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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걱정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는 소리를 자주 듣고 산다. 이번에는 이 쓸데없는 걱정에 대해 다루어볼까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순간 ‘만약 이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추락하면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가뜩이나 요즘같이 엘리베이터 멈춤․고장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때에는 더욱 그렇다. 남들이 보면 비웃을 만한 이야기이지만 ‘만약’이라는 단어를 주머니 속에 꼬옥 넣고 다니는 기자의 입장에서는 웃을 만한 상황은 아니다. 최악의 경우 ‘만약’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신에게 기도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5월 24일(화), 본지는 제 1215호를 발행하며 본교의 소방기구 점검부터 화재 대피 매뉴얼을 함께 다루었다. 소방기구 점검과 방화문 및 비상계단의 상태를 확인했을 때의 결과는 꽤나 씁쓸했다. 당시 본지에서는 서울캠퍼스의 총 7개의 건물 인문사회관(C동), 조형관(E동), 미술학관(F동), 중앙도서관(H동), 과학관(I동), 와우관(L동), 제2공학관(P동)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중 특히 문제가 많았던 공간은 인문사회관(C동)과 조형관이었다. 인문사회관(C동)의 경우 총 31개의 소화기 중 5개의 소화기에서 지시압력계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더불어 소화기 주변에 물건이 적치되어 소화기를 찾기 힘든 경우도 있었으며, C동 9층과 C동과 A동 옥상이 연결된 계단에서 수많은 적치물들이 계단 및 복도에 쌓여있어 통행에 불편을 주었다. 조형관의 경우, 총 33개의 소화기 중 16개가 비정상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10층과 8층의 비상계단과 주요 통로에 적치물들이 있어 통행에 불편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캠퍼스의 경우 총 6개의 건물 B교사동, C교사동, D교사동, E교사동, 촬영 스튜디오, 세종관(M동) 을 확인한 결과 서울캠퍼스에 비해 비교적 양호했으나, 실험․실습실이 많은 B교사동의 경우 총 43개 소화기 중 12개의 소화기에서 지시압력계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

비록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난 자료이긴 하나, 현재의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문사회관(C동)에서 무작위로 3개의 소화기를 확인했을 때 그 중 1개의 소화기에서 지시압력계 범위 비정상이 나타났으며, 아직도 통로 및 비상계단에 물건이 적치되어있는 경우가 있었다. 조형관에서도 여전히 계단에 물건이 적치되어있었으며, 심지어 일부 물건은 비상유도등을 가리고 있기도 하였다. 또한 비상유도등의 경우 화재나 재난으로 인한 전기 공급 중단 시 자체 건전지를 이용해 작동해야하는데, 일부 비상유도등은 점검 스위치를 눌러보았으나 작동하지 않았다. 즉, 전력이 끊겼을 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숙사와 건물배치도 완벽히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힘들다. 현재 서울캠퍼스 제 1기숙사의 경우 지상 6층의 건물로 총 416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제 2기숙사의 경우 지상 24층으로 총 1,066명을 수용할 수 있다. 세종캠퍼스의 두루암학사의 경우 남자동은 5층 여자동은 3층이며 각각 240명, 122명을 수용할 수 있고 새로암학사의 경우 총 5층의 건물로 416명을 수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기숙사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이다. 극단적으로 가정해보자. 새벽 3시 즈음, 가장 층수가 많고, 수용인원이 많은 제 2기숙사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가정했을 때, 학우들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 우선 화재 발생 시 엘리베이터는 사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비상계단을 통해 이동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제 2기숙사에서 사생이 이용할 수 있는 계단은 총 2개이다. 그렇다면 약 500명의 학우가 한 계단에 밀집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 경우 심각하면 압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심지어 일부 층에서는 외부인 출입 제한을 이유로 기숙사 계단 문을 개방하지 않기에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의 구조 또한 문제이다. 세종캠퍼스는 비교적 각 건물들이 떨어져있지만, 서울캠퍼스의 경우 건물이 밀집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과학관(I동), 제 2공학관(P동), 미술학관(F동)의 경우 건물 전면에 다른 건물이 위치해있기에 화재 발생 시 진압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주변 건물에 불이 쉽게 옮겨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건물 뒤에 있는 산에 불이 옮겨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와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 24조 1항에 의하면, 학교는 화재로부터 학우들을 지키기 위해 각종 시설물에 대한 관리에 철저해야한다. 굳이 법을 따지지 않더라도, 화재로 인해 발생할 인적․물적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100%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1%의 가능성이라도 막고, 1%의 가능성이라도 대비해야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학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기에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모든 걱정이 기우(杞憂)이기를 바라본다.

 

 

편집국장 양승조  hiujimi@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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