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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부터 현대까지, 누드에 담긴 의미를 읽어내다

영국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 : N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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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림을 입문하는 사람부터 위대한 예술가까지, 미술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리게 되는 장르가 있다. 다름 아닌 ‘누드’이다. 혹자는 누드화를 그저 해부학에 기초하여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한 연구 방법으로만 생각한다면,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사조를 담아낸 작품으로 여기기도 한다. 소마미술관에서 열린 <테이트 명작전 : NUDE>는 영국의 대표 미술관인 테이트 미술관에서 가져온 누드화를 예술 사조에 따라 나누어 전시한다. 전시관은 총 6개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 전시관마다 색다른 테마들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전시관은 역사적 누드를 테마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이 전부터 누드화는 종종 예술가들에 의해 그려졌으나, 18~19세기 신고전주의에는 아카데미가 형성되면서 고대 그리스, 신화, 문학 등에 기초를 둔 누드화가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테이트 미술전에서 직접 작품을 가져온 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이탈리아 누드화보다는 영국 특유의 누드화를 접할 수 있다. 두 번째 전시관의 테마는 사적인 누드로, 누드화에 담긴 예술가들의 개인적인 시선이 돋보인다. 이전에는 성경이나 고대 그리스의 조각에 기반을 두어 누드화를 그렸다면, 이제는 실제 관찰에 기초한 사실적인 누드화가 등장한다. 특히 인상주의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Auguste Renoir, 1841-1919)와 에드가 드가(Edgar Degas, 1843-1917)에 의해 주요 관람객인 남성을 의식해 그려진 누드화가 잘 드러난다. 세 번째 전시관은 모더니즘 누드로 신체를 기하학·추상적으로 표현했던 20세기 모더니즘만의 독특한 특징을 볼 수 있다. 이후 4, 5 전시관은 에로틱 누드와 1920년부터 1950년의 사조인 사실주의, 초현실주의, 표현주의 누드를 볼 수 있다. 특히 파블로 피카소(Pblo Picasso, 1881-1973)의 지극히 개인적인 누드화에는 에로티시즘이 잘 드러나 있다. 이어지는 다섯 번째 전시관에는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1904-1989)로부터 시작된 초현실주의식 누드가 꿈과 무의식 세계에 접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사실주의와 맞물려 나타난 표현주의로 질감, 양감 등에 신경을 써 실제 살결과 비슷한 조각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마지막 전시관에는 몸의 정치학, 연약한 몸, 에로틱누드-키스로 총 3개의 테마가 합쳐져 있다. 이전까지 누드화가 전부 남성들의 시선을 위해 그려져 수동적인 여성관이 반영되었다면, 페미니즘의 부상과 더불어 전통적인 여성 누드의 포즈를 전복시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렇듯 한편에서는 ‘몸’을 정치적 담론으로 이끌어냈다면 또 다른 편에서는 ‘몸’의 노화, 정체성 등의 주제를 사진에 접목하여 사람의 신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이끌어낸다.

“나체의 초상은 얼핏 볼 때 인체의 내면보다도 겉모습에 관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몸이란 겉옷이나 가식을 배제한 자아를 상징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적이고 내면적인 자아를 가리킨다.” 수천 년의 누드화 역사는 각 시대에 맞추어 그 의미가 변화해왔다. 남성의 전유물로 전락했던 누드화는 현재에 와 당연하게만 여겨지던 누드화 포즈의 남성주의를 지적하며, 페미니즘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단순히 누드화를 ‘나체’만을 그려낸 그림이라고 정의 내렸었다면 18세기부터 현대까지 변모한 누드화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해둔 <테이트 명작전 : NUDE>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기간: 2017년 8월 11일(금) ~ 2017년 12월 25일(월)

전시장소: 소마미술관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입장마감 오후 6시, 8월~11월은 휴관일 없음)

관람요금: 성인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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