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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인스턴트 고용시대를 살아가는 방법렌즈를 통해 프리랜서의 미래를 들여다보다

 

KBS 드라마 <직장의 신>(2013)에서는 비정규직 근로자라면 손꼽아 기다리는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고 ‘자발적 비정규직’을 고수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회사가 고용 여부를 좌우하는 것이 아닌, 근로자가 스스로 이를 선택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이제 우리에게 그다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생활의 전반을 바꾸어 놓았고 그 변화의 손길은 기술의 발전을 넘어 생산구조와 고용구조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 소위 말하는 ‘정규직’이라는 개념이 고용시장의 주인공을 차지했던 시대는 저물어가고 때와 필요에 따라, 필요에 맞는 사람을 고용하는 새로운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고용시장 내 지각 변동이 일어나다.
자유롭게 일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들, 프리랜서

고용시장은 현재 엄청난 격동기에 놓여있다. 2016년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는 약 2천 만 명의 전체 근로자 중 42.5%로 900만 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발표에 사람들은 근로자들의 권리는 사각지대로 밀려나고 말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최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취업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대학 및 대학원 등의 고등교육기관을 졸업하고 취업한 사람 중 정규직을 선택한 이는 오히려 줄고, 프리랜서와 창업을 선택한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 뉴스매거진 온포스(OnForce)의 최근 설문 조사에서는 회사가 급여와 복지혜택을 제공한다 해도 입사해서 일하지는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5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을 사회의 ‘걱정거리’로 생각하며 문제시 여기던 이전과는 다르게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프리랜서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프리랜서의 길을 걷고자 하는 것일까. 우선 프리랜서는 출퇴근의 부담이 없고 일괄적인 사무실이 아닌, 원하는 공간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 또한 조직에 소속되지 않기 때문에 정해진 규율에 따라 자신의 생활패턴을 맞출 필요 없이 자신의 생활패턴을 고수하며 일을 할 수 있다. 결국 근로자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그들은 안정적인 수입보다 자유롭고 유연한 근무환경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프리랜서와 같은 계약직을 더 선호하는 것이다. 많은 경제학자는 이러한 현상들이 그간 지속해온 조직형 근로형태가 갖는 한계로 인해 나타난 당연한 결과라 보았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프리랜서의 비중은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예측했다.

 

 

프리랜서, 설움을 벗어던지고 미래를 향해 도약하다.
미래 시장의 주역, 슈퍼 프리랜서의 등장

앞서 보았듯이 프리랜서는 이제 고용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프리랜서를 바라보았던 사회의 시선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다. 그들은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었지만 사실상 사내 비정규직의 근무형태와 동일한 환경에서 일해야만 했다. 오히려 그들은 고강도의 노동에 시달리며 프리랜서가 가진 업무의 유연성과 강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출처: tvN 혼술남녀 홈페이지

지난해 10월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故 이한빛 PD 의 죽음은 기업이 프리랜서가 가진 제도적 허점을 교묘히 악용했을 때 나타나는 문제점을 속속들이 보여주었다. 이 PD는 근무일인 55일 중 휴일은 겨우 이틀이었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고, 그 와중에 인격 모독과 권위적인 조직문화로 고통받아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또한 프리랜서는 고용시장에서 근로자가 아닌 사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는 프리랜서는 법적 ‘근로자’로 정의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즉, 임금 체불 해결이나 산재에 따른 의료비 지원, 퇴직금 등의 권리를 누릴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시사·교양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에서 비정규직 ‘프리랜서 방송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3명 가운데 58%가 임금 체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불액이 1,000만 원이 넘는 경우도 빈번했다.
하지만 이제 프리랜서는 그동안의 설움을 벗어던지고 반격에 나섰다. 이른바 ‘슈퍼 비정규직’이 출현한 것이다. 이들은 각 분야의 최고의 기업에서 훈련받았거나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어느 회사에도 속하지 않는 이들을 말한다. 오늘은 A기업의 프로젝트에서 활동하고, 내일은 B기업 프로젝트의 참여하여 자신의 역량을 유동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은 관례적인 회의와 사내정치로부터 해방되어 자신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으며, 정규직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기도 한다. 기업들도 이러한 프리랜서를 선호하는 경향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서 프리랜서는 기업 입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택인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이 많은 직업의 존속을 위협하는 4차 산업혁명 속에서 창의력과 유연성을 무기로 하는 프리랜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미래 산업 구조를 바꿀 시대의 주역, 슈퍼 프리랜서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출처 : 픽사베이

첫 번째로 자신을 스스로 기업화한 ‘1인 창업기업’과 ‘소규모 스타트업 기업’이 있다. 이들은 창의적이고 유연한 발상과 판단 능력을 무기로 미래 산업구조 속에서 대기업과 같은 큰 조직의 논리에 순치된 ‘조직인간’보다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바로 프리미엄 프리랜서, 프리 에이전트(Free Agent)이다. 프리 에이전트는 본래 야구와 축구, 농구 등 몸값이 비싼 스포츠계의 자유계약 선수를 지칭하는 단어였다. 하지만 프리랜서의 활약이 두드러진 오늘날, 이 용어는 개인의 전문화된 지식과 도구를 사용하여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독창적이면서 창조적으로 일하는 개인이라는 뜻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종신고용의 시대가 가고, 기업이 ‘평생 직장’으로서 개인의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는 미래에는 다양한 경험의 축적과 끊임없는 평생 학습으로 단련된 프리 에이전트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기업들이 과거 사내 정규직이 맡았던 중요한 업무를 프리랜서에게 맡기고 있다. 심지어 이런 인재들의 인력시장을 만들어 주는 중개인도 새로이 등장했다. 슈퍼 비정규직의 수는 점점 늘고 있으며, 이들은 곧 미래 시장의 주축으로 그 날개를 활짝 펼 것이다.

