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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주년, 아침이 밝았습니다.

“형, 편집국장님께 말해서 저 취재 좀 나가게 해주세요!” 약 1년 전 이때 즈음 신문사에서 나지막히 들린 소리였다. 작년 10월 24일(월) 저녁, JTBC에서 공개된 '최순실 태블릿' 보도가 세상에 퍼지기 시작했고 29일(토)을 시작으로 이듬해까지 진행된 촛불집회. 그 촛불집회를 취재하고 싶다는 기자의 목소리였다. 그렇게 촛불을 함께 밝히고자 하는 한 기자의 목소리는 이내 주변에서도 들리기 시작했다. 본교에서는 총학생회의 주도하에 현 상황에 대한 시국선언이 이어졌고, 본교를 비롯한 수많은 대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며 거리에 나섰다. 이와 동시에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이 하나 둘 어두운 거리에 나와 빛을 밝히기 시작했다. 작지만 강한 촛불로 그들은 대한민국에 자리 잡은 불합리성을 타파하고자 하였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힘에 입어 작년 12월 9일(금),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고 약 3개월 뒤인 3월 10일(금),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촛불의 승리이자 정의의 승리였다.


촛불의 승리 이후 많은 것들이 바뀌기 시작했다. 대선으로 새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이전에 감추어져있었던 수많은 사안들이 표면으로 떠올랐다. 세월호의 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져 가슴 아픈 그 때의 사건을 바로잡고자 하였고, 5·18 특별조사단이 꾸려져 과거를 되짚고 바로 세우고자 하였다. 이와 더불어 음지에서 존재하던 것들이 공개되기 시작했다. 의혹으로 존재하던 지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실존한 것이 밝혀졌고, 여기에 국정원이 개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권력을 이용한 여론 조작의 사실도 나타났다. 선거에서 국정원이 댓글 조작으로 여론 몰이를 한 정황과 군 사이버사령부에서 댓글로 정치 개입을 했던 사실 또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지금까지 음지에 있던 많은 일들은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촛불이 밝혀진 지 1년이 되는 이 맘 때, 대한민국은 지금 합리적인 모습을 점점 찾아가는 듯 보인다. 이때 다시, 우리 사회의 합리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대한민국 합리적인가? 아직 합리적이라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이는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아니 당연하기에 어쩌면 아주 합리적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하고 이를 이용하려하니 이는 합리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다시 드는 의문. 지금 대한민국은 상식적인가? 촛불이 우리 사회를 상식적으로 만들었냐는 것이다. 고개는 점점 숙여진다.


촛불이 많은 일을 해냈지만, 아직까지 대한민국 사회에서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많이 보인다. 한 국회의원은 얼마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이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지금까지 밝혀졌던 사실을 부정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의 주장들의 논거를 듣고 있자면, 참 비상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군대도 마찬가지이다. 갑질을 해대며 공관병을 사적으로 부리고 반성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가하면, 본교 학우가 쓸쓸하게 우리 곁을 떠나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 과정에서 나타난 군의 묵묵부답과 어이없는 행동들은 상식의 수준을 떠나서 가슴 한 편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어디 정치권이나 정부 쪽 뿐이랴. 우리 사회 내에서도 이미 비상식적인 모습은 우리의 눈에 많이 보였다. 소위 힘을 바탕으로 한 갑질. 명문이라고 불리는 고려대 교수가 학생에게 한 욕설과 갑질을 일삼았다. 그리고 이를 쉬쉬하려했던 학과의 모습은 너무나 비상식적이어서 사실인가 싶을 정도였다. 힘은 상대적이라고 했던가. 교수 뿐 만이 아니다. 자기 동네에는 절대로 특수학교를 세울 수 없다며 무릎 꿇은 사람들을 지나쳐간 사람들의 모습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촛불이 들려졌고, 많은 사람들이 세상은 바뀌었다고 한다. 확실히, 세상은 바뀌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상식을 바라는 일은 어려운 일인가 싶기도 하다. 당장 취재할 때도 그렇다. 물론 그들은 이 글을 읽고 있지도 않겠지만, 가끔 취재를 하다보면 우리 기자들이 고생할 때가 많다. “이런 걸 왜 물어보냐”고 따지는 사람들, 아예 기자의 번호를 차단해버린 사람들, 선출된 직책을 맡았으면서도 말 한 마디 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더더욱 그렇다. 언제쯤 우리는 상식적으로 생활하고 사고할 수 있는 사회에서 살게 될까? 참, 좋은 아침이다.

 

편집국장 양승조  hiujimi@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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