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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내 챗GPT 논란…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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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챗GPT(ChatGPT)’가 교육계의 화두에 올랐다. 챗GPT란 오픈AI에서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로 지난해 11월 말 공개됐다. 해당 서비스는 회원가입만 하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출시 2개월 만에 사용자가 1억 만 명을 넘어설 만큼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챗GPT는 기존 대화형 인공지능과는 확연히 다른 차별성을 지닌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이며 논문 작성, 번역, 노래 작사 및 작곡, 간단한 코딩 작업 등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챗GPT는 대화의 숨은 맥락을 이해하기도 하고, 이전 대화 내용까지 기억하는 등 답변 수준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27일(화) 미국 노스웨스턴대(Northwestern University) 연구진이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챗GPT가 작성한 논문이 기존의 논문 검사 프로그램을 통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챗GPT에게 여러 논문을 참조하여 논문 초록 50편을 작성하게 했으며, 해당 초록들이 논문 표절 검사를 무려 100%라는 수치로 통과한 것이다. 해외에서는 챗GPT가 작성한 글을 과제로 제출하는 등 챗GPT를 악용한 사례가 속출 중이다. 이를 막기 위해 미국 뉴욕에서는 공립학교 내 챗GPT의 접속을 차단했고, 조지워싱턴대(Geroge Washington University)에서는 AI를 활용할 수 없도록 구술시험과 그룹 평가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서는 챗GPT 사용 유무를 식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여러 분야에서 높은 활용성을 보이지만, 이와 더불어 과제 대필, 논문 표절 등의 악용이 우려되고 있다.

본지에서는 챗GPT의 능력을 확인해보기 위해 챗GPT를 직접 사용해봤다. 인간만이 가진 능력으로 평가되는 예술성을 평가해보기 위해 요즘 날씨에 어울리는 시 한 편을 써 달라고 입력했다. 챗GPT가 내놓은 시의 제목은 <비 오는 날>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산을 챙기지 않아서 그랬나 봐요/머리는 젖고 바지도 젖어요/언제까지 이 비는 내리나요/도시 위를 꿈틀대는 빗소리 (중략) 우산을 챙기지 않아서 그랬나 봐요/이젠 비를 즐기면서 걸어봐요/ 비에 젖은 내 마음도/이젠 조금은 시원해진 것 같아요

 

본지가 챗GPT를 사용했던 3월 9일(목)은 보슬비가 내리고 구름이 껴 흐린 날씨였다. 즉, 챗GPT는 ‘요즘 날씨’라는 입력 사항을 반영해 ‘비’라는 주제를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의 흐름이 어색하지 않고 주어와 술어의 불일치 등의 문법적인 문제도 없었다.

챗GPT에 대한 대학가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표절과 대필 등 챗GPT를 악용할 것을 우려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무조건 금지하기보다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챗GPT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대학도 있었다. 전자에 해당하는 국민대학교는 지난 3월 2일(목) 2023학년도 입학식에서 ‘대학생 챗GPT 윤리 선언문’을 발표했다. 서울대학교는 교내 AI 연구원과 함께 챗GPT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툴 개발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권석준 교수는 학생에게 ‘챗GPT 활용 금지 방침’을 공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챗GPT에 대한 교육계의 대응은 대학 차원에서 이루어지거나 교수 재량에 맡기는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3월 5일(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한국외국어대학교 관계자는 “(챗GPT가) 언어 교육의 전문성을 해친다고 보지 않으며 내부에서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챗GPT 사용을 의무화한 대학도 나타났다. 서울사이버대학교의 한 강의에서는 과제에 챗GPT가 작성한 내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하고, 이를 사용하지 않을 시에는 감점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해당 강의를 맡은 정승익 교수는 “유용한 툴을 활용해 본인의 사고 한계를 넘는 것도 수업의 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본교에서는 아직 챗GPT에 대한 눈에 띄는 논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교수가 강의 과제나 주제로 챗GPT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었다. 본지는 그 중 <인간 심리의 이해> 수업을 담당하는 박찬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교수는 “챗GPT의 등장은 교수의 관점에서 갑자기 나타난 도전이다. 학생들의 역량과 성취 수준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 문제를 탐색, 개발하고 관련 문헌을 개괄하는 단계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너무 믿고 의지하기엔 아직 우려가 크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나 《사이언스(Science)》가 챗GPT를 논문의 저자로 인정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챗GPT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네이처》는 지난 1월 24일(화) 온라인 사이트에 올린 사설을 통해 해당 내용을 공식화했고, 《사이언스》도 1월 26일(목) 게재한 사설을 통해 챗GPT에 대한 지침을 공고했다. 덧붙여 “인공지능이 인간의 요구에 맞춰 내놓은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인문학적 상상력, 창의성, 통합적 사고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지원 기자(easyone001@g.hongik.ac.kr)

황혜성 기자(runa4789@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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