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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터 해외까지, 미래의 도시 개발을 들여다보다

시티노믹스, 도시 발자취에 새로운 색을 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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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도심 속에서 바쁜 걸음을 멈추고 잠시 주위에 귀를 기울이면 심심치 않게 색다른 언어가 들려올 것이다. 한국은 시대를 거듭할수록 아시아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사회에서 그 위치를 견고히 하고 있다. 이처럼 높아진 위상만큼 한국에 대한 호기심 외에도 학문, 여행 등 다양한 이유로 방한하는 외국인의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도시개발은 ‘서울’에만 초점이 맞춰져 중소 도시들은 서울만큼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자연스럽게 외국인들의 발걸음은 서울로 향하게 되었고 그 외의 중소 도시는 도시별 특색이 다양화되지 못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문화·인구·경제 등의 탄탄한 인프라를 갖춘 서울이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개발 방향성을 짚고, 대도시 외에 특정 지역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뽐낼 수 있는 트렌드인 시티노믹스의 해외 사례를 통해 최종적으로 한국의 중소 도시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짚어본다.

 

한국의 센터 서울, 고정픽(pick)을 늘리기 위해서는?

서울만의 다양한 매력을 뽐내야 할 때!

서울 한복판에 서서 주변을 둘러본다면 온통 고층 건물로 가득할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서울에는 점점 옛날식 건물은 사라지고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이 솟은 아파트와 빌딩만이 자리하고 있다. ‘인간’이 아닌 경제적인 성장을 위한 ‘개발’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이다. 1960년대 후반, 서울은 서울 경관의 급격한 변화를 원했던 박정희 전(前) 대통령에 의해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곳곳에 넓은 도로가 건설되고, 도심에는 고층 건물이 들어섰다. 그로 인해 1960년대 초부터 급증하였던 인구는 점점 더 폭발적으로 과밀화되었고 서울이 가진 고유의 한국 전통 분위기가 사라지게 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개발과 보전이 조화를 이루어 인간과 환경을 위한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후 정부는 서울을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환경친화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2004년 청계천 복원 사업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청계천은 하천으로서의 자연성과 생태적 기능을 찾아볼 수는 없는 인공적인 하천으로 개발되었다. 또한 서울을 가득 메운 고층 빌딩과 쇼핑에만 치중된 획일적인 관광코스로 인해 서서히 관광객의 수와 외국인의 한국 재방문율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지역으로 방문한 관광객의 비율이 2012년 82.5%, 2013년 80.5%, 2014년 80.4%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때문에 서울은 다른 도시와 비교해 보았을 때 서울만의 차별점을 찾아 특색화 하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에서는 한국 고유의 정취를 지키기 위한 ‘주거지 보존 방식 재개발’ 정책을 내세웠다. ‘주거지 보존 방식 재개발’은 오래된 건물을 무조건 철거하고 고층 건물을 세웠던 이전의 정책과 달리 사람이 살기 좋은 공간으로 새롭게 정비하면서 기존의 모습은 보존하는 정책이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도시로 만드는 데에 중심을 둔 개발 방식이다. 서울시 노원구 중계본동에 위치한 백사마을은 낙후된 주택, 골목길 등을 새롭게 정비하되, 1960~70년대의 주거유형과 주거문화가 살아있는 형태로 재개발하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마을을 목표로 재개발이 추진될 예정이다.

한편 홍대, 신촌, 강남권은 전통에서 벗어나 서울을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하여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곳들은 인디 밴드, 문화의 거리, 거리 축제 등으로 한국 젊은 세대들만의 독특한 문화로 가득 채워짐과 동시에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의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하여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였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란 한 구역의 자산 가치가 치솟아 맛집·카페 등이 생겨나고 외부인이 몰리면서 그에 따른 임대료가 급등하여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뜻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울의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어 개발을 진행하다 보니 서울 이외의 나머지 지역에는 완전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서울에는 인구밀집뿐만 아니라 일자리 및 관광객 또한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다. 서울도 이전 정책들의 단점을 보완하여 개발 방안을 마련해야하지만 중소 도시 역시 그 중요성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현재 한국은 지방의 가치를 증진시키고 지역 균형발전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소 도시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특색을 드러내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야할 시점이다.

