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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일상처럼 선사하는 ‘여행에 미치다’ 대표 조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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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쉬는 시간, 머리를 식힐 겸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켠 SNS에는 다양하고 많은 여행 콘텐츠들이 올라와 있다. 그중 그 나라의 느낌이 담긴 역동적인 여행 영상을 보고 난 뒤, ‘아 나도 여행 가고 싶다.’라고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 무수히 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SNS상에서 차별점을 가지고, 사람들로 하여금 더 여행을 떠나고 싶게 하는 공간이 있다. 여행자들의 일기와 같이 우리들의 여행이 기록되어 있는 ‘여행에 미치다’는 단순한 페이스북 페이지를 넘어, 여행자들이 꾸려나가는 여행자들의 공간이 되었다. 여행이 일상의 한 부분이 되기를 바라는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대표를 만나보았다.

 

Q. ‘여행에 미치다’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A. 거창하게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대학생이던 시절, 보통의 대학생처럼 대기업을 가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남들과 같은 삶을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고, 내가 정말 좋아하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에 대한 답으로 여행이라는 분야를 찾았고, 그것에 도전한 것이다. 당시 무역학과에 재학 중이어서 여행을 많이 다닌 것도 아니고 아는 것도 많이 없었다. 그래서 여행 정보를 소개해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게 되었고, 주변 친구들에게 이런 것을 한다고 메시지를 보내며 시작했다. 처음에는 페이스북 페이지만 운영했는데, 3년 전 여행 작가 안시내씨의 여행 이야기를 소개하며 큰 호응을 얻어 비공개그룹까지 개설하게 되었다. 자신의 여행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 일반화되지 않은 시절 소개된 안시내씨의 여행 이야기는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여행을 떠나고 싶게 하였고,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제보해 주었다. 그 이야기를 모두 소개할 수 없어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인 비공개 그룹을 개설한 것이다. 사업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시작했던 것이 여행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계기가 되고, 그분들이 추후에 좋은 콘텐츠를 제작, 공유해 주시며 이렇게 성장하게 되었다.

 

Q. 운영하는 페이스북 그룹에 많은 회원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모여 힘든 부분도 긍정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듣고 싶다.

A. 커뮤니티에 모인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없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또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다 보니 의견 다툼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난처해지기도 한다. 결국 사람들이 모여 발생하는 불화들, 인간 관계적인 부분들이 가장 힘든 것 같다. 반대로 뿌듯했던 순간도 있다. 여행 중 실종되거나, 세계적인 재난 속에서 연락이 두절되거나, 중요한 소지품을 잃어버렸을 때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면 많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분들을 도와주신다. 그렇게 하여 실종된 분을 찾기도 했고 여권, 핸드폰과 같은 소지품을 찾는 사례도 있었다. 운영자가 무언가를 해서 이뤄낸 순간은 아니지만 SNS의 부정적인 측면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우리 커뮤니티에서 이러한 좋은 사례를 이뤄냈다는 것이 매우 뿌듯하다.

 

Q. 현재 인터넷이나 SNS상에서 다양한 여행 콘텐츠들이 제작되고 있다. 다른 콘텐츠들과 차별되는 ‘여행에 미치다’만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A. 여행에 대한 정보를 계속해서 접하다 보면 여행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여행이 어렵게 느껴지고 포기도 쉬워진다. ‘여행에 미치다’를 운영하고 세계여행을 다니며 느낀 것이 한 가지 있다. 여행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니다. 여행은 일상 속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사회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밖으로 쉽게 나갈 수 없는 한국 특성 때문에, 여행이 유독 어렵게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단순히 여행에 대한 정보만 공유하는 페이지가 아닌 여행을 통해 느낀 감정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자 한다. 다양한 여행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런 것들이 하나의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방식으로 표현되었으면 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표현 방식을 통해 본인들의 여행을 보여주며 이러한 부분을 이뤄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제작된 콘텐츠를 본 사람들이 여행에는 ‘다양한 모습이 있구나’, 더 나아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느끼며 그들도 함께 떠났으면 한다. 여행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보다 다양한 사람이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도록 하는 콘텐츠를 추구하고 있다.

 

Q.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제휴사의 마케팅 역할을 똑똑히 하고 있다. 광고는 자칫하면 구독자들에게 이질감을 줄 수 있는 데, 제휴사와 구독자의 만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여행에 미치다’만의 방법이 있는가?

A. 광고를 통해 수입을 얻고 있는 상황이고,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가 되었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제휴 문의가 들어와 제휴를 진행할 때 먼저 그 소재가 구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감동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유효성을 따져본다. 그다음 여행에 미치다 만의 톤앤매너, 기존의 방식이 잘 실현될 수 있는 소재인가를 생각해 본다. 이 두 가지를 잘 따져보고 하나라도 부적합하다면 진행하지 않고 있다. 최종적으로 콘텐츠가 발행되었을 때 이질감을 주는 콘텐츠를 애초부터 제작하지 않으려 한다. 그것 자체가 구독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광고주와 구독자 사이에서 조율자의 역할을 하는 것,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가장 어렵고 신경 쓰는 부분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다양한 제휴사와 제휴를 할 수 있었고, 좋은 콘텐츠로 보답이 되었다.

 

Q. 사람마다 여행에 담는 의미가 다를 것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여행의 의미는 무엇이며, 청춘들에게 여행이 어떤 의미가 되었으면 좋겠는가?

A. 일상이 여행이었으면 좋겠다. 많은 이들이 여행을 마치 밖에 나가서 먹는 커피 한잔과 같이 일상처럼 친근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여행을 떠날 때 여행에 어떤 의미를 담고, 그 의미를 찾고자 떠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렇게 큰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하다 보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여행을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청춘들에게도 여행이 지쳐 있는 일상에서 잠시 쉬다가 오는 또 하나의 일상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최근 미디어에서 외치는 욜로(YOLO)나 미디어에 비치는 여행에 대해 너무 믿지 않았으면 한다. 100명의 사람이 여행을 떠난다면 100가지의 여행을 즐기다 올 것이다. 그 사람들의 여행 이야기를 거짓되었다고 할 수 없지만, 각자 가지고 있는 상황, 환경, 능력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천차만별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무작정 여행을 떠나라는 말에 속지 말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각자의 여행을 다녀오면 더 좋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한다.

 

Q. 앞으로의 ‘여행에 미치다’의 계획을 듣고 싶다.

A. 규모가 계속 커지며 사무실도 차리고, 회사도 갖추어 나가다 보니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많다. 처음부터 영리를 목적으로 시작했던 일도 아니고 회사를 운영했던 경험, 심지어 어느 회사에서 사원이나 대리로 일해 본 경험도 없기 때문에 회사를 꾸려나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지금은 이것 역시 하나의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회사와 같은 체계가 아닌 ‘여행에 미치다’만의 체계를 잡아가려 한다. 영상 아웃트로나 페이스북 페이지 맨 위에 ‘여행자들이 만들어가는 공간’이라고 적혀있다. 일반 회원, 크리에이터 그리고 제휴사 모두가 ‘여행자’라는 생각 하에 그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다. 일방적인 회사가 아닌 여러 여행자와 계속 관계를 맺어 가며 서로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아직 한국에는 없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 더 나아가 하나의 자유여행 플랫폼이 되었으면 한다.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일 수도 있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지점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여행이라는 것만이 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여러 사정으로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고, 금전적으로도 지원해주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정말 우리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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