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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을 택한 청년들, "나 혼자 산다"비혼이 트렌드라니? 우리가 결혼 하지 않는 진짜 이유

 

‘비혼(非婚)’이라는 단어가 신문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99년이나 현재에도 비혼이라는 단어는 한국에서 만연하게 사용되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10년 전 33만 건이었던 혼인 건수가 2016년에 28만 건으로 줄어들었으며 그결과 우리 사회에서는 2,3,4인 가구를 제치고 1인 가구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각박할 따름인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은 자연스레 많은 것들을 포기하기 시작했으며, 끝내는 결혼도 포기한 듯하다. 그래서 그들이 흔히 말하는 ‘미래를 준비한다’는 말 속 ‘미 래’에는 이제 ‘결혼’이 포함되지 않는다. 대체 그들이 생각하는 결혼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들은 대체 왜 비혼을 택하는 것일까. 우선 청년들이 비혼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결혼을 앞둔 사람들마저도 다시 고민하게 만드는 결혼 비용을 들 수 있다. 높은 결혼 비용은 청년들의 일자리 부족 문제와 겹쳐 더더욱 그 부담이 가중되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 결혼 비용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 비용은 총 2억 7,420만 원으로, 그중 주택 자금이 약 1억 9,000만 원 정도이며 주택 자금을 제외한 예식장, 예물, 예단 등의 결혼 비용은 약 8,000만 원 정도가 소요된다. 이는 각종 스펙을 쌓아도 일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는 청년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비용임이 틀림없다. 또한 결혼에 비용, 시간 등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이들도 상당하다. 결혼하는 대신 혼자 살면서 하고 싶은 것들을 즐기는 삶을 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현 사회는 1인 가구가 대폭 증가하면서 가족의식 및 생활체계가 바뀌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 여성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비혼 1인 가구의 가족의식 및 생활 실태조사」(2007)에서 1인 가구인 20-30대 표본집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가구 형태상 개인화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고립된 개인이기보다는 여전히 원가족 중심의 사고와 관계망이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비혼을 선택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개인주의적이거나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며, 부모와 형제자매 간 교류도 빈번하고 결혼을 긍정하는 이들과 마찬가지로 이성과 교류도 있다는 것이다. 즉, 비혼을 생각하는데에는 경제적 여건이 크게 작용하지만, 기타 수많은 개인적인 이유로 비혼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본지는 이러한 개인적 이유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본교 학우들을 대상으로 비혼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았다. 본교 3학년에 재학 중인 C씨는 결혼을 하기보다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밝히며 그녀가 갖는 결혼에 대한 인식을 털어놓았다.

 

“결혼 비용으로 소모될 돈으로 차라리 자신에게 투자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일자리를 갖 게 되어 틈틈이 적금을 들어도 결혼 비용을 모으기엔 무리인 것 같아요. 차라리 적금으로 모은 돈을 여행이 나 기타 자기 관리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미래의 저를 위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결혼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보다는 혼자 사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물론 결혼이 싫은 것은 아니에요. 다만 혼자 사는 것이 저에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감정 소모하는 것을 싫어하고 타인과의 접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는 결혼하지 않는 것은 돈뿐만 아니라 시간과 감정 소모도 줄여줄 것 같아요. 그리고 결혼을 할지 말지에 대해 선택하는 것은 본인이기 때문에 가족, 더 나아가 사회가 결혼에 대한 개인의 의사를 존중해주었으면 좋겠어요.”

한편, 조금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해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인 S씨는 조심스럽게 자신이 비혼주의인 이유에 대해 말했다. 그는 비용적인 측면에서의 걱정도 크지만 복잡한 결혼 절차에 대한 기피감이 든다는 생각을 밝혔다.

 

“저는 결혼에 대한 필요성을 아직 느끼지 못한 것 같아요. 미혼인 상태가 결혼한 것보다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물론 신혼생활의 즐거움이나 아이를 얻는 기쁨 등 결혼을 하면서 얻는 행복들이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 과정을 거치기까지 준비하는 절차들이 너무 힘겨워 보이더라고요. 집을 장만하는 것부터 혼수와 상견례,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절차를 굳이 경험하고 싶지 않아요. 비용 문제가 가장 크지만 돈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지금 상황보다 결혼한 상황이 더 행복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들의 이야기처럼, 자발적인 듯하면서도 사회 문제에서 비롯된 복합적인 이유로 비혼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청년들을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은 비혼의 증가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 비혼의 증가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비혼에 따른 출산율의 감소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오르며 심각성이 대두되자 공들여 만든 경제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며 젊은이들이 하루빨리 아이를 낳아 국가 구성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기혼자들은 이미 결혼을 경험했던 입장에서 ‘그까짓 결혼이 대체 얼마나 힘들다고…’ 하는 의문을 제기하며, 아이를 낳지 않는 젊은이들을 향해 자기편익만 추구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출산 문제에 대한 책임을 비혼 청년들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2016년 평균 결혼비용 2억 7 천만 원, 서울 평균 집값 5억 611만 원에 달 하는 시대에(KB부동산 2016년 7월 기준) 청년들이 결혼을 바라보는 입장은 상당히 달라졌다. 물론, 청년들을 뒷받침 해줄 정부의 정책들이 준비되어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정부 지원 전세대출’을 받으려하면 집주인의 허락이 필요하다, 집주인의 허락을 거절당하고, ‘행복주택’을 신청하러 가면 114대 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률이 기다리고 있는 실정에, 청년들이 실질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정책들이 제기능을 다 하기에는 아직 이를 충분히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한 수준이다. ‘비혼’이 사회의 문제가 되고 ‘결혼고시’라는 말이 등장하는 지금, 청년들은 스스로를 책임지기도 힘든 시대에서 위태롭게 살아가고 있다. 가장 용감할 나이인 그들이 ‘사랑’이란 이름을 좇아 불나방처럼 무작정 뜨거운 불 속으로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랑만으로 결혼을 감행하기는 너무나도 힘든 현실이다. 그 현실을 몸소 받아들인 청년들은 결혼에 대한 환상을 접고 일찍이 비혼을 선언한다. 그러나 아직도 부모세대에서는 “그래도 결혼은 해야 하는 게 맞다.”라며 청년들에게 결정을 바꿀 것을 조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조언을 하기에 앞서 먼저 그들의 삶과 그들을 둘러싼 여러 주변 환경 자체를 인정해주고 이해하여야 한다. 청년들은 그저 편해 보인다고, 쉽게 비혼이라는 선택을 내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도 비혼을 선택하기까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을 존중하고 그들의 선택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유빈 기자(neyobin@mail.hongik.ac.kr)

김보문 기자(qhans021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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