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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고필주 학우의 명복을 빕니다이번 사고에 대한 군 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책 요구돼

“고필주 군처럼 선한 학생이 적응할 수 없는 곳이 군대사회라면, 이는 결코 한 개인의 부적응 문제로 치부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단언합니다.”-국어국문학과 송민호 교수

지난 7월 19일(수), 본교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故 고필주 학우가 군대 내 가혹행위로 인해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故 고필주 학우가 남긴 휴대용 수첩에는 병장 1명과 상병 2명 등 선임으로부터 폭언과 가혹행위에 시달렸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수첩에는 갑작스럽게 ‘개새끼’라며 욕을 먹기도 하였고, 멱살을 잡힌 적도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으며, 훈련 중 부상으로 앞니가 빠진 상태였는데 선임병들은 이를 놀리며 ‘강냉이 하나 더 뽑히고 싶냐? 하나 더 뽑히면 부모님이 얼마나 슬퍼하겠냐?’라며 폭언을 일삼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불침번 근무 중에는 목을 만지고 얼굴을 밀착해 쳐다보며 왜 대답을 안 하냐고 괴롭힌 적도 있었다는 내용과 함께 해당 선임병들의 실명이 상세히 적혀있었다.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된 수첩이지만, 군 당국은 수사 자료라는 이유로 수첩을 포함한 고인의 유품을 전달하지 않았으며 사진촬영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故 고필주 학우는 본교 국어국문학과 2학년을 마친 후 지난 3월 20일(월) 22사단 신병교육대에 소했으며, 이후 4월 27일(목), 22사단 56연대로 자대배치를 받았다. 故 고필주 학우는 7월 14일(금), 부소대장에게 면담을 신청해 그간 선임들에게 받은 폭언과 희롱 등 부조리 사실을 보고했다. 면담 후 그는 GOP 투입을 비롯해, 투입 전 교육에서 배제되었고, 이후 7월 18일(화), ‘배려병사’로 지정됐다. 육군 규정(병영생활규정 제37조 2)에 따르면, ‘고충처리 신고 시 신고자의 보호를 위해 가해자와 분리 조치하고 필요 시 신고자 보호를 위한 별도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그러나 가장기본적인 가해자와의 분리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등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노력은 없었다. 22사단 측은 다른 병사들이 故 고필주 학우가 면담을 신청한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GOP 소대의 폐쇄적인 특성상 소대원 모두가 알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면담 이후 가해자와의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면담을 했다는 사실 때문에 추가적으로 부조리한 행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군인권센터는 故 고필주 학우의 피해 사실 보고 이후 가해자와 분리만 시켰다면 자살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7월 19일(수), 故 고필주 학우는 신병훈련소에서 다친 부분을 치료받기 위해 성남국군수도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배려병사’로 지정된 그를 인솔한 간부는 없었다. 그는 소속부대 동료와 동료 아버지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치료가 끝난 오후 3시 30분, 동료와 함께 1층으로 내려온 그는 놓고 온 것이 있다며 7층 도서관으로 올라가 투신했다. 故 고필주 학우의 지갑 속 메모에는 “엄마 미안해. 앞으로 살면서 무엇 하나 이겨낼 자신이 없어. 매일 눈을 뜨는데 괴롭고 매 순간 모든 게 끝나길 바랄 뿐이야. 편히 쉬고 싶어”라는 글이 남아 있었다. 군인권센터는 “특별한 보호와 관찰이 필요한 배려병사로 지정해놓고 부대 밖에 인솔 간부 하나 없이 내보낸 것은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과연 앞으로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국방의 의무는 신성한 것이고, 누구나 수행해야 할 의무이니 안심하고 건강하게 다녀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국어국문학과 송민호 교수

이에 군인권센터는 사건 발생 하루 뒤인 7월 20일(목)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는 故 고필주 학우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가해자 구속 및 처벌 △육군 제22 사단장 및 대대장 등의 보직해임과 중징계 △유가족에게 유품 반환 △故 고필주 학우 순직 처리를 요구했다. 또한 군인권센터는 육군 본부에서 진행한 회의 결과 보고를 입수해 발표하며, 군 당국이 이번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건을 은폐 및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7월 21일(금), 육군참모차장 주관으로 진행된 현안 업무 점검 회의에서는 이번 사건을 ‘언론매체 및 SNS상 확산될 소지는 없다고 판단됨’이라고 표현했으며, ‘유가족 오후 부대방문 대비 언론동향 check 실시’, ‘언론 동향을 미 체크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잘못이 있음’ 등의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진상규명이나 재발 방지책과 같은 이후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한편, 군인권센터는 7월 20일(목), 24일(월) 긴급 기자회견문과 육군 대책회의 폭로 보도자료 발표 이후 추가적인 성명서는 발표하고 있지 않다.

