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너의 이야기가 들려-〈어린 날의 추억 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춘(靑春),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 초반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 청춘은 아프다. 끝날 줄 모르는 대학 공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사회생활,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청춘이라는 이름 아래 버티고 있다. 그런데 새싹이 돋아나기도 전, 굳은 땅을 뚫고 세상의 빛을 마주하기 전을 당신은 기억하는가? 이른 오후 끝나버린 학교, 느지막이 가방을 챙겨 떠나는 따뜻한 교실, 시끄러운 운동장과 맑은 웃음소리. 애써 떠올리지 않으면 잊고 살았을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무엇인가?

 

 

황경민(법2) “초등학생 때 눈이 펑펑 온 날, 친구들이랑 모여서 논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눈 치워서 축구하고, 눈싸움하면서 놀았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몸 생각해서라도 그런 날에는 운동하지 않는데, 그때는 그런 건 신경 안 쓰고 뛰어놀았다. 그 당시에는 그저 동네 애들이랑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채민영(경영3) “초등학교 때 ‘수미칩’이라는 과자에 꽂혀서 매일 슈퍼마켓에서 500ml 코카콜라와 1800원짜리 수미칩을 사 와서 혼자 먹었다. 그 당시 부모님이 맞벌이하셔서 낮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랑만 함께 있었는데, 내가 과자랑 콜라 먹는 걸 싫어하셨다. 그래서 들켜서 혼날까 봐 방문 닫고 조용히 투니버스(Tooniverse)에서 방영해준 만화를 보면서 몰래 먹었던 기억이 난다.”

 

 

주영서(컴퓨터2) “초등학교 5학년, 전학을 와서 친구를 새로 사귀어야 했고 혹시나 친구를 사귀지 못할까 봐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런데 다행히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됐고, 그 친구들과 처음으로 학교 밖에서 만나 놀게 됐다. 2014년 3월 둘째 주 토요일,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난다. 집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호수공원에서 각자의 스케이트보드와 인라인스케이트를 챙겨서 만났다. 한참 놀다가 갑자기 친구의 보드가 눈에 들어왔다. 하늘색의 보드가 되게 예뻐 보인 나는 아무런 생각 없이 탈 줄도 모르는 보드를 빌려 탔다. 보드에 올라타자마자 보드에서 떨어졌고, 왼쪽 발목이 깔리며 완전히 돌아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침착하고 똑똑했던 친구들이 내 상태를 묻고는 어른을 부르러 갔다. 한번 찢어진 인대는 매번 다친다고, 그 이후로 왼쪽 발목만 네 번을 다쳤는데 그때마다 보드를 탔던 그 날이 생각난다. 그날 이후로 무서워서 보드를 못 타고 있는데 언제쯤 다시 탈 수 있을지 아주 그립다.”

 

 

장수아(자율1) “평일 이른 오후, 유치원이 끝나자마자 거실 식탁에 앉아서 구몬 숙제를 하고 있었다. 날씨가 좋아서 식탁까지 햇빛이 들어왔고, 집 분위기 자체가 따뜻했다. 그때 엄마가 손님과 계셨는데, 조용해서 엄마랑 손님이 하는 대화가 정말 선명하게 들렸다. 내 뒤로 거실에서 내 칭찬을 하던 그 모든 순간이 기억난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

하단영역

모바일버전