 

 

프리랜서의 증가로 바라본 미래 직업군
‘Job’이 아닌, ‘Work’를 쫓아가는 사회로 변화 될 고용시장

세계적 경영학자인 찰스 핸디(Charles Handy,1932-)는 15년 전 그의 저서 『코끼리와 벼룩』에서 앞으로의 고용문화는 거대한 ‘코끼리’에 비유할 수 있는 대기업 중심의 직장에서 아주 작은 ‘벼룩’에 비견할 수 있는 프리랜서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당시 그의 주장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핸디의 ‘벼룩 이론’은 현실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이미 현 고용시장에 진입한 수많은 구직자들은 한 곳에 정착하기보다 다양한 업계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는 것을 선호하며, 많은 대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스타트업 기업 등은 이러한 인재를 반기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출처 : 픽사베이

▲골드 칼라 ‘프리랜서’는 만능 엔터테인먼트?
예로부터 사람들은 직업군을 옷깃 색으로 구분하곤 했다. 항상 양립하여 존재해온 블루칼라(Blue color)와 화이트칼라(white color)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며 그 경계가 서서히 무너졌다. 이에 등장한 개념이 ‘골드칼라(gold color)’이다. 현재 고용시장에서는 자신의 핵심적 역량을 끌어낼 수 있는 ‘아웃소싱(outsourcing)’능력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이들을 골드칼라라 정의 내리고 미래를 이끌어갈 직업군으로 분류했다. 골드칼라는 두뇌와 정보를 이용해 기발한 아이디어와 창의적 사고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정보화시대를 이어갈 ‘능력 위주’의 전문직 종사자다. 그들은 자신만의 플랫폼을 만들고 자기 자신을 스스로 차별화하여 고용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미래에 본격적으로 전문지식을 겸비한 프리랜서들의 시대가 열리면 한 가지 능력만으로 업계에서 살아남기는 힘들 것이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어떠한 형태로든 판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하며 만능 엔터테인먼트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출처 : 픽사베이

▲‘긱워크(gig work)’로 넓어지는 프리랜서의 형태
글로벌 고용시장에서 독립형 일자리 ‘긱워크(gig work)’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긱워크는 노동이 필요할 때 관련된 사람에게 단기로 일을 맡기는 노동 형태다.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Uber)의 개인택시 운전사나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의 숙박 제공 호스트처럼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개인 수입을 올리는 일이 긱워크의 일종이다. 이러한 시장을 일컬어 ‘긱이코노미(Gig economy)’라 부르는데, 이는 프리랜서의 개념을 보다 넓혔다. 글로벌 회계법인(PwC)의 「노동의 미래」 보고서는 현재 긱이코노미가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지만, 미래에는 시간제 근무와 여러 기업에 동시 고용되는 형태로 근로 환경이 변화되면서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공유경제, O2O(On line to Offline), 온디맨드(On Demand) 서비스 등과 더불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리랜서의 영역은 점차 확대 및 세분화되고 있다. 한때 전문직으로 인식됐었던 컴퓨터 관련 직종이 이제는 모든 영역에 걸쳐 기본적인 업무역량으로 정착된 것처럼, 프리랜서 역시 국한된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업에서 능력에 걸맞게 대우받고 활약하는 전문집단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어진 일’만 잘하면 되는 직장인이 아니기에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선 완벽한 책임을 져야 하며, 누군가 자신을 활용하고 투자하게끔 유도하는 전략도 연구해야 한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쳐 신뢰를 쌓는다면 날로 변화해가는 수많은 직업 세계 전반이 모두 일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프리랜서는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미래직업의 한 형태로까지 언급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사회적 장치는 부족한 실정이다. 프리랜서가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특정 산업의 경우 종사자의 대부분이 프리랜서인 것에 비해 이들의 지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현재 프리랜서는 자영업자와 임금근로자로 양분되어 있는 노동시장에서 근로자보다는 사업자라는 인식하에 관련 정책 및 규정이 상정되어 있다. 하지만 프리랜서는 계약을 체결하는 고용주와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사업자로 규정하기 어렵다. 현재의 노동시장의 지위 구분이 현시대의 근로 형태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프리랜서가 지닌 가능성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이를 근절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프리랜서들을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교육시스템도 마련되어야 한다.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높아질수록 근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어 고용 안정성 또한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갖춘 프리랜서를 양성하고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저질 일자리’라는 오명은 사라지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직업형태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정민주 기자(tjzero2004@mail.hongik.ac.kr)

김보문 기자(qhans0211@mail.hongik.ac.kr)

조재형 기자(cjhpmk00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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