▲故고필주 학우 진상규명 기자회견

본교 총학생회,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 측은 7월 24일(목) 오전 10시, 홍문관(R동)앞에서 故 고필주 학우의 죽음을 추모하고,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는 故 고필주 학우와 알고 지냈던 동료 학우와 교수가 참석했다. 본교 전체 학우를 대변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장상희(컴퓨터4) 학우의 성명문 발표를 시작으로, 국어국문학과 송민호 교수, 국어국문학과 학생 대표 하소정(국문3) 학우 그리고 같은 학과 동기인 노선영(국문3), 오민영(국문3) 학우의 발언이 이루어졌다. 평소 활발한 성격으로 학과 일을 도맡으며 동료 학우 및 교수님들과 원만한 관계로 지냈던 故 고필주 학우였기에, 발언내내 동료를 잃은 학우와 제자를 잃은 교수의 얼굴에는 애통함이 묻어 있었다. 송민호 교수는 “고필주군처럼 선한 학생이 적응할 수 없는 군대사회라면, 이번 사건은 결코 한 개인의 부적응 문제로 치부될 수 없다.”라고 말하며 군 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요구했다. 또한 국어국문학과 측은 이번 故 고필주 학우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왜곡되지 않고, 앞으로 이와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국방부 및 관계 당국에 △유가족에게 유품 즉시 반환 △고인 순직 처리 △가해자 구속 및 엄벌 △국가 차원의 재발 방지 노력을 요구했다.

▲학생회관(G동)에 설치된 분향소

이후 7월 24일(월)부터 28일(금)까지 서울캠퍼스 학생회관(G동) 1층 앞에서 故 고필주 학우를 추모하는 차원에서 분향소가 설치됐다. 분향소에는 故 고필주 학우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평소 고인이 좋아했던 음식이 있었고, 그를 기억하는 학우들이 포스트잇으로 글을 남겼다. 이러한 군인권센터와 학우들의 성명 발표에도 국방부는 어떠한 공식적인 입장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본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방부는 오는 9월 초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故 고필주 학우의 유골은 대전 시립공원묘지에 임시 보관되어 있다. 만약, 故 고필주 학우의 죽음이 순직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그의 유골은 국립묘지가 아닌 대전 시립공원묘지에 계속해서 봉안될 예정이다. 이에 문과대학 부회장 하소정(국문3) 학우는 “현재 무엇보다 유가족 측에서 바라는 것은 故 고필주 학우의 죽음에 대한 순직 처리이다.”라고 말했다.

“필주야, 날이 너무 덥지. 넌 정말 소중하고 좋은 사람이니까 더운 날 시원하고 힘든 일 없이 좋은 곳에서 나날을 보냈으면 좋겠다. 너 그렇게 지낼 동안 우리는 혹여나 너의 죽음이 왜곡되지 않도록 진실을 밝히는데 힘쓸게.” -노선영, 오민영(국문3) 학우

대한민국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젊은 날을 바쳐 국민들의 안전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군대 내 부조리는 끊이지 않고 있으며, 대한민국을 위해 청춘을 희생하는 군 장병들에 대한 처우가 미흡한 실정이기에 무엇보다 재발방지 및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 故 고필주 학우가 근무했던 22사단은 2014년 GOP 총기난사 사건, 2017년 일병 자살사건 등 군대 내 부조리가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본적인 피해자-가해자 분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지난 사건들로부터 아무런 개선이 없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계속되는 군대 내 부조리 행태와 많은 논란이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바, 빠르고 정확한 조사 및 상세한 설명이 이루어져 앞으로 군대 내 부조리 행태를 근절하고, 예방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부디 철저한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 유가족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져 건강한 군문화가 정착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군 생활 중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국어국문학과 15학번 故 고필주 학우를 애통함과 함께 떠나보냅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고통 없이 편하게 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가슴 깊은 조의를 표합니다.

김민우 기자 kimsioa@mail.hongik.ac.kr

조재형 기자 cjhpmk00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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