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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수호하는 군대’, 정말로?

 

 지난 7월 22일(토) 기자는 천안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탔다. 군 생활 중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故) 고필주 학우를 달래기 위해. 조문을 마치고 새벽에 장례식장을 나오며 기자는 많은 생각을 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22사단에서 근무하던 학우가 작성한 수첩에는 일부 선임들의 폭언 및 가혹행위에 힘들어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들은 임무에 능숙하지 못하다는 이유뿐만 아니라 아무 이유 없이 학우에게 욕을 하였으며, 심지어 학우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이후 학우가 부대 내 간부에게 이와 관련된 사실을 전했지만, 부대 내 간부들이 취한 행위는 GOP 투입 제외, 배려병사 지정 등의 형식적인 모습이었을 뿐이며, 가해자들과의 실질적 분리 등의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곧이어 육군 제2작전사령관 박찬주 대장과 그 부인이 공관병에게 가한 가혹행위로 대한민국 전역이 들썩였다. 군인권센터에서 박찬주 대장과 그 부인이 공관병에게 한 행위를 폭로한 것이다. 이는 삽시간에 국민에게 퍼졌고, 국민은 분노했다. 이들은 공관병에게 호출용 팔찌 착용, 골프공 줍기, 자녀 휴가 시 차량 운전, 텃밭 농사 등을 시켰으며, 빨래 및 요리, 손톱 줍기 등의 행위까지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방부에서는 조사 결과 보도된 인권침해 행위 중 대다수가 사실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고(故) 고필주 학우의 죽음과 공관병 사건을 함께 보고 있자면, 대한민국 군대의 현실이 씁쓸하다. 특히, 현재 군대에서 복무 중이거나 앞으로 입대하여 병역의 의무를 수행할 주변의 학우들을 보면 더더욱 답답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개 이러한 문제의 원인에 군대 문화적 특수성과 폐쇄적인 조직구조를 꼽는다. 그렇다면 이 두 관점에서 이 사건을 바라본다면 어떨까?

 군대는 분명히 특수한 조직이다. 대한민국에서 정당한 무력을 가진 단체이며, 전시(戰時)에는 우리를 위해 적과 싸운다. 군은 국가를 방위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한다. 이러한 목적 때문에 군대 내의 지휘체계는 엄격하다.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절대적 가치 아래 군 질서가 잡히고, 운영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명하복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군대의 지휘체계 내에서 하달되는 명령은 오직 직무에 관련된 것이어야만 한다. 또한, 전쟁이 아닌 경우, 분대장을 제외한 병사는 다른 병사에게 명령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즉, 대대장이 상병에게 직무 외적으로 빨래를 시켜선 안 되고, 분대장이 아닌 병장이 이등병에게 명령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 두 사건에서는 지휘체계를 악용하였다. 학우의 죽음에서 학우의 선임들은 학우보다 계급이 높다는 것을 이용하여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관련 행위들은 대부분 직무와 관련된 것이 아니었음에도 그들은 폭언을 일삼았다. 물론, 혹여나 그 행위가 직무와 관련되어 발생했던 행위라 하더라도 그들이 후임병에게 벌을 주거나 명령을 할 권한은 절대적으로 없다. 공관병 또한 마찬가지이다. 육군 규정은 공관병의 임무를 시설관리, 지휘통제실과의 연락 유지, 식사준비 그 밖에 공적 임무 등으로 명시했다. 또한, 규정에는 사적인 지시 금지 또한 명시하고 있으며, 나물 채취, 괴목 수집 등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유사한 행위를 금지했다. 하지만 박찬주 부부가 공관병에게 행했던 모습은 지휘체계 내의 임무와 관련된 정당한 명령이 아니었고 -심지어 부인은 군인이 아니다- 규정에도 맞지 않은 사적인 지시였다. 즉, 이 두 사건은 모두 군대 내 문화적 특수성을 악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군의 폐쇄적인 조직구조 또한 문제에 있다. 군대는 보안이라는 특수성을 악용하며 관련 사실들에 대해 사람들의 접근을 막아 진상 규명을 곤란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학우의 유품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군 당국은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유품을 수사의 대상이라며 가져갔으며 사건이 벌어진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관련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정확히 전하지 않고 수사 중이라는 입장만 표명할 뿐이다. 공관병 사건에서도 폐쇄적 구조가 문제였다. 공관병 사건은 오늘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2005년 관내에서 준장이 고가의 멸치를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관병에게 폭행을 가한 일이 있었으며 2015년에는 공군참모총장의 운전병이 총장의 아들을 관용차로 클럽에 데려다준 일도 있어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군은 이를 조사하고 시정하겠다고만 말 뿐이었으며 관련 개혁이 바르게 이루어지지 않아 지금의 상황이 나타났다.

 국군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독립을 보전하고 국토를 방위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그 사명으로 한다. 즉, 대한민국 군대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이러한 사명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군대는 지금 국민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단지 병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장까지 엮여있는 군의 인권문제에 대해 군대는 의지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 해야 한다.

 

양승조 기자  hiujimi@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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