자 하였다.

총 4편의 구성과 2편의 에필로그로 마무리되는 『전쟁과 평화』는 그 방대한 분량에 걸맞게 이야기의 전개가 매우 장황하고 복잡하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줄거리를 파악하는 것도 비교적 쉽지 않다. 이야기의 커다란 흐름은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éon Bonaparte, 1769-1821)가 이끄는 프랑스군이 러시아 원정을 개시하면서 전쟁 상황에 놓인 러시아 제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설을 통틀어 등장인물만 총 599명이나 되는 이 거대한 서사 속에서, 톨스토이는 작품 속 개개인의 삶을 조명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소설의 전반부에서는 볼콘스키, 로스토프 가(家) 등 러시아 귀족들의 생활과 국외에서의 전투를 다루고 있으며, 후반부에서는 국내에서의 전투와 함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수많은 등장인물 중에서도 주인공으로 꼽을 수 있는 안드레이 볼콘스키, 니콜라이 로스토프, 피에르 등의 인물들은 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랑과 불신, 증오 등을 느끼며 각자 자신들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를 모색해간다. 톨스토이는 이 과정 속에서 독자들에게 인생의 본질은 무엇이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자연스럽게 전하고 있다.

『전쟁과 평화』에서 또한 눈여겨 볼 수 있는 것은 소설 속에 담긴 그의 역사관이다. 이 작품에는 전쟁을 묘사한 여러 작품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다. 당대의 영웅으로 평가받곤 하는 나폴레옹도 그의 소설 속에서는 그저 거대하게 흐르는 시대 흐름의 일부로 묘사된다. ‘역사적인 사건의 원인은 우리들로서는 파악하기 어렵다’라는 톨스토이의 말에서 엿볼 수 있듯이 그는 역사가 인물과 사건을 만드는 것이며, 인물이 역사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인식하였다. 이와 더불어 톨스토이는 위기에 직면한 러시아를 구해낸 것은 특별한 ‘영웅’이 아닌, 평범하고 소박한 민중들과 그들에게서 발휘된 힘이라는 생각을 작품에 전반적으로 함께 담아냈다.

이 작품의 원어 제목인 ‘Война и мир’에서 ‘мир(미르)’는 러시아어로 ‘평화’, ‘세계’라는 뜻과 함께 ‘인간의 삶 전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쟁과 평화’ 혹은 ‘전쟁과 인생’ 모두를 지칭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전쟁을 겪은 인간들이 다시 찾은 평화 속에서 인생의 본질을 어떻게 찾아나가는지에 대한 탐구이며, 인생의 본질에 대해 오늘날까지 그가 독자들에게  던진 커다란 물음으로 남아 있다.

김정운 기자  rhra01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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