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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그려낸 영화 속에 나타난 사회의 이야기움직이는 애니메이션, 세상을 반영해 그려내다

새하얀 피부와 잘록한 허리를 가진 공주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있다. 이내 이야기는 공주를 구하러 온 왕자님과 그를 다소곳이 기다리던 공주의 입맞춤으로 막을 내린다. 어떤가? 어릴 적 숱하게 들었던 익숙한 이야기의 일부인 것 같지 않은가? 이렇듯 어린아이들이라면 누구든지 공주가 되고 싶게 하는 마술을 부리는 디즈니는 오랫동안 일명 ‘왕자와 공주’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러나 최근 페미니즘의 담론 활성화로 디즈니가 외모지상주의, 백인우월주의, 수동적인 여성관, 남성 중심주의 등의 잘못된 사고를 어린 아이들에게 심어주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940년부터 이러한 이야기 구조를 고집해온 디즈니는 2000년대에 이르러서야 애니메이션이 어린아이들에게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이 있음을 깨닫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늘 왕자님만 기다리던 수동적인 여성 캐릭터가 디즈니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했을지 그 변화를 살펴보자.

디즈니 신드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백설 공주(Snow White)>(1937)는 모두가 알고 있듯 마녀의 저주가 걸린 백설 공주를 백마 탄 왕자가 구하는 이야기이다. 특히 이는 현재 디즈니가 비판받는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주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백설 공주의 피부색을 극도로 하얗게 표현해 백인우월주의 사상을 보여주고 저주를 풀기 위해 반드시 ‘남성’이 등장해야 하는 남성중심주의적 사고관이 반영된 것이다. 당시 여성들은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로 인식하는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탈피하고자 활발한 운동을 벌이고 있었지만, 이 운동이 무색할 만큼 디즈니는 당시 사회에서 강요하는 여성관을 그려내 강한 비판을 받았다.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디즈니는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1989)를 필두로 능동적인 여성관을 가진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켰으며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는 <라푼젤(Tangled)>(2010)을 들 수 있다. 

18년 동안 오로지 탑 안에서만 지냈던 라푼젤은 자신을 절대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는 의붓 어머니가 외출한 틈을 타 바깥세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영화 <라푼젤>은 1812년에 출판된 그림책에 기반을 두어 만들어졌지만 주인공의 성격을 새롭게 재해석한다. 기존의 라푼젤보다 좀 더 주체적이고 용감하여 잃어버렸던 가족을 되찾고 사랑하는 남성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인물로 말이다. 그러나 라푼젤 역시 하얀 피부를 가진 백인으로 그려졌으며, 남성 주인공으로 인해 바깥세상을 경험하게 되는 여성에 그쳐 영웅 서사로까지 나아가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내 디즈니에서도 현재 사회의 흐름을 잘 반영한 애니메이션이 등장하는데, 바로 하와이를 바탕으로 만든 <모아나(Moana)>(2016)이다

. 모투누이 섬에 사는 주인공 모아나는 족장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부족을 이끌어야 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점차 섬이 위기에 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명령을 거역하고 위험한 산호 밖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결국 모아나는 디즈니 최초로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로지 섬의 수호신과도 같은 할머니의 지지 속에 진취적인 여행을 떠난다. 또한, 여행 중간에 만나게 되는 남자 주인공인 마우이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모아나는 자아도취에 빠졌던 그를 절망에서 이끌어내고, 한 발짝 앞으로 걸어 나가게 했다. 더불어 모아나를 지지하고 그녀의 지혜를 이끌어내는 인물은 할머니이며, 모든 자연을 수호함과 동시에 영화의 핵심인 대 자연 역시 여성적인 인물로 묘사되어 이전에 비판받았던 남성 중심주의를 완벽히 탈피해냈다. 뿐만 아니라 배경을 미국과 유럽이 아니라 하와이 본토로 지정해 그들의 문화를 완벽히 이야기 속에 녹여냈다는 점 역시 호평 받은 이유 중 하나이다.

2014년에 개봉한 <겨울왕국(Frozen)>은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주제곡인 ‘Let it Go’를 흥얼거렸고 전 세계에는 주인공 엘사가 입은 옷부터 화장법까지 <겨울왕국> 열풍이 불었다. 영화는 국적과 나이를 뛰어넘어 우리를 매료시켰고 한 영화가, 특히 아이들까지도 관람 가능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영향력이 가지는 위력을 보여주었다. 이에 1937년부터 애니메이션 신화를 그려낸 디즈니는 현재 80주년을 맞아 이전과 달라진 세상을 반영해내며, 한편으로는 애니메이션에 색다른 변화를 꾀해 세상을 선두하고 있다. 이제부터 단순히 애니메이션을 관람하기보다 영화 속 디즈니가 우리에게 보여준 세상을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는 건 어떨까.

 

김나은 기자  (smiles3124@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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