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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단순한 뽑기가 아니다

낙엽이 지고 차가운 바람이 얼음장 같은 손끝을 스친다. 11월 중반이 지난 지금 즈음, 많은 대학교들은 학생회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각 후보자들의 공약을 담아놓은 포스터는 건물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있게 자신의 공약을 학우들에게 홍보하는 후보자의 모습도 보인다. SNS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선거 관련 페이지가 개설되어 학우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각종 ‘대나무숲’이나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선거관련 문의들이 종종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들과는 달리 현재 대학교 학생회 선거(이하 대학 선거)는 위기를 맞고 있다. 가톨릭대의 경우 2014년에 실시된 총학생회 보궐선거 이후의 모든 총학생회 선거가 단선으로 진행되었으며, 투표율 50%를 넘기지 못해 새로운 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10일(금) 가톨릭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총학생회, 총동아리연합회 및 단과대학의 회장 후보자로 아무도 등록하지 않아 전체 단위 투표가 무산되었음을 공고했다. 비단 가톨릭대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많은 대학에서는 단과대학 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아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50% 이상의 투표율이 달성되지 않아 투표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본교의 경우 지난 3년간 투표율은 꾸준히 50%를 넘었으나, 올해 초 세종캠퍼스의 경우 게임학부를 비롯한 몇 단과대학에서 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아 비상대책위원회로 운영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대학선거가 외면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대학 선거에서 차별화 된 공약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매 해 선거가 진행되지만 시간이 지났음에도 관련된 공약에서는 기존과 크게 달라진 점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본교의 전임교수확보율과 관련된 내용만 해도 그렇다. 이전 서울캠퍼스의 49대 총학생회와 50대 총학생회, 51대 총학생회 모두 전임교원확보율과 관련된 공약을 지속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법은 매번 비슷하거나 언급되지 않았다. 물론 위와 같은 문제를 총학생회만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학교 측과 어떻게 협의를 거쳐 나갈 것인지가 중요한 상황에서 매번 같은 접근방식의 공약은 학우들에게 ‘매번 비슷한 총학생회’의 이미지를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 공약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채 추상적인 공약이 등장하는 것도 학우들의 무관심 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대학 선거가 외면 받는 다른 이유로는 선거 운영과 관리의 불합리성을 들 수 있다. 현재 본교는 각 캠퍼스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에 의해 대학 선거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중선관위의 위원이 학생회칙에 의거하여 중앙운영위원회의 위원으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선관위는 모든 선거 운영을 관리하는 기구이기에 현재 운영되고 있는 학생회와는 독립된 사람들로 구성되어야한다. 자칫하면 이후에 진행될 선거와 관련하여 불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교 양 캠퍼스를 포함한 다수의 대학에서는 이와 같은 불합리함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점이 개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동국대학교의 경우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학생회 등과 다르게 직접 선거에 의해 선출된 반대표, 학년과대표, 전공대표들로 총대의원회를 두어 총학생회를 감시 및 견제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총대의원회에서 중선관위를 위촉하도록 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도모하고 있다. 굳이 이러한 모습을 그대로 따르지 않더라도, 학우들이 직접 선출한 선거관리위원의 구성은 선거의 공정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며 이를 위해 현실적인 논의와 학생회칙의 개정이 필요하다.


이 외에 학우들의 실질적인 관심도 필요하다. 지난 3년간 투표율은 꾸준히 50%를 넘었으나, 선거와 관련한 학우들의 관심은 아직 아쉽기만 하다. 교내 언론기관 구성원 및 학생회 구성원을 제외하고, 학생회 입후보자들의 합동 유세 및 정책토론회에 참여한 학우들의 수는 매우 적다. 또한 지난 해 서울캠퍼스 교육방송국(HIBS)의 페이스북 실시간 방송을 시청한 인원은 두 자리 수를 겨우 넘겼다. 세종캠퍼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학생회 입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한 관심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의 경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회 입후보자들의 공약집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번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입후보자의 공약집의 조회수는 11월 17일 기준 50회를 넘지 않았다. 투표율 50%이상을 자랑하는 본교의 대학 선거이지만 이러한 모습을 보면 상당히 당황스럽기만 하다.


대학 선거는 대학의 문화를 만드는 첫 걸음이다. 우리는 매년 우리의 문화를 정하고, 앞날을 함께 공유한다. 따라서 우리는 조금 더 선거에, 나아가 우리의 미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선거에 입후보하는 사람, 선거를 관리하는 사람, 투표권을 가진 사람 모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다. 한 표의 가치가 진실로 빛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편집국장 양승조  hiujimi@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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