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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온다

열심히 하면 항상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다. 캠퍼스 벽에 붙어 있었던 홍대신문사 수습기자 모집 포스터는 기자에게는 하나의 기회처럼 보였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수습기자에 지원했다. 수습기자로 덜컥 발탁이 되자 진짜 기회는 시작되었다. 일명 ‘아웃사이더’라고 불리는 기자는 학과 또는 학부의 모임에 절대 끼는 일이 없었고, 무관심했다. 그 이유는 그러한 일들이 기자와 영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자가 된 순간부터 학내의 온갖 사안들을 꿰차고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캠퍼스 이곳저곳을 맴돌며 기사로 작성할 만한 단서가 있는지 살피고 다녔다. 타인에게 무신경했으며 심지어 자신에게조차 무심했던 기자는 점점 기자, 그리고 기자의 주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것이 첫 번째 기회였다.


첫 번째 기회라고 여겼던 것이 점차 익숙해지고 기자는 계속되는 신문사의 기획회의와 기사작성에 지쳐 허덕이고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기자가 되기 전에는 사람 만나는 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고, 스스로를 분명 내성적이라고 생각했던 기자는, 기자이기 때문에 하게 될 수많은 인터뷰를 내심 잔뜩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거진 3년 가까이 신문에서 큰 지면을 차지하는 인터뷰 기사를 맡다 보니 내성적이고 사람을 만나기를 꺼려하는 ‘나’는 점점 희미해져 갔다. 그저 인터뷰를 하기 전에 인터뷰이에 대한 자료를 정신없이 찾으며 어떤 질문을 해야 좀 더 기억에 남는 기자가 될 수 있을지, 신문사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그런 일반적인 ‘기자’만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이 두 번째 기회는 기특하게도 동문들과 유명인사들에게 거리낌 없이 인터뷰를 요청할 수 있는 용기도 심어주기까지 하며 새끼 기회를 낳기도 했다.


또 신문사의 이런저런 일들로 두 번째 기회를 기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조금 생기자, 기자에게 세 번째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기자가 했던 것들을 ‘아, 내가 이런 것들을 할 수 있구나!’라고 깨달은 것이다. 신문사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배우고 습득한 그 모든 것들이 이제는 익숙해져 버렸지만, 문득 이런 것들을 이제 할 수 있다고 깨달은 것이다. 과연 기자가 되지 않았더라면 분명 알지도 못했을 거니와, 따라서 할 줄도 몰랐을 일들이다. 기사를 쓰기 전 아이디어를 착안하는 방법, 아이디어를 기획안에 담아내는 법, 기획안을 작성하는 법, 기사를 작성하는 법, 인터뷰를 요청하는 방법 등 굳이 구분하자면 수많은 방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이제 이 세 번째 기회가 기자의 ‘퇴임’으로 인해 저물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곧 네 번째 기회가 다가왔음을 말한다. 홍대신문의 기자로서의 일들을 끝마치면, 또 앞으로 셀 수 없이 많은 기회가 기자에게 손 내밀 것이다. 흔히들 기회를 잡기 위해서 단단히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기자는 그 말에 동의한다. 준비된 자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잡을 수 있지만, 잡는 것으로 끝은 아니기에 그것을 감당하기 위한 능력도 미리 갖추어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자가 어떤 기회를 잡게 된다면, 또다시 닥칠 다른 기회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욕심껏 모두 잡기 위해서.

 

최유빈 기자  neyobin@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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