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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언제까지 당하고만 있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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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인한 심각한 대기오염이 대부분 중국에서 기인한 것임은 이미 여러 차례 연구로 밝혀진 바 있다. 작년 고등어 구이로 인한 대기오염 등 국내요인이란 주장은 이미 헤프닝으로 끝났고, 경유차나 국내 화력발전소 탓이라면 송도나 제주도같이 오염요인과는 거리가 먼 지역이 비슷한 시각이 비슷한 농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삼척동자라도 미세먼지 문제의 발원지가 외부요인 임을 부정할 수 없다. 객관적 분석 또한 시기에 따라 그 원인이 틀린데, 예컨데 겨울처럼 미세먼지가 심한 때에는 해외요인이 압도적이고, 요즘과 같이 대기가 좋을 때는 당연히 외부에서의 미세먼지 유입이 적으므로 국내요인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사태에 대해, 정부 만 탓할 수도 없다. 공무원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미세먼지 발생측면에서 별로 비중도 크지 않은 국내 화력발전소를 쥐 잡듯 잡던가 노후 경유차 교체 보조금이나 퍼주는 수 밖에 없다. 환경부에선 중국과의 협의에 노력 중이라고 앵무새처럼 답변하지만, 언제나 노력은 노력일 뿐이다. 내가 중국 환경 담당자라 하더라도, 자국민의 건강이 우려돼서이지 이웃 국가 국민들의 조기사망에는 관심조차 없을 것이다. 즉, 단순 협의가 아니라 협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협상이란 협상카드가 없으면 상대방의 선의를 막연하게 바라는 구걸에 불과하다.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체를 만든다는데, 결론은 뻔하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듯이, 막대한 미세먼지 저감 비용을 이웃국가에게 부담시킬 것이다. 


한국이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것을 이웃국가도 알고 있다. 또한 자국민들의 미세먼지 피해로 인한 원성도 하늘을 찌를 지경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최근 사드 설치로 인한 롯데 불매사태에서도 보듯, 사회주의 당국 특유의 모르쇠 자세로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웨이보 등을 통해 엿들을 수 말로는 베이징 서쪽의 내륙 공장들을 한반도 코앞의 산둥반도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현재 25%까지 진행되었고 2020년까지 대부분 이전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사실 미세먼지로 인한 우리나라의 괴로움은 겨우 시작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체감상으로도 한해 한해가 다르지 않은가? 일부는 PM10 수치를 들어 최근 들어 심해진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공식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다. 올해 수치가 5년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어떤 국민들도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핵심은 협상카드를 찾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 입장에서도 나의 문제를 남에게 떠 넘기는 제로섬(zero-sum) 게임 밖에 될 수 없다. 필자는 환경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로서 차마 담기 어려운 말이지만, 더 이상 미세먼지는 기술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해결할 수 없는 정치의 영역이라고 판단된다면, 중국에 대한 전략적 카드로서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 2015년 발표된 국립해양조사원의 서해 쪽 해류도에 의하면 최남단 가거도 서쪽을 지나는 황해난류는 대부분 중국 산둥반도를 거쳐 베이징 코앞 발해 만까지 들어갔다가 중국연한류를 타고 다시 중국 해안가를 타고 남하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흔히 현대사회의 “화장실” 이라고 일컬어지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을 가거도 서쪽에 설치를 추진하는 것은 어떨까? 가거도가 아니라면 국토 어디에라도 설치해야 할 기피시설이고, 방사성폐기물 처리장보다 더 한 것이 있다면 협상카드 용으로 설치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혹자는 잠재적으로 우리나라 서해연안에도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을 들어 반대할 수도 있지만, 필자는 되묻고 싶다. 그럼 이대로 계속 살 것인가? 산둥반도의 공장들에 기술과 국민 혈세를 들여 저감장치를 달아줘 봤자, 본인들의 생산단가 절감을 위해 갈탄 등 저품질 화석연료 사용을 미세먼지 저감 부담 없이 마음 놓고 늘릴 것이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우리나라의 몫이다. 지금껏 공동 기술개발이나 녹화 협력사업 등 여러 방안이 제기됐지만, 상대방이 행동을 바꿀 유인이 없다면 그 어떠한 대안이 있더라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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