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송수남, <산수도>(197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수남, <산수도>, 1974, 지본담채, 60x98 소장번호 1018
송수남, <산수도>, 1974, 지본담채, 60x98 소장번호 1018

홍익대학교박물관 소장품인 남천 송수남의 <산수도>는 종이에 채색된 지본담채작품으로 1974년도에 제작되었다. 화면에 보이는 산 전체를 수묵으로만 표현하였는데, 화면 양쪽에 형태가 절단되어 있어 확장성을 드러내 보인다. 우측 원경에 표현된 네 그루의 나무 뒷편에 한 채의 가옥을 배치시켰다. 또한 좌측 후경에 채색된 붉은색조의 산이 눈에 띄는데, 평면적 형태의 붉은색조로 자리잡고 있어 색감적으로나 형태면에서 전경과 대조를 이루며, 또한 드문드문 보이는 푸른빛과 붉은색의 터치는 화면에 다소 생기를 준다.

 

체질적인 평면감각에 적절히 생략된 형태, 중성적인 먹색을 시도한 그의 수묵산수는 우선 구도와 색감에서 안정감을 준다. 이렇다 할 기교보다는 우리 주변의 실경을 표현하여 싫증을 주지 않는 남천회화의 특질이 잘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화가의 그림이 보는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것은 작품이 지닌 현대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검정색은 검정으로 끝나지만 한지에 닿는 먹은 농담이나 필력으로 변화가 무쌍하고 종이에 닿는 순간 또 다른 세계를 펼칠 수 있다. 남천은 이러한 먹을 색의 시초이고 끝이고, 가장 우주적인 영원성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그는 1938년 본교 회화과에 입학하였다가 1963년 동양화과를 전과하여 졸업하고, 본교 동양화과 교수를 정년퇴임 하였다. 1969년 신문회관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973년 상파울로 비엔날레, 1975년 스웨덴 국립동양박물관 초대개인전,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현대미술전 등 국내외 다수 전시에 참여하였다.

 

“한지와 먹은 서구의 재료와는 전혀 다른 특수성이 있으며, 한지에 먹이 스며 나타내는 동양적인 감정, 브러시가 아닌 모발이 지닌 필력과 운동감은 우리만의 특성”이라고 1989년 선미술과의 인터뷰에서 말한다, 이처럼 이렇게 수묵이라는 화두로 전통 산수화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한국화의 정립이라는 기치아래 수묵의 현대적 조형성을 탐구했던 송수남은 1980년대 ‘현대수묵화운동’을 이끈다.

 

그는 1960년대부터 2013년 작고 할 때까지 소재의 개발과 확대, 그리고 수묵의 매체가 지니는 포용력과 신축성을 시도하며 조형적인 실험을 끊임없이 지속 해왔다. 추상과 구성의 형식적인 실험부터 강렬한 발색산수, 검은색 일색의 적묵산수와 다양한 재료에 대한 실험까지가 그것이다. 남천의 이같은 다양한 변화와 주장에 비판이 가해졌던 것도 사실이나, 젊은 작가들에게 이어진 수묵의 영역확대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한편으로 방법론을 찾기 위해, 또 한편으로 정신성을 찾기 위해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일관해오며 80년대 수묵을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제시한 남천 송수남의 작품세계를 오는 11월 30일 본교 박물관에서 개최되는 ‘소장품 상설전’에서 직접 감상 해볼 수 있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

하단영역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