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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대덕, <상황-78> (1979) 
  • 홍익대학교 박물관 학예실 이란
  • 승인 2017.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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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대덕, <상황-78>, 1979, 91x117 소장번호 1841

 

1970년대 한국화단의 뜨거운 화두였던 ‘극사실회화’의 중심에는 차대덕을 포함하여 김홍주, 서정찬, 주태석, 지석철, 한만영 등 많은 본교 출신의 작가들이 중심에 있다. 화가 차대덕은 본교 회화과를 졸업하여 필라델피아 미술대, 타일러 미술대와 템플 대학원을 수료했으며, 현재 미국 휴스턴에서 활동 중이다.

한국의 ‘극사실회화’는 60년대 ’앵포르멜‘과 ‘단색조회화‘로 대변되는 추상화의 주류적 흐름 속에서, 구상화의 공백을 메우는 현상으로서 주류에 대항하는 새로운 미술의 형태로 등장하였다.

서구‘극사실주의’를 뜻하는 ‘하이퍼리얼리즘’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팝아트의 영향아래 일어난 미술의 한 경향을 말하는데, ‘리얼리즘 이상의 리얼리즘의’의 뜻을 나타낸다. 매일의 생활, 우리 눈앞에 항상 있는 이미지의 세계를 반영하여 세밀하게 표현한다. 또한, 사진이라는 매체를 이용하여 주관을 극도로 배제하고 아무런 코멘트 없이 그 세계를 현상 그대로만 취급한다.

차대덕의 <상황-78>에서 군복을 입고 짧지 않은 머리를 한 예비역으로 보이는 두 청년이 그려져 있다. 청색과 회색톤의 모노톤을 가진 두 인물상을 하나의 화면에 겹쳐 표현되었는데, 후면의 인물은 뒤를 돌아보며 먼 곳을 응시하고 있고, 전면의 인물은 몸을 사선으로 향하여 생각에 잠긴 듯 알 수 없는 표정을 지니고 있다. 뒤를 돌아본 인물의 윗 편 등 부분에 내려앉은 파리까지도 세밀하게 표현한 것이 인상 깊다.

서구 ‘하이퍼리얼리즘‘과 다르게 차대덕의 부드럽게 퍼지듯 화면에 깔리는 인물상은 일관되게 독특한 ‘서정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군복을 입은 늠름함도 아니고, 그렇다고 청년으로서의 패기도 읽을 수 없다. 그의 인물들은 원천을 알 수 없는 서정적 멜랑콜리를 모노톤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이런 형상적인 면이나 서정성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교감을 도모한다.

그가 ‘극사실회화‘의 대표전시인 <형상‘78전>을 기해 썼던 글처럼 당시 사회상과 대중과 괴리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새로운 형상성을 추구하며 작품을 제작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당시 극사실회화는 미술이 개념의 볼모로 사로잡히는데서 빠져나와 형상으로서 ‘그린다’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추상적 주류에서 벗어나 회화를 직접적이고 현실과 일상 속으로 되돌려 보냈다.

이러한 서구 ‘사물의 묘사와 관련된’ ‘하이퍼리얼리즘’의 맥락과는 별도로 한국의 ‘극사실회화’가 갖는 내성적 특성과, 형상성을 띠면서도 구별되는 조형적 태도에 대해 ‘사물의 생긴 모양을 뜻하는‘ ‘신형상’,‘물상회화’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홍익대학교 박물관에서 기획중인 2017년도 11월 상설전시에서 차대덕의 작품을 포함한 본교 극사실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차대덕의 작품을 포함하여 한국의‘극사실회화’를 바라보면서, 시대의 문맥과 정서를 가지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보는 일은 작품을 바라보는 감상자로서의 즐거움을 배가시킬 것이다.

홍익대학교 박물관 학예실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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