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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준(예술99) 동문을 만나다시간성과 공간성을 다루는 인간 미디어, 아트 디렉터

‘미디어아트’는 이미 우리들의 생활 저변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음향기기, 모니터 등을 통해 공간에 예술을 가미했던 것이 초기 미디어아트였다면, 이제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개인 정보기기를 만나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이 흥미로운 미디어아트에 관심을 갖게된 유원준 디렉터는 복합문화공간 ‘더 미디엄(The Medium)’의 대표이자 국내 최초 미디어아트 채널 ‘앨리스온(www.aliceon.net)’의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운영위원, 기술미학연구회 임원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가에서 매체 관련 강의도 진행하며 숨 쉴 틈 없이 바쁜 나날의 연속을 지내고 있는 유원준 동문과 미디어아트의 세계에 푹 빠져보자.

Q. 본교 예술학과에 진학하기 전 도시공학을 전공했다고 들었는데, 진로를 변경한 계기와 그 과정이 궁금하다.
A. 
도시공학과는 3학년까지 다니다가 자퇴했다. 고등학생 때 예술과 관련된 학과에 진학하고 싶었는데 당시 부모님께서 좋아하지 않으셨고, 이과생이었기 때문에 도시공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러다 더 늦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난 뒤 자퇴서를 내고 수능 준비를 해서 홍익대학교 예술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원래는 자동차 디자인을 하고 싶었는데 미술학원에 다니면서 예술학과를 알게 되었고, 전시를 기획하고 큐레이팅하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예술학과 진학을 결정했다.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예술 이론을 전공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공대에서의 3년이 허비된 시간이며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도시공학은 통계에 기반을 두고 교통량 분석 수요 분석 등 조사 및 분석을 많이 해야 하는 학과이며 디자인틱한 작업을 하는 과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학과에서 공부하려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것들을 기본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시간과 공간에 따라서 도시의 유입량 등이 변하는 것을 관찰하고 통계를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예술이론을 전공하면서 여러 예술의 흐름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시간성과 공간성이 예술과 상당히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Q. 기술미학연구회 임원,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운영위원 등을 거쳐 현재는 복합문화공간 ‘더 미디엄’의 대표이자 채널 앨리스온의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더 미디엄과 앨리스온을 설립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 
학부 졸업 후 대학원에서 본격적으로 매체미학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매체가 가진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철학, 예술, 미술사 같은 것들을 기반으로 등장하고 있는 미디어아트라고 불리는 예술의 흐름이 역동적이고 재미있어 생각해서 대학원에서 전공하게 된 것이다. 이후 2004년, 대학원을 졸업할 때 즈음 ‘앨리스온’이라는 채널을 만들게 되었다. 당시에 미디어 아트를 공부하면서 그와 관련된 정보를 얻으려고 했는데 국내에 참고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문헌이 많지 않았다. 그때도 다양한 미술지는 있었으나 미디어아트의 특성상 인쇄된 매체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으며 당시 미디어아트에 대해 많이 주목하지도 않았다. 때문에 이런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을 위해 직접적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해서 만든 것이 앨리스온이다. 앨리스온은 온라인에 기반을 둔 채널이기 때문에 영상, 이미지 등을 유동적으로 이용해 미디어아트에 대한 정보를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 많이 하고 있는 스트리밍을 그 당시에 처음 시도한 것도 앨리스온이다. 이후 당연히 오프라인 매거진에 인쇄하는 시도도 해보았고, 예술전문케이블TV 채널인 예당아트TV와 손을 잡고 ‘앨리스온TV’이라는 프로그램도 만들어보았다. 인쇄매체로 전달되는 미디어아트가 너무 한계가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미디어아트에 대한 특성, 문화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앨리스온을 만든 것이다. 이후 2008년에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앨리스온 사무실을 만들었는데 재단에게 후원을 받아서 운영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때마침 외부에서 기획 제안을 많이 받고 있어서 상업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2010년도에 더 미디엄이라는 복합문화공간을 설립했다. 더 미디엄에서는 전시 기획 등의 상업적인 일도 하지만, 앨리스온 기획 회의를 진행하는 공간으로도 사용하게 되었다.