 

도시에 숨결을 불어넣다, 시티노믹스

시티노믹스가 가져온 제2의 전성기

앞서 보았듯 서울은 대도시로서 다른 도시와 구별되는 새로운 한국적인 트렌드를 찾아가고 있지만 서울을 제외한 중소 도시들은 어떤 특색과 장점으로 승부를 볼 수 있을까? 어쩌면 그 답은 시티노믹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티노믹스(Citinomics)란 시티(city)와 이코노믹스(economics)의 합성어로 국가 간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등장한 개념으로 풍부한 상상력과 문화, 친환경 등의 도시경쟁력을 강조하는 도시 경제학을 의미한다. 실제로 현재 전 세계의 40개 도시가 세계 경제의 2/3을 차지하고 있으며 강력한 도시들을 중심으로 세계가 재편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도시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되는 시대라는 인식이 세계 곳곳에 퍼지게 되면서 ‘시티노믹스’가 대두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시티노믹스를 통해 변신과 부흥을 꾀한 다른 해외 중소 도시들의 사례를 통해 그 방법을 모색해보도록 하자.

 

▲복원 사업을 통해 과거의 아름다움을 되찾은 드레스덴

독일의 드레스덴은 2차 세계대전 중 미·영 연합군의 폭격으로 수많은 유적지와 교회 등이 소실되었다. 이후 동독 정부에 의해 현대 건물이 들어설 계획이었으나 시민들과 관련 학자들이 ‘과거로의 회귀’를 선언하며 과거 건축물들의 복원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현재 드레스덴에서는 최첨단 건물의 신축이 불가능하며, 현재도 도시 재개발과 복원을 위해 매년 120억 유로에 이르는 민간기금을 투입하고 있다. 드레스덴의 사례는 역사적인 목적으로 도시의 과거의 모습을 복원하는데 성공한 사례일 뿐만 아니라 시민적 합의를 통해 이뤄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이러한 노력으로 드레스덴은 지난 5년간 350만 명이 방문하는 도시가 되었다.

▲도시에 문화와 디자인을 담은 리버풀

영국의 항구도시 리버풀은 1970년대 이후 석유산업의 부흥과 석탄산업의 몰락으로 인해 쇠퇴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컬처(culture) 리버풀 프로젝트’를 통해 중공업 위주 산업을 유통업과 디자인 산업으로 전환하고 리버풀이 갖고 있는 콘텐츠와 문화재를 활용한 디자인으로 리버풀만의 디자인을 구현하는 데 성공하였다. 현대미술관 테이트리버풀과 해양박물관 등이 모여 있는 단지인 앨버트도크가 이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예이며 이외에도 음악밴드 비틀스(The Beatles)의 이야기를 담은 박물관 ‘비틀스스토리’와 앨버트도크 거리에는 영국 북부 최대의 쇼핑단지 ‘오데옹’이 조성되어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진행되었던 이 프로젝트는 리버풀의 유통산업을 영국 내 5위까지 도약시킨 요인이 되었다.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는 예술의 도시 베니스

베니스는 이미 세계 최고의 예술축제로 유명한 도시지만 유명세가 있는 거장들이 활동하기 보다는 신진 작가들의 가능성을 더욱 주목하는 도시이다. 그렇기에 참여 작가들 평균 나이가 40세로 젊으며 절반가량은 처음 참여하는 작가들이다. 특히 일반인과의 공감을 더욱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증강 현실을 바탕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신의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의 혁신을 강조한다. 이는 베니스가 이미 지니고 있는 아름다운 문화유산과 풍경 등에만 안주하지 않고 혁신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위의 시티노믹스 사례들은 각 도시들의 특색과 문화를 반영함은 물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도 각 지역의 특색과 문화 콘텐츠를 반영하고 적극적인 시민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성을 확립하였을 때 성공적인 시티노믹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고유의 미학(美學)을 담아낸 시티노믹스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특징적인 색깔을 담아내는 노력 필요해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본 20대의 배낭여행지 속 최종 목적지는 아마 앞서 언급한 유럽의 도시이지 않을까? 한번쯤 그곳을 가고 싶게 만드는 원인은 무엇일까? 나라가 가진 긴 역사, 오래된 문화유산, 아름다운 도시 풍경 등을 꼽을 수도 있겠지만 이 모든 것을 그 도시만의 색깔을 입혀 차별화를 두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이전까지 한국은 서울을 중심으로 거대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었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 대도시에 이르렀다. 이제 경제를 뛰어넘어 문화적 특색을 갖추기 위해서는 유럽의 도시들처럼 중소 도시만이 가질 수 있는 지역적 특징을 살려낸 시티노믹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시티노믹스 예시로는 환경수도라고 불리는 창원과 신라 천 년의 유산이 담긴 경주를 뽑을 수 있다.

한국의 환경 도시, 창원

창원은 이전까지는 공장이 대부분인 공업도시였기 때문에 2006년 11월 환경수도로 도시를 개발하겠다는 발표로 인해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창원시 자체적으로 기업 규제를 강화하고 친환경적인 경영을 독려해 ▲공영자전거 누비자 시스템 도입 운영 ▲습지 보전 및 생태 하천 복원사업 ▲쓰레기 소각장 폐열 및 매립장 가스회수 ▲버스 정보 시스템 구축 ▲전기자동차 보급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다. 특히 공업도시였던 만큼 승용차와 공장 등 매연 문제가 심각했으나 새로운 버스 시스템을 구축해 버스의 평균 주행속도를 늘리고 자전거 도로를 만들며 이를 해결해가기 시작했다. 특히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인해 국내 최초로 자전거 이용자 보호보험을 시행했고 이후 창원시 공공자전거 ‘누비자’는 현재 1일 평균 이용 횟수가 2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개인승용차보다는 누비자를 적극 활용해 2006년 대비 창원지역 이동교통량이 1만 5000여대 이상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친환경적인 사업을 선두로 달리는 창원은 2008년에 열렸던 ‘람사르 총회’에서 천연기념물이 거주하는 주남저수지의 중요성을 입증 받아 저수지 주변 전부가 환경 보호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세계적인 환경 도시로 손꼽혀진 창원은 올해 열린 ‘제55회 진해군항제’를 시작으로 수많은 외국 관광객과 환경 보호단체의 인정을 받으며 ‘환경’이라는 키워드로 창원만의 시티노믹스를 구축하고 있다.

▲천 년의 역사를 담은 도시, 경주

천 년의 왕조로 불리는 신라의 역사와 유물을 담고 있는 경주는 어느 유럽의 도시와 견주어 보아도 손색이 없는 도시로 불린다. 즉 도시 전체가 한 왕조의 수도였을 뿐만 아니라 그 역사가 높은 수준으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도시 전체가 보존 가치가 높은 역사 유물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역사서에 기록된 구체적인 설화들이 있어 도시를 더욱 매력적으로 탐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불국사의 아사달, 아사녀, 에밀레종, 선덕여왕 등의 이야기를 통해 단순히 역사를 나열하기보다 설화와 엮은 탐방으로 내·외국인들에게 더욱 효과적이고 친근하게 경주를 알릴 수 있다. 특히 경주는 다른 도시와 비교해 월등히 많은 유적을 자랑해 다양한 나라와 역사적 교류가 활발하다. 더불어 한류의 위상이 높아지는 지금, 경주는 많은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해 관광 방문지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시티노믹스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지금, 자칫 시티노믹스가 주는 의의를 헷갈려서는 안 된다. 그 도시의 명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한 도시만이 가질 수 있는 문화, 환경, 경제 등의 장점을 부각해야 한다. 즉 단기간 외국인의 방문수만 늘릴 수 있는 도시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으로 봤을 때 살고 있는 지역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살기 좋은 도시가 되어야 내국인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그 이후에 외국인의 방문율이 비례한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의 특징과 지역 주민의 특색을 잘 버무린 한국만의 시티노믹스가 이후 국제도시에 버금가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올해 변화의 바람을 맞이한 한국은 그와 발맞추어 새롭게 도약하는 시기를 맞았다. 특히 수도 서울은 미국의 존스랑라살(Jones Lang Laslle, JLL)에 의해 세계 6대 도시로 꼽혔으며 글로벌 회계컨설팅 네트워크 PwC가 발표한 기회의 도시 11위에 오르는 등 발전하는 세계적인 대도시로의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이렇듯 이전부터 구축해온 경제 인프라는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으나 EIU가 주관하는 살기 좋은 도시에는 140개의 도시 중 76위를 기록해 문화, 환경 등의 문제점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서울을 제외한 중소 도시들은 평가 대상에 들지 못했을 뿐더러 서울 역시 작년과 재작년에 비해 점차 순위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즉 도시 건설 과정 속 ‘개발’의 초점을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반드시 ‘개발’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각 도시의 특색에 맞추어 한국만의 멋과 미가 중점이 된 도시 계획이 한국형 시티노믹스를 향한 올바른 첫 걸음일 것이다.

 

김나은 기자(smiles3124@mail.hongik.ac.kr)

권미양 기자(aldid5@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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