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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한 법의 이해> 황창근 교수가 추천하는『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옥 옮김, 김영사, 2015.

책의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1976-)는 현재 이스라엘의 히브리대학 역사학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저서는 이스라엘에서 출간된 이래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우리나라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책은 인류 역사에 대해 각 시대별 특징을 잡아 인지혁명, 농업혁명, 인류의 통합, 과학혁명의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인류의 근원부터, 현재, 미래의 모습까지 우리 인간에 대한 얘기이니 누구라도 관심이 없을 수 없다. 또한 인류의 역사를 아주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어 마치 역사책을 보는 듯 술술 잘 읽힌다. 그러나 내용이 그리 가벼운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불안한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이 책의 재미있는 주장을 보자. 저자 하라리는, 인간이 다른 유인원과 다른 점으로 공통의 신화, 공통의 허구를 만들어내는 재주를 언급한다. 동시에 파리의 자동차회사 ‘푸조’를 예로 들며, 이 회사는 집단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환상으로 물리적 실체는 없지만 법적 실체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를 법학적으로 설명하면 법인이론이다. 법인은 현대사회에서 사람의 지위를 가져 재산을 소유할 수 있으며, 사람을 고용하거나 국가에 세금을 낼 수도 있다. 육체를 가진 자연인과 엄연히 동등한 지위를 누리는 ‘사람’인 것이다. 하라리는 그 법인에 대한 환상이나 창조가 종교영역에서의 신이나 악마에 대한 창조와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호포 사피엔스가 법인을 만들고, 신을 만들고, 악마를 만들면서, 다른 유인원에 앞서 지구를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논리는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한 주체성 논쟁에 대해 하나의 단서를 제시한다. 기계에 불과한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대해 인격주체성을 인정할 것

인가의 문제는 결국 환상과 창조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법인에게 인격을 주었듯이, 기계에게도 인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동물이 바로 호모 사피엔스라는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이라는 섬뜩한 제목을 달고 있다. 인간은 최근 생체공학적 생명체, 즉 사이보그를 창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의족과 의수 정도가 아닌,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합체하는 형태의 사이보그라고 한다. 사이보그와 인간의 능력 차이는 현재의 우리 인간과 네안데르탈인의 차이보다 더 크다. 그러나 우리는 미래의 인류에 대해 호기심과 막연한 두려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사이보그, 인공지능, 기계문명을 마냥 동경할만한 대상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이 책 또한 결국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이라는 예언을 통한 두려움으로 글을 맺고 있다. 우리 인간이 누구인지 궁금하다면, 그리고 미래에 호모 사피엔스 이후 어떤 사피엔스가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일독하기를 권한다.

정리 홍준영 기자  mgs05038@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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