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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한(영어교육04) 동문불확실성의 즐거움

  처음에는 내 제자로 시작해 이제는 후배가 된 친구에게 이 글을 써달라고 부탁받았지만 사실 나는 이런 글을 써서 후배들에게 전해줄 만한 뻔뻔함이 없다. 내가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는 사실도 있지만 무엇을 해라, 무엇을 하지 마라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은 정말 싫기 때문이다. 딱히 후배들보다 긴 인생을 산 것은 아니지만 내가 대학을 다니고, 졸업하고, 살아가며 느낀 것 위주로 전해주고자 한다. '여기서 나이를 좀 더 먹으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정도의 반응을 보여줬으면 한다.

  때로는 대학 시절이 멀게 느껴지기도 하고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대학 시절의 기억들 중 몇 년 전의 일들이 아득한 건 사실이지만 어느 순간에는 바로 지금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예전부터 원해왔던 일을 시 작한 지도 벌써 몇 년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좋았던 순간이든, 좋지 않았던 순간이든 인생에 서 훗날 문득 떠오르는 것들은 많지 않다. 내가 기억력이 좋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어떠한 것들은 기억이 나야 한다고 생각하 는데 그러한 기억 중 다수는 대학교 시절이 차지하고 있다. 신났던 순간, 뿌듯했던 순간, 설렜던 순간, 부끄러웠던 순간, 마음이 얼어붙었던 순간, 멍하니 마음이 떠다녔던 순간 등이 기억난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면서부터는 감정이 그렇게 다채롭게 변했던 패턴은 별로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

  여러분들 중 아마 상당수는 "학생 시절이 가장 좋은 시절이다."와 비슷한 부류의 말에 이미 진부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와서는 사실 나도 부정할 수 없는 말이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닐 수도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 아마 저런 말을 하길 좋아 하는 사람들의 진짜 마음은 학생 시절의 불확실성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직장인이 되고 난 이후에 변화는 예전보다 쉽지 않으니까. 현재가 지겹고 힘드니까 다른 나를 만들 가능성이 있는 과거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현실도피 혹은 추억보정 같은 개념으로 이해해도 되겠다. 반대로 여러분이 생각할 수 있는 것 역시 학생 시절은 불확실성의 시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불확실성은 항상 하나의 행보에 그에 해당하는 대가를 수반하는 성질이 있다. 사는 것이 게임 같아서 저장 후 불러오기를 하면 정말 좋겠지만 그럴 수가 없으니까 대가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매일 정해진 것을 하는 것보다는 정말 재밌었던 것 같다. 재밌는 것은 좋은 것이다.

정리 조재형 기자  cjhpmk00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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