Q. 2004년 ‘국내 최초 미디어아트 채널’로 ‘앨리스온’을 창간하였다. 국내 최초 비영리 미디어 아트 웹진 앨리스온의 운영 방식에 대해 듣고 싶다.
A. 
지금도 정부나 많은 기업에서 웹진 등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고, 개인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으나 10년 이상 동안 운영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마도 경제적인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다. 앨리스온은 같이 하는 에디터들은 페이를 기반으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아트에 대해 연구하고 싶고 공부하고 싶은 것들이 원동력이 되어 일을 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러한 에디터들의 열정과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또한 앨리스온에서 다루는 전시와 작가들은 오롯이 에디터들과의 편집회의를 거쳐 결정된다. 지금은 미디어아트에 대한 것들이 많이 일반화되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미디어아트의 다양한 면모와 특성들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적인 편집 방향이다. 과거 에술은 미술이론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들만 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앨리스온 에디터들에게는 미디어아트에 대한 미술, 이론적인 지식과 동시에 기술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자인 작업은 물론이고 과학적 혹은 사회학적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통해 여러 방향으로 미디어아트를 소개하는 것이 재미있어 이들과 함께 다양한 방면과 예술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예술이 다양한 장르와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앨리스온의 가장 중요한 편집방향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디어 비엔날레 같은 형식의 전시도 당연히 미디어아트 웹진이라면 소개할만한 전시지만 실험적으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비영리 공간에서 진행되는 전시도 소개할 수 있도록 안배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가도 마찬가지로 유명하고 미디어아트라고 했을 때 꼭 소개해야 하는 작가들도 소개해야겠지만 상당히 실험적인 것을 시도하는 작가들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 예술의 범주에서 논하지 않았던 음악, 공연, 게임 분야의 작가들이 장르 상에서 크로스오버되기 때문에 이는 곧 미디어아트에서 더욱더 폭넓은 장르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Q. 『뉴미디어 아트와 게임 예술』(2013)을 발간하였으며, 앨리스온에서도 게임과 예술에 대한 글도 종종 읽을 수 있다. 이외에도 메이커 운동 등 새로운 분야와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예술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A. 
미디어아트에는 기본적으로 미디어와 결합된 예술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시간성과 공간성에 대한 것들이 개입한다. 다양한 매체들과 예술이 결합하다보니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아트가 탄생한다. 미디어아트는 상호작용이라는 특성이 있는데 관객이 움직이면 작품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런 특성은 게임과 상당히 유사하다. 원래 게임을 싫어하지도 않았지만 예술에서도 게임과 유사한 특성을 발견해서 이후 게임과의 접점을 찾으며 책을 쓰게 된 것이다. 최근 미국, 유럽 쪽에서 작품 활동을 통해 메이커 문화라고 불리는 흐름이 일고 있는데, 미디어아트 분야에서는 과거부터 해오던 활동과 비슷하다. 그래서 이에 흥미를 느끼고 앨리스온에서 가장 먼저 국내의 메이커 문화를 포커싱하여 기획기사로 다뤘다. 새롭게 등장한 분야들이 각각 문화적인 콘텐츠가 되면서 교육과도 연결되는 것이 지금까지 해오던 미디어아트 활동과 비슷하기 때문에 주목했던 것 같다.

Q. 앨리스온, 더 미디엄과 같은 공간과 채널을 통해 사람들에게 최종적으로 전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A. 
예술과 다양한 미디어, 기술, 과학이 서로 아주 밀접한 연관 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잘 소개할 수 있고 직접 경험해 볼 수도 있고 자료도 찾아볼 수 있는 문화・예술의 장을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더 미디엄에서도 상업적인 목표가 아닌 교육 목적으로 종종 전시나 워크숍을 기획하는데, 사람들에게 재밌는 것들을 소개해주고 싶다는 취지에서 시행한 것이다. 또한 ‘더 스트림’이라고 앨리스온의 편집위원이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한국의 비디오아트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 비디오아트 아카이브 채널과 최근 ‘더 플레이’라는 게임과 예술의 접점에 대해 다루는 채널도 만들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미디어아트에 대한 것을 분화시키는 것과 이런 것들이 잘 운영되고 생길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는 것 또한 나의 목표이다. 과거에는 이런 것들을 같이 하고 이끌어가는 것을 주로 했는데 이제는 뒤에서 도와주고 밀어주는 것이 나의 역할인 것 같다. 조력자의 역할을 하면서 나와 같은 일을 하려고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나 스스로가 매개체, 즉 미디어(Media)가 되고 싶다. 돌이켜보면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더 미디엄을 설립하고 예술 분야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했던 것 같다.

 

최유빈 기자  neyobin@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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