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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새로워지는 대학생의 언어생활무분별한 언어 사용 지양하고 받아들일 부분은 인정? 어 인정!

‘~각’, ‘띵곡’, ‘머박’. 한 번쯤 직접 사용해봤거나 주변에서 쉽게 접해봤을 단어들이다. 기존의 한글 체계를 벗어난 언어들은 급식체, 야민정음 등으로 불리며 대학생의 언어 생활에 깊숙이 들어왔다. 이뿐만 아니라 대학생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보면, 은어부터 비속어까지 다양한 언어 체계가 그들의 언어생활의 한편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조어나 은어의 등장을 새로운 문화로 받아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한편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이 우리말을 훼손시킨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비번(=비밀번호)같은 단순한 줄임말이나 ㅊㅊ(=추천)같은 초성체부터 띵곡(=명곡) 등의 야민정음까지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요즘 청년들의 언어생활에 대해 살펴보자.

급식체? 야민정음? 대학생의 새로운 언어생활 살펴보기

이전부터 드립, 넘사벽, 레알 등의 각종 신조어나 비속어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사용되었는데, 최근 각종 사이트에서 사용되던 ‘급식체’나 ‘야민정음’이 온라인 방송이나 SNS를 통해 널리 퍼지며 주목되었다. ‘급식체’는 10대들이 쓰는 말을 뜻하며 완전한 단어가 아닌 초성만을 사용하여 ‘~각’이나 ‘~하는 부분’ 같은 특정 어휘를 대화에 적용하고 포함한다. ‘야민정음’은 처음 디시인사이드 야구 갤러리에서 쓰이던 언어가 널리 퍼진 것으로, 어떤 단어의 글자를 모양이 비슷한 글자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대박을 머박으로, 명곡을 띵곡으로 쓰는 등 다양한 예시가 존재한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신조어나 은어를 새로운 언어로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반면에, 이러한 언어들이 기존의 언어 질서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혐오 및 비하 표현을 함의하고 있어 문제시되기도 한다. 이전부터 ‘쩐다’, ‘노답’ 등의 은어나 비속어를 별 문제의식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로 지적되었으며, 10대들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표현에서 비롯된 ‘급식체’는 ‘급식충’이라는 단어와 관련되어 그 사용 여부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급식체, 하나의 언어로 인정하는 이거 레알 반박불가 VS 언어 파괴의 주범

이렇듯 급식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사용범위가 확대되는 가운데 이를 언어 파괴로 보고 순화할 것인지, 자연스러운 문화현상으로 해석할지, 새로운 언어 사용에 대한 입장 차이가 극명히 나타나고 있다. 이에 급식체에 긍정적인 시선을 가진 어재윤(미술대학 자율전공1) 학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급식체는 이미 많은 사람이 쓰기 때문에 대중화 되었고, 이를 통해 전반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친근하게 느껴져요. 그리고 새로운 언어를 통해 친한 사람들끼리 같은 언어문화를 공유하면서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재미도 얻을 수 있어 새로운 언어문화가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급식체는 과거에도 시대에 발맞추어 신조어가 있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10년 전에는 버디버디 채팅 문화가 확산되며 특수문자가 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버디버디체, 귀여니체가 확산되기도 했다. 이 역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으나, 점차 채팅 문화가 시들해지자 인터넷 문투로 확산된 문제 역시 잠잠해졌다. 이에 대해 남가영(예술3) 학우는 급식체는 자연스럽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문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급식체 역시 시대와 사회 분위기에 맞추어 생겨났다 소멸하는 언어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나타난 급식체이니 만큼 그들의 언어로 받아들이고, 우리도 같이 즐기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감추지 않을까요?”

 

이와 더불어 본래 한글의 특성상 동사가 문장의 마지막에 와 문장을 끝맺는 것과 달리 급식체는 자음만을 나열해도 의미가 전달되는 특징이 보인다. 즉 ~각, ~ㅇㅈ, 인정? 등의 자음이나 명사가 문장의 끝에 위치해도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에 언어 사용의 또 다른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급식체를 포함한 여러 신조어와 은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도 존재한다. 인터넷과 다양한 SNS로 인해 신조어는 이전 시대와 다르게 빠른 속도로 확산이 되어 좋지 않은 효과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소정(시각디자인3) 학우는 이에 동감하며 말을 전했다.

 

“급식체를 전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로 인해 어린아이의 언어 습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짜장면이 표준어로 받아들여진 것은 발음이라는 맥락이 있지만 급식체는 맥락이 없이 갑작스럽게 나타났으며 사회적 약속으로 받아들여줄 수 없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를 쓰는 연령대가 굉장히 한정적이라는 점 역시 지적되었다. 특히 신조어는 한 연령대에 국한되어 쓰여 회사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거의 쓰지 않고 이를 알아듣는 연령대 역시 정해져 있다. 이에 박윤수(시각디자인1) 학우는 같은 연령대여도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어 소외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 언어를 모르는 사람의 경우, 무분별한 언어 사용에 의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처음 그런 언어를 접했을 때 완벽히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었거든요. 그리고 기존의 언어체계를 벗어난 신조어나 은어를 너무 남발할 경우, 소통의 격이 저하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신조어 속 담겨 있는 차별적 발언을 단순히 유행으로 치부하지 않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 역시 제기되었다. 급식체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충이 단어로 자리 잡으며 비하용 단어가 쉽게 나타나 누군가를 차별하고 비하하는 분위기가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언어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그 흐름에 맞추어 모습을 변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매체를 받아들이고 주도하는 젊은 세대에 유동적으로 맞추어 모습을 바꾸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때로는 신조어가 다양한 매체에 등장해 신세대의 특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언어 사용의 현주소를 보여주어 바른 언어 사용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렇듯 대학생들은 신조어를 쓰며 서로에 대한 동질감을 느끼며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해 사용하고 있다. 신조어를 포함해 비속어, 은어까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개개인의 몫이고 판단이다. 그러나 단순히 재미를 위해 가볍게 사용되었던 언어가 비하, 혐오 등의 부적절한 의미를 담아내 논란이 일었다. 언어의 경계에 위치한 우리, 우리들의 언어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김나은 기자(smiles3124@mail.hongik.ac.kr)

조수연 기자(suyeon98